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내가 마왕이다."


성녀의 목을 들고 용사에게 걸어오며 꺼낸 말은 그 어떤 역경과 고난을 거쳐 여기까지 도달한 이에게 절망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그래서 네놈이 뭘 할 수 있지?"


이미 마력이고 체력이고 다 떨어진 용사는 마왕을 노려보았다.


"그렇게 겁먹은 새끼고양이마냥 눈을 부라리는것 말고 뭘 할 수 있냔 말이다."


물론 그조차 마왕에겐 하찮은 발악으로밖에 안 보였다.


"제국에게 구출 요청이라도 할텐가?"


제국 기사단장에게 원거리 통신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는 마왕의 염화에 상반신이 재가 되어버린 상태다.


"아니면 기습이라도 할텐가?"


원거리에서 마물들을 견제해주던 궁수는 마왕이 던진 상지창에 머리가 터졌다.


마왕에게 있어 지금의 용사는 전투 후의 즐길거리에 불과하다.


"그래?"


불과했었다.


"그렇단 말이지."


"마지막에 와서야 허세인가."


마왕이 의문을 표하던 찰나


"그렇다면..."


용사가 부러진 성검을 버리고 한없이 새까만 수정구를 꺼냈고,


"앞으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똑똑히 봐라."


라는 말과 동시에 수정구를 바닥에 내려쳤다.


그러자 굉음과 함께 자욱한 연기가 퍼져나갔고,


-스걱


닌자가 마왕의 목을 베었다.


*



짤보니까 글 싸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