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피집 소설을 싫어한다.


근데 커뮤니티에서 추천한 거 중에 괜찮다 싶으면 한번씩은 본다.


본인이 자의적으로 봐놓고... 보다가 속이 얹히고, 팔도 가려워지고, 막 추워서 덜덜 떠는 등 사서 고생을 하면서도 또 누가 추천하면 찍먹해보는 편생쟁이 뽀삐다.



왜냐하면 얘처럼 가끔 주옥같은 친구가 나오거든

갠적으로 후피집 중에서 빌드업이 정말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고,


때문에 이 소설은 스포없이 한번 봤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기존 후피집 보던 사람한텐 좀 답답하고 매울 수 있으니. 이렇게 스포용과 노스포용으로 나눴다.



----- 스포없어영 -----



1. 만악의 근원. 히로인과의 '불통'


후피집 강점기가 지속된 만큼, 어중간한 후피집으로서는 욕을 더 먹는 시대가 되었다.


개연성 박살나기 쉬운 악인 후피집, 억지 후피집은 씨게 혼이 났고, 그나마 전개를 풀어갈 수 있는 불통 후피집이 살아남았다.


'그녀를 위해서' '그를 위해서'라는 좋은 의도로 행했는데.. 때문에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모두가 고통받는 대참사.

대체... 이 매듭을 풀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애초에 이거 풀 순 있나?



"아 또 찐따 남주랑 저능아 여주가 되도않는 삽질해서 사건 키우는 건가 보네. 에이 씹 텄다 텄어!"란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도 이 생각하면서 속아주는 마음에 진입했는데, 남주에게 '공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남주 여주 행동에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뽀삐도 공감하는 맛집.



2. 지금은 내가 이렇게 모질게 대하지만.. 너에게 내가 진짜 나쁜 년놈인 거 알지만.. 너라면 나도 힘들었다는 걸 조금이라도 이해해줄 수 있지?


불통 후피집이 성립되는 전제조건이자 가장 큰 문제점.


불통 후피집 특성상 양쪽 모두 고통받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다른 이보다 자신에 대한 더 많은 걸 이해해줄 것을 기대하게 되고, 소극적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상황이 심심치않게 나오는데,


이것은 곧 사과할,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게 막을 타이밍을 놓쳐버려 대참사로 이어진다.

 


3. 너무 재밌게 읽어서 리뷰는 하지만, 아직은 진입하지 마라.


빌드업이 진짜 탄탄하다 = 빌드업이 길다 = 기다리는게 힘들다. =  


아!! 이 소설 짱재밌나보다!! 선작해놓고 완결나면 봐야지!만 기억하자.


보는 순간 후회루트는 니가 탄다.


보지말라면 보지마





----- 스포에영 -----











1. 치유계? 그딴거 한동안 없음.


본래 후피집은 고구마를 잘 못 먹는 이들이 보는 소설


때문에 고구마가 2화이상 나오면 각혈하는 독자들이 많고, 곧바로 작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이어진다.


때문에 독자들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라도 한남 주를 포용해주며, 무조건적인 아군 역할을 하는 치유계 히로인이 존재한다.

ex) 메나죽의 세레나


하지만 김치만두는 그런 클리셰를 과감하게 버렸다.


현재 히로인 확정자는 3명.


"2명까지 불통 히로인이였으니까, 3번째는 국룰에 따라 치유계 나와서 보듬어주겠네" 싶었는데 3번째는 더한 년이 들어와 정말 놀랐다.


김치만두가 감칠맛을 위해 칼을 갈았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고, 이러한 멋진 소신을 응원하기로 함




2. 히로인들


 1번 히로인 - 타의적 성녀 : 불통


모종의 사건이 잘지내고 있던 남녀를 금태양따위는 잽도 안되는 잔인한 현실의 벽으로 강제로 갈라지게 만든다.



다짜고짜 순결의 신에게 선택받았으니, 섹스 ㄴㄴ.


거짓말안하고 진짜 이지랄떨면서 교단이 여주를 끌고가서 남주와의 인연을 끊게 만든다.


교단이면 진짜 이럴 거 같아서 정말 혐오스러웠고 역겨운 전개였는데..여기다가 불통까지 섞으니까 미치는 줄 알았다.



남주 시점


"꼭 벗어나 너와 함께 하겠다"고 한 여주가 


하루아침에 용사파티를 따라가게 되었다고, 이제 너랑 만나지 않을 거라고 선을 긋는다.




여주 시점


17살짜리 고아가 갑자기 교단에 끌려가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었을까


남주한테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지만, 발버둥칠수록 무력함만 느꼈을 것이다.


자신의 운명에 체념하게 되는 지경까지 되었지만, 이런 자신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남주가 안타까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2번 히로인 - '노벨피아식 처녀'가 아닌 로망에서 벗어나지 못한 숫처녀 - 미칠듯이 쌓고 있는 스텍



2번 히로인도 피해자다. 


가족에게 제대로 사랑받지 못해,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운명의 상대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입벌려라~ 정략혼 들어간다. 엔딩. 


거기에 갑작스럽게 이종족의 마을에서 생활하라니까 많이 불편했을거고 때문에 남주가 좋은 사람이라도 일정이상 마음을 열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만악의 근원인 할매는 용서가 안된다.


처음부터 운명의 상대 예견을 할 때, 


"아 네 남편은 인족인데, 용병이였다가 귀족이 되는구나. 처음은 정략혼으로 시작하는 모양인데 너무 걱정말거라 너 역시 그를 정말정말 사랑하게 될거란다. 다만, 딱 한 번 결혼생활 중 그와의 마찰이 있을건데.. 이 때 그를 놓치면 평생을 후회할거야"


를!!


"아 네 남편은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귀족이구나.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놓치면 평생을 후회할거야"


= 아 나의 그이는 귀족이니까 정략혼인 베르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나의 운명의 왕자님이 아니구나... 이 시기를 놓치고 베르그랑 같이 살면 큰일나겠네.

정말 미안해요. 당신이 정말 좋은 사람인 건 알지만, 저 이 결혼을 언젠가 꼭 끝낼거에요



할매 덕분에 오만정을 떼어낸 2번 히로인은 그와의 생활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와중에도, 언제든지 파혼할 생각을 가지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후회스텍을 쌓고 있는 중이다.


사실 2번 히로인 가족 중에 2번 히로인을 가장 증오했던 건 할머니가 아니였을까?


놀라운 속도로 쌓아가고 있는 후회스텍. 나중에 찾아올 죄책감을 대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규중 속의 숫처녀였던 점도 이 불통에 한몫한다.


오랜만에 20대 후반 모쏠아다 노처녀 상대할 때 겪은 답답함을 느꼈다.




3번 히로인 - 퍼킹 레이시스트 


첫 등장부터 인족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져오는 엘프


여자들끼리 힘내서 지지말자는 식의 여초식 단합을 유도하는 엘프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단다.












----- 스포 끗 -----


느낀 점


남주가 너무 안쓰럽고, 히로인들의 후회 파트를 보고 싶었던 소설은 간만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