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민족들을 족치고 통합한 제국조차 하이 엘프들을 굴복시키지 못했음.

왜냐하면 하이 엘프들은 마법을 부릴 줄 알았으니.


제국 입장에서도 굳이 엘프의 영역을 먹지 않아도 국토는 넓으니 엘프와 제국은 불안한 평화를 이어갔고, 엘프가 자신의 영역에 틀어박혀 있을 때 제국은 계속된 인구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산업화를 이뤘음.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제국은 자본가들의 성장으로 황권이 위협받기에 이르렀는데, 이를 타파하고자 황제는 하이 엘프령을 침공함.

강력한 엘프들의 마법에도 우월한 수와 화력을 앞세운 제국을 이길 순 없었고, 계속된 소모전에 숫적으로 열세한 엘프는 패배하지.

이로써 엘프를 제국으로 흡수한 황제는 마법도 흡수하고자 변절자와 포로들을 교수로 임명하여 제국 전역에 마법 아카데미를 설립해.


그렇게 제국은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기묘한 사회를 이루며 발전하는데, 최신 기술인 현미경을 통해 마법의 근원에 대해 과학자들은 한 가지 사실을 밝혀내.

마법의 원천은 사실 역병이며, 엘프가 인구가 적은 것은 이 역병 때문에 사망율이 너무 높아서 그런 거였다는걸 말이야.

연구자가 이 사실을 밝혔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어.

그나마 역병과 장기간 공존하며 면역력을 갖춘 하이 엘프와는 달리, 제국민들은 면역력이 없었거든.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퍼진 역병은 그저 잠복기를 거쳤을 뿐이고, 역병은 이미 제국 전역에 뿌리내려 있었어.


그렇게 제국 전역에 퍼진 역병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가지.

황제조차 역병으로 죽고 제국은 여러 세력들로 분열되어 내전을 반복해

그런데, 역병이 마법의 근원이라 했지?

전 세계를 뒤덮은 역병 덕에 마법이 더 강해지고, 마법사들이 더 많아지는 사태가 일어나.

이로써 교회에서는 역병을 신의 축복이자 구원이라 여기는 교파가 생겨나고, 이들은 기성 교회에서 독립해 역병교단을 설립하지.

그렇게 세상은 더 개판이 되고 몇몇 아카데미는 자신들의 힘을 더 확장하기 위해 역병을 더 퍼트리려 들어서 막장이 된 사회가 이어지던 어느날, 교단으로부터 역병의 선택을 받은 아이이자 살아있는 성녀로 추앙받던 여주가 고통받는 대중을 돕고자 교단을 탈출해 군벌세력을 만들고, 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남주가 제국군 잔당을 규합해 혼돈을 끝내기 위해 진군하는 그런 거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