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

북유럽신화에 세계 그 자체였던 나무 '유그드라실'에서 유래된 나무라면 한 번 노려볼만한 타이틀이다.

요즘은 어째선지 엘프의 수호신으로의 성격이 강해졌고 그 권속인 엘프들 처럼 맨날천날 타락 500배 하기 바쁜 세계수는 왜 엘프들에게 숭배받을까?

세계수의 피톤치드는 엘프에게 '헤으응♡ 세계수님의 피톤치드로 심신의 안정을 얻어버렷!!!' 같은 작용이라도 하는 것일까?

별 거 아닌거에 잡생각이 많았던 나는 이런 고민을 했던적이 있었다.


"자고로 세계수란 떡갈나무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상적, 그러나 합리적인 사과나무야 말로 혁신적이고 감성적으로 가장 진보된 세계수다!"


"대추나무세계수는 위대하다!"


직접 와보니까 알았다.

세계수는 마음속의 믿음과 신앙이다.


"거 지나 갑시다 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여기의 세계수는 단수가 아니다.

엘프가 무리짓고 사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솟아있는게 세계수다.

엘프 또한 단수가 아니다.

엘프는 지역별로 다양한 인종을 가지고 있고, 이들은 세계수를 믿지만 그 세계수가 되는 대상은 지역마다 다르다.

상식적으로 사막에 사는 다크엘프의 세계수가 떡갈나무일 수 있겠는가? 

무화과나 대추야자일 것이다.

어쩌면 바오밥나무일수 도 있고.

고산지대에 사는 하이엘프의 세계수가 사과나무일리가 있는가?

북부지방 타이가에 사는 스노우엘프의 세계수가 야자수일리 있는가?


그렇다.

내가 떨어진 이 세계에서 엘프들에게 세계수는 아브라함 종교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목따고 폭탄테러하고 가스실에 집어넣는 야훼 믿는 교랑 비교할 수 있겠다.


더 큰 문제는 엘프가 오래산다는 거다.

1호선 지하철에 등장하는 예수천국 불신지옥 팻말 든 할머니 아줌마들을 본적이 있을거다.

그들도 한 때 현명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시간이 흘러 의지할 곳이 없어지고 노인 특유의 경직된 사고로 변하면 그런 광신이 탄생했을 뿐.


고작 60먹은 인간이 그러할진데, 250먹은 엘프라면?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극한의 진상꼰대 세계수쟁이 깐프가 되어버리는 거다.

게다가 이 깐프들은 정령술을 잘쓰고 몸도 비교적 건강하다.

사고도 더럽게 잘친다는 뜻이다.


"하.... 깐프새끼들 할 짓이 없나?"


"냅 둬. 평생 숲 구석에서 썩던 놈들이 돈이 있겠냐 보물이 있겠냐? 거기서도 뭘 못하니까 인간도시 언저리에서 살면서 자격지심만 커진 하찮은 깐프들이야."


"하기야 정상적인 엘프라면 가족이랑 있겠지. 근데 시발 우리가 왜 세계수를 관리해야 하는데?"


"뭐 세계수가 그렇다는데 어쩌겠냐. 그냥 큰 나무 같아도 신은 신인데 존중해야지."


귀쟁이들의 좆같은 점은 뭐든 지 손으로 하려는게 없는것이다.

지들끼리 싸우다가 멸족할 것 같으니까 인간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때부터 인간이 세계수를 보호하고 관리하게 됬다.

꼴에 지성체라고 접대의 관습은 있어서, 우리를 공격하진 않지만.....

매일 아침마다 저딴 시위를 벌이며 으르렁댄다.


"하....시발.... 전역할려면 몇년 남았냐...."


"오겠냐?"


나는 오늘 하루도 아무일 없기를 바랬다.


"저 미친 깐프를 막아! 흰개미를 뿌리려고 한다!"


"시발!"


세계수님, 제발 저 깐프들좀 어떻게 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