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만화 애니, 드라마, 영화 등등 그림이나 영상쪽으론 딱 직관적으로 꽂히는 게 있어선지. 그 안에 내용물 덩어리가 클리셰인지 차치해두고서라도 그 캐릭만으로 어느 정도 뭔가 작품 소비에 있어 동력이 있는데.


소설에도 그런 게 있을까?


미묘한 게 소설에서의 캐릭터는 오히려 내 관점에선 "스토리"를 얘기하기 위한 입을 빌려주는 존재, 심하면 꼭두각시 인형...이랄까. 이렇게 쓰면 좀 그렇고, 서사와 묘사를 통해 캐릭터가 빌드업 되어서 매력을 갖추는 거고, 그 매력을 통해 다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굉장히 상호의존적인 특성을 가진다고 생각돼서.


하다못해 그림은 일러스트컷 하나, 야짤로도 소비되는 게 있지만 소설은 그런 거 없이 그냥 문자 달랑 몇 마디 태그로 그 캐릭터의 매력을 담아낼 수 있나 회의적인 게 좀 있네.


매체 차이에 기인한 거지만... 소설 속에서도 그냥 동떨어진 순수 캐릭빨이란 게 있을까?


가령 난 [피마새]의 "제이어 솔한"을 매우 인상적이고 매력있다 느끼지만 걔가 가진 서사나 대사들을 차치해두고선 걍 이름 다섯 글자가 전부란 느낌밖에 안 들거든. 근데 예를 들면 니어 오토마타 같은 게임은 플레이하지 않았는데도 2B란 캐릭터는 꼴릿하구나! 싶단 말이야. 이건 역시 매체 차이로 받아 들여야 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