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이세계는 겉으로 보기에는 지구와 똑같음.


 단순한 환경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지표면의 모양이 대부분 비슷.


 이세계라기 보다는 평행세계라고 해야 적절함.


 하지만 실제 지구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지하로 파고 내려갈 때마다 '다른 층'이 존재하고, 그 다른 층 밑에도 또 다른 층이 존재하며 이 최심부는 지구의 내핵, 근원에 까지 다다름.


 이런 구조는 현실의 물리법칙으로는 어떻게 해서도 설명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이 행성에는 '아래 층'으로 이어지는 구멍들이 존재하는데, 이 구멍에서는 괴물들이 계속 튀어나옴.


 이 때문에 각 층간의 교류는 한동안 막혀 있었지만, 각 층마다 지성체들의 문명이 발달하자 그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음. 


강대한 세력간의 교류로 인해 구멍에서 튀어나오는 괴물을 사냥하며 그 부산물로 문명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그런 흔한 헌터물의 세계가 구축됨.


그런데 이 행성은 살아있음.


그리고, 이 행성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동력원은 '영혼'임.


 행성은 지성체의 영혼을 포식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유지.


 또한, 이 행성에는 '지능'이 존재함.


 따라서 지성체의 문명이 일정 이상으로 발달해 행성을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 '구멍'의 숫자를 대폭 늘려버려 지성체의 문명을 멸절시킴.


 그리고 문명을 재건시킨 지성체들의 영혼을 다시 먹는 가두리 양식이 반복되는 것이며, 각 층 간의 교류를 막았던 것은 이 '가두리 양식'의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서.


또한 1층의 인류가 지닌 문명 수준은 스팀펑크 정도. 


이 가두리 양식이 재개되기까지는 200년도 남지 않았음. 


이 세계에 환생하는 환생자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음.


이것은 이 '행성'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이세계'의 영혼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며, 수많은 영혼을 소화시키던 와중 미처 소화에 실패한 영혼의 잔재들이 환생자로서 정착하게 되는 것.


환생자들은 자신들의 지식을 활용해 지성체들의 문명을 발달시키며, '행성'의 가두리 양식 속도를 본의 아니게 가속시키고 있음.


즉, 현대인 천재론에 따른 문명의 발전이 오히려 멸망을 가속하는 것.


거기에 이 세계의 몬스터들과 환생자의 차이는 '행성'이 영혼을 완전히 소화했느냐, 덜 했느냐의 차이 뿐임. 


즉, 몬스터는 사실 다른 세계 인간들의 영혼으로 구성된 존재.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능력의 에너지원도 환생자들의 영혼.


즉 환생자 헌터들은 동족을 학살하던 거였음.


거기에 나쁜 짓을 하면 죽어서 영혼이 행성에 씹어 먹히고, 착한 일을 해도 죽어서 영혼이 행성에 씹어 먹힘. 


하지만 이 행성을 벗어날 수준의 문명을 갖추기 전에 '가두리 양식' 탓에 멸망할 수밖에 없음. 


그렇다고 행성과 싸워 이기려 해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것이, 행성을 상대로 싸워서 승산도 없을 뿐더러, 설령 행성을 죽이는데 성공해봤자 행성의 멸망과 함께 인류는 멸망함.


이 행성에 존재하는 종교들은 대개 인신공양을 대규모로 벌여대는데, 이는 '행성'의 가두리 양식 주기를 어떻게든 늦춰보려는 처절한 발악임. 


하지만 그래봤자 파멸이 유예될 뿐, 언젠가는 멸망함.


환생자 주인공은 헌터짓을 하던 중에 세상의 진실을 알아챔. 


어떻게든 세상의 파멸을 막아보려고 발버둥치지만, 수많은 시도가 망가지고 꺾이고 좌절당함. 


수많은 시도 끝에 주인공은 손짓 하나로 대륙을 없앨 수 있는 초강자가 되지만, 그래봤자 적은 '행성' 그 자체라 가망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