"죽음을 값싸게 만든다"는 댓글처럼,


솔직히 웬만한 작품에서 깊은 인상, 주인공 각성, 독자 충격이란 이유로 "죽어야만 하는 캐"를 투입시켜서 하나의 클리셰로 만드는 느낌은 있음.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건, 예를 들자면 [드래곤 라자]가 있는데(물론 여기서도 길시언의 죽음이 클라이맥스를 수놓긴 하지만, 넥슨 휴리첼이라든가)


드래곤 라자가 고평가 받는 것 중 하나는 각 에피소드에서 인물들의 "집합과 분산"을 능수능란하게 해냈기 때문.


그것이 선역의 편(보통 주인공 일행)이든 악역(안티테제)의 편에 있든 어느 사건에 개입하고, 어디에선 또 빠지고, 적절히 빌드업 떡밥이 되었다가 최종적으로 도주를 택하면서 하차하든, 그 사유가 "죽음"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지.


그렇기에 각각의 인물이 적절한 서사 분량 배분을 받으면서 개성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고.


그런데 원피스에서 보면 이런 인물의 집합과 분산을 적절히 다뤄 에피소드를 끌고 나가는 힘에서 상당히 엉클어지는데, 이를 단순히 "불살"적인 작가 성향에 근거를 두기보다, 걍 그러한 플롯 전개를 오지게 못하고 있다고만 봐야 함. 사건 발생에 있어 적절히 퇴장해 있거나, 지난 에피소드에서 불씨를 남긴다던가, 주변부에 머물러 있어 조명 받지 못하던 인물들을 적절히 이용하건 할 수 있는 걸,


새로운 지역 이동 및 사건 발생을 위해 또 새로운 인물들 투입, 그런데 여기서 아무도 죽지도 않고 제대로 하차도 안 함. 주인공 일행들은 무조건 어떠한 형태로든 모두가 사건에 개입되어 있어야 하고, 각자의 대적자가 있어야 하며 나름 뭔가 활약은 해야 됨. 그런데 또 그 각각의 개성과 밸런스를 고민하고 있진 않지. 이미 지금에 이르러선 포화를 넘어섰으니까. 그러니 드레스 로자 건으로 2년을 연재하지...


적어도 힘 줘야 할 캐릭터, 여기선 배제라 할지라도 주변부에 머물러야 할 캐릭터 이런 걸 명확히 완급 조절을 잘 해줘야 하는데,


특히 죽음 문제에 있어선, 하차에 대한 적절한 서사 이전에 너무 편의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