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는 수녀의 모습은 아무래도 마왕군에게 있어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굳이 마왕군이 아니더라도, 사람 새끼들로 이뤄진 군대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여기 붙잡혀온 모든 수녀들이 그런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여태까지 마왕군은 그녀들의 처녀막을 뚫어내질 못 했다. 그녀들이 마왕군의 심미적인 면에 불쾌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녀들이 성녀든 아니든, 일단 교단에 소속됐단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마왕군이 그녀들의 처녀막을 뚫고, 처녀혈로 땅바닥을 적시지 못 했던 건 그녀들 개개에게 교단이 달아놓은 '기적' 때문이었다.

 그게 무슨 내용인고 하니, 그녀들의 순결 서약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서 여신이 그녀들의 순결을 잃을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폭을 하도록 하는 그런 기적이었다.

 그렇기에 굳이 그녀들을 범하려고 하거든, 일단 때려죽여서 그 시신에 박거나, 아니면 기적이 발현되어서 이미 너덜너덜해진 보지에다 기어코 자지를 집어넣고 쑤셔대거나였다.


 당연히 그 자폭의 당사자인 수녀들 입장에선 이런 상황에 휩쓸리고 싶어하지 않는 게 당연했지만, 그런 수녀들의 감정이나 감상이야 마왕군 입장에선 그리 유용한 게 못 됐다.


 이런 상황에서야 마왕군은 수녀들을 포로로 잡더라도 그녀들을 제대로 활용을 못 하는 상태였다. 기껏해야 사령술사들이나 좋아라 하면서 수녀들의 심장을 꺼내거나, 목을 그어 피를 빼서 도축한 다음에 신성력에 내성이 있는 괴물을 만들거나 하는 그런 수준이었다.

 이렇게만 말하면 수녀들도 마왕군에 붙잡히면 결국 이용당하는 게 아니냐고 할 텐데, 수녀가 아닌 인간족 암컷이 마왕군에 포로로 잡혔을 때 벌어지는 일에 비하면 수녀는 마왕군 입장에서 그리 영양가가 없는 포로였다.


 적군의 귀족 영애나 여자 마법사를 포로로 붙잡거든 마왕군의 고위악마들과 엮어서 외교적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전향을 시켜서 마왕군의 주요 전력으로 삼을 수 있다.

 여기사나 용병처럼 몸이 튼튼하거든 마왕군 산하의 군대 중에서 희귀한 병종들의 생산에 투입하기 용이했다. 별다른 조치가 없거든 그 희귀병종을 생산하다 죽는 게 비일비재하지만, 요즘 의학이며, 기적이나 신성력조차 받아들여서 못 쓰게 된 걸 재활용하는 수준이니 상당히 유용했다.

 그 외에 암컷을 붙잡아오거든 사실 마왕군에선 먹이는 것만큼은 잘 먹였다. 어찌 됐든 자기네 병졸들을 만들 모판인데, 그 모판의 상태가 시원찮거든 모판이 생산하는 병력의 상태도 시원찮단 게 밝혀진 상태니 말이다.


 그런데 수녀란 족속들은 이 중 어디에도 써먹을 수가 없는 그야말로 처치곤란한 악성 재고였다.

 그래, 그나마 수녀를 포로로 대우하고 그 몸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세력이라도 있거든 외교적 활용으로라도 써먹을 법도 한데, 문제는 그 외교를 할 대상이 한참도 전에 망해버렸단 것에 있다.



 그러니까, 마왕군이 이기고나니 곳곳에서 잡혀오는 수녀 포로들이 아주 그냥 악성 재고가 되고 있는 형편이었다.

 도로 공사하거나 할 때 발파작업에 쓰자니 위력이 모자란 건 둘째치고, 고블린조차 수녀따위를 자폭시키는 데 자기 목숨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하기야, 고블린 중에서도 수녀들에게 겁 먹던 애들이 살아남아서 지금의 마왕군 근간을 이루고 있으니 이게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히 마왕군은 바보가 아니었기에 이 수녀들을 어떻게든 활용할 방안을 모색했다. 그런 와중에 떠오른 것이 바로 테인 그룹이었다.

 테인 그룹. 이 돈이라면 환장하는 족속들은 어쩔 땐 마왕군보다도 더 지독하게 굴었지만, 아무렴 돈이라거나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제공할 수 있거든, 그 이전에 있었던 일을 어느 정도 눈 감고 협력을 할 정도로 비위가 강한 작자들이기도 했다.

 그런 테인 그룹에 이 문제를 의뢰하면서 슬쩍, 악성 재고 중에서 절반 가량을 테인 그룹에 말 그대로 떠넘겼다. 학살해서 이용해먹는 것보단 그냥 테인 그룹에 넘겨주는 게 더 나았으니까.


 그리고 테인 그룹은 마왕군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일단 배송받은 수녀들은 죄다 마왕군의 의뢰에 사용했단 인증을 사진 자료까지 첨부해서 마왕군에게 보여주는데, 이 사진 자료를 또 마왕군의 민간 영역에서 자료집으로 따로 뽑아서 팔아치울 정도였다.

 그 살풍경한 끝에 테인 그룹이 마왕군에 전수한 기술도 참 다양했다. 그리고 그 기술들이 파생된 근원은 다른 게 아니었다.


 '기폭장치가 발동되는 조건은 대략 5가지가 있으며, 한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것만으론 작동되지 않는다.'

 저 5가지 조건에 대해 말하라면, 당사자인 수녀가 받아들이는 위협의 정도, 실제로 보지에 상해가 가해지느냐의 여부, 상대가 '마력'을 보유하고 있느냐 여부 등등을 따지는 것이었다.

 달리 말하면 수녀들이라고 무작정 처녀만 있는 건 아닌 것이고, 그런 만큼 마왕군 입장에선 수녀들도 써먹을 구석이 생긴 것이다. 마왕군은 테인 그룹에 감사를 표하며 수녀들을 이용가능할 수 있게 해달란 의뢰를 했으며, 테인 그룹은 이에 비릿하게 웃어보였다.


 거래가 성립된 것이다.



 "당신은 마물이 아니군요."

 수녀가 말을 걸었다. 그에 테인 그룹에서 파견한 클론 기술자는 그에 반응하지 않고, 그녀를 하던대로 구속했다. 그녀는 순순히 눈을 감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작 정말로 '시술'이 시작되고도 그렇게 평온을 유지하는 경우는 몇 없었지만.



 시술의 종류는 각양각색이었다. 다만 그 모든 시술은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것과 닮은 것이었다.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폭의 요소를 끊는 것이다. 수녀를 생체폭탄으로 만들고 있는 이 기적이 작동하는 원리는 앞서 언급한 5가지 요소였는데, 이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으로 수녀의 보지에 걸려있는 자폭 트리거도 제거하는 것이다.

 가령, 수녀가 받아들이는 위협이 문제거든 수녀에게 전신마취를 한 다음에 처녀막을 뚫어서 제거하면 됐다. 보지에 상해가 가해지는 게 문제라면 러브젤과 같은 윤활액을 보지와 자지에 듬뿍 발라서 삽입하는 것으로 해결이 됐다. 마력이 보유한 게 문제라면 마력이 없는 걸로 쑤시면 그만.

 아예 시한폭탄을 들어내고 안전한 곳에 던져버린 다음에, 그 부위에 새로 그 기능을 대체할 걸 집어넣는 것도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자궁째로 보지를 처녀인 상태로 드러낸 뒤에, 새로운 자궁을 이식시키는 것도 방법이었다.

 거기서 좀 더 나아가서, 시한폭탄의 위력을 약화시키는 방법도 있었다. 시한폭탄이 작동되더라도 위력이 약하거든 아무렴 상관없는데, 이것도 마왕군 내에서 발생될 수요를 생각해서 테인 그룹이 공들여 개발한 시술법이었다.


 이렇듯 마왕군에게 자폭까지 하면서 처녀를 지켜내던 교단 수녀들은 테인 그룹의 과학적 방법론 앞에 처녀혈을 쏟아내야만 했다. 그리고 대개 이 정도가 마왕군이 바라던 영역이었지만, 테인 그룹은 마왕군의 높으신 분들에게도 상품을 제공할 의향이 충분히 있었다.

 어떤 사회에서 돈을 벌려면 박리다매를 독점하거나, 높으신 분들을 잘 포섭하거나 둘 중 하나는 해둬야 하니까. 테인 그룹은 둘 다 해두는 경우였고.



 "……!"

 수녀에겐 일생에 있어서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잘 몰랏지만, 그녀에게 가해진 시술은 가장 자주 시술되는 방법과 그리 다를 게 없는 방식이었다. 일단 그녀의 상체만 보이도록 시야를 차단한 다음, 폭탄 제거가 이뤄질 부위에 '마취'를 가했다.

 마취가 됐거든, 그녀를 위험하게 만드는 처녀막, 보지에 걸려있는 일련의 신성 결계에 윤활액을 쏟아부었다. 그런 다음에 이런 데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딜도'에도 윤활액을 잔뜩 묻혀서 그녀의 보지를 쑤셔대서 신성 결계를 걷어내고 재생되지 않게 부숴버리는 게 1단계였다.


 그 다음엔 정말로 제거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그녀의 시야를 가려놓던 걸 풀어버리고, 그녀의 보지 안에 있는 윤활액을 천이나 나노봇 등을 이용해 최대한 닦아낸다. 만일 앞선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든 이 단계에서 폭탄이 작동해서 기술자도 굉장히 위험했다.

 그렇기에 보통 기술자가 클론에 빙의해서 그 클론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식으로 수술이 이뤄지는데, 이러는 건 아무래도 인건비가 비싸다보니 결국 이런 작업은 전담하는 클론이 개발되어서 요즘은 거진 클론들이 이런 의학적 집도를 맡고 있는 형편이었다.

 여기까진 평균적인데, 그 다음부턴 클론 기술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지금 그녀의 시술을 맡게 된 클론 기술자 같은 경우엔 사타구니에 자지와 보지가 동시에 달린 기종인데, 저 성기가 하는 일이 상대방 성기에 접촉해서 시술해야될 지점은 찾기 위해서 저런 걸 달아놓은 것이었다.

 당연히 기계로 딜도나 오나홀처럼 생긴 걸로 찾는 경우도 있지만, 그 기구에 돈 쓰기 싫거든 클론으로 통합된 걸 들여놓는 게 간편한 건 당연했다.


 지금은 상대가 수녀이니만큼 당연히 자지를 그 보지에다 집어넣고 보지 곳곳을 샅샅이 훑어냈다. 섹스와 그리 다를 바가 없지만, 섹스완 전혀 동떨어진 행위였지만 그녀의 보지는 이미 앞선 조치로 인해서 자지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까닭에 이걸 대개 섹스로 받아들였다.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기에, 자지를 받아들이며 성감대가 활성화되고 애액을 쏟아내면서 기술자의 '탐지 작업'을 잔뜩 지연시켰다.


 요게 클론에 탐지기를 탑재한 형태가 가진 단점이었는데, 기구에 들이는 값을 아끼는 건 장점이지만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건 단점이었다. 그래도 그 정도 시간 낭비쯤은 감수할 수 있거든 이런 클론 기술자를 들여놓는 것이고.


 "……!"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샌다더니, 수녀도 늦게 배운 오르가즘에 그녀가 여태까지 쏟아내야 했던 애액이 잔뜩 쌓여있기라도 한 것인지 잔뜩 쏟아내면서 작업의 진척을 늦추고야 말았다. 그래도 여기서 소모되는 수녀들 상당수가 그렇기에 클론은 개의치 않고 탐사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그렇게 자지 형태의 탐사기구를 꺼내고서, 그는 다음 작업을 하려고 준비하려다 이내 사타구니에서 올라오는 감각에 그는 그녀의 보지 둔덕 위, 배 위에다 사정했다. 쿠퍼액의 비중이 높긴 해도 정액이 소량 섞여 있어서인지 영락없는 백탁액인 게 수녀의 배 위에 선을 그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이러면 안 됐다. 불알이 있어야 될 자리에 보지를 달아놓은 이상에야 정액이란 게 형성되는 것 자체가 안 될 말이었지만, 여기는 마왕군의 영역이었고 마법은 과학의 범주를 뛰어넘는 경우가 강했다.


 "어머, 아까워라. 우리 박사, 시간이 아주 그냥 넘치나봐?"

 그리고 그를 고용한 고용주는 다른 누구도 아닌 서큐버스였으니, 그의 몸에 '정기'란 걸 불어넣더라도 그리 이상한 게 아니었다.

 달리 말하면, 그는 단순히 고용주에게 의학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서 고용된 몸이 아니었다. 각종 행사와 봉사를 위해서 고용된 처지에, 그는 몸을 떨면서 그녀에게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아냐, 너처럼 알맹이 없이 껍데기만 있는 애가 이렇게 씨앗을 쏟아낸 것 자체가 내가 원하던 것인 걸? 그래, 어떻게 잘 되고 있는가 했더니 장난치고 있었니?"

 말은 고와도 표정은 싸늘했다. 실제로 수녀는 방치되다 못해 곯아떨어지는 동안에 저 두 사람 사이엔 14번의 '사정'을 빼지도 않고 그대로 강행군을 했을 정도였다.


 "제발, 주인님!"

 "어허, 누나라고 부르랬지?"


 달리 말하면 가장 위험한 폭탄은 제거했으니, 저렇게 딴짓을 하면서 시간을 가볍게 날려먹었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누나, 제발..."

 그의 하소연에 고용주는 그제야 자지를 놓아주는데, 분명 착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액이 쏟아지는 게 없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탐욕스러운 보지가 번들거리고 있는 것만이 착정이 이뤄졌단 걸 어슴푸레하게나마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그리고 그런 착정에도 자지가 죽긴 커녕 발딱 세우고 있는 그도 만만한 경우는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정기를 쏟아낸 만큼은 고용주가 모종의 목적을 갖고서 다시 주입을 해줬기에 저런 게 가능했지만 말이다.

 "이 정도면 일단 이 쪽은 확실히 남자답고, 이제 이것만 좀 어떻게 하면 되겠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지의 아래쪽, 불알이 있어야 할 곳에 대신 있는 그의 보지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자극했다. 아무래도 성기로서 기능은 없다보니 성감대란 게 있으면 안 될 자리였지만, 몽마에게 잔뜩 범해진 마당에 애초에 성감대가 아니었네 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보지에 손가락이 들락날락하면서 그의 자지가 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지가 있는 쪽은 별로 반응이 없는 것관 무척 대조적인데, 이것도 몽마가 그를 향해 품은 계획의 일환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고용한 이 클론 기술자를 수컷으로 개조할 생각이었다. 테인 그룹도 클론을 판매하고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걸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 이런 사후 개조 같은 경우엔 권장하진 않아도 말리지도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 문의를 넣어보니, 그 답은 당연히 OK였다.

 이미 상품 넘겨줬는데, 그걸 순정으로 이용하든 튜닝을 해서 이용하든 더 이상 제조사, 유통사에서 관여할 문제는 아니었다. 사실상 '세금' 같은 거 제외하면 테인 그룹의 심기에 거슬리는 게 도리어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그의 보지를 괴롭혔다. 테인 그룹의 클론들이 마왕군에 공급되면서, 몽마들 중에서 그 클론을 '포션'으로 삼는 경우도 부쩍 늘어난 상태였다. 어지간한 포션보다도 싸고 튼튼하고, 몽마로서 욕정도 채울 수 있으니 잔뜩 쟁여뒀다가 써먹는 경우도 상당했다.

 그녀는 아무래도 그런 동족들 대다수의 취향에 동조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순정을 그린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이미 완성된 걸 쭉쭉 들이키는 건 그녀의 성미를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다 테인 그룹에서 이런 상품도 판단 걸 깨달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남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것도 취급하는 걸 알고서 그녀는 자신이 갖고 있는 이론이 맞는지 확인할 생각을 했고, 계획을 세웠다. 달리 말하면,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 시술대 위에 방치해두고 있는 수녀는 본 목적이 아니었다.

 그렇담 저 수녀는 왜 데리고 와서 이러고 있는 것이냐면, 그게 마왕군의 정책 때문이었다. 이런 의료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거든 수녀 하나씩은 할당량으로 주어져서 이걸 관리하라고 하는 것이다. 보지를 기어코 불알로 바꿔놓을 작정을 한 그녀에게 있어선 아무래도 달갑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 자기보다도 먼저 그의 자지에서 정기를 뽑아낸 걸 봤으니, 이건 이것대로 열 받을 일이었다. 본인이야 일 때문에 그런 것이라곤 하지만, 결국 그녀가 원하던 정기를 쏟아내는 걸 그 수녀의 보지를 이용해서 하지 않았나?



 "박사."

 "네, 누나..."

 아주 그냥 '헤으응'이 따로 없는 표정으로 그가 고용주를 보는데, 이에 고용주가 비릿하게 웃으면서도 용캐 그걸 참았다. 하기야, 아무리 몽마라도 14번씩이나 연속으로 착정을 해댔거든 질릴 법도 하다.


 "저 년 보지에다 뭘 달아놓을 건지 물어봤지?"

 "네, 카탈로그 보여드릴까요?"

 카탈로그. 달리 말하면 카탈로그 같은 걸 마련할 정도로 수녀를 갖고 가공하는 방식이 참 다양해졌단 얘기였다. 그렇지만 몽마는 이미 생각해두고 있는 게 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결정했어. 저 년의 뱃속에서 새로 태어날 작정이거든."


 그녀는 기본적으로 몽마다. 그러니까, 마족이란 얘기인데 마족 중에서 신성력에 내성이 있거나 저항할 수 있는 경우는 고위급 마족에 한정된 얘기였다. 그것도 신성력과 직접 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보통은 고위 마족이라 해도 신성력 앞에선 쥐약이 되기 일쑤였다.

 아니지, 신성력에 이만큼이나 쥐약이니 신성력을 조금이라도 활용할 수 있거든 고위 마족이 된다고 서술하는 게 옳을 터였다. 이런 점에서 '몽마'라고 하는 부류는 아무래도 그 기복이 매우 심했다.


 어쩌다 교단의 성직자와 통정하여 그로부터 혼혈 몽마가 나타나거든 몽마의 세력이 강해졌는데, 당장 지금 '대마왕'부터가 교단 사제와 몽마의 혼혈이었다. 허나, 혼혈 몽마는 그 후사를 기약할 수 없기에 이런 몽마들의 세력은 시한부에 그치곤 했다.

 그렇지만 최근에 이런 수녀들의 뱃속에 잉태 상태가 됐다가 출산이 이뤄지거든 신성력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후사를 잇는 데 어려움이 없단 게 밝혀지면서, 마왕군 내 주요 세력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악성 재고였던 수녀들의 뱃속에 기어들어가고 있는 형편이었다.

 오죽하면 테인 그룹에서 화보로 찍는 데 사용한 수녀들의 사체마저 긁어와서 몽마들을 위한 아기방으로 개조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점에서 그녀가 수녀를 새로 수태되기 위한 모태로 개조하겠다고 명령한 건 지극히 당연한 얘기였다.


 그렇다면 이 개조 자체는 어떻게 이뤄지느냐?

 당연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성체를 뱃속에 아무런 조치도 없이 집어넣으려들다간 모태가 훼손되는 건 물론이고, 그 안에 들어가려는 이도 상해를 입는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하는 건 '시공간 왜곡'이었다. 성체인 상태로 별 다른 후유증 없이 남의 뱃속에서 잉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해선 시공간에 왜곡을 일으켜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자궁에서 질 입구에 이르는 구간에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이 작업을 전담하는 건 나노봇이었다. 물론 기술자가 여기서 쉬는 건 아니었는데, 나노봇이 자궁과 보지 내부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에 기술자는 질 입구에서 공사에 맞춰서 적절히 조치를 취해야 했다.

 나노봇들이 공사하는 데 필요한 자재를 집어넣으면서도, 공사 도중에 외부와 단절이 되어야 할 땐 질 입구에 덕트 테이프 같은 걸 붙여서라도 막아놔야 했던 것이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은 하는 법을 알거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걸 안전하게 하는 건 결국 기술의 영역이었다.



 '찌익!'

 "아흐윽!"

 공사가 끝났음을 알리자, 그는 대상의 보지에 붙여놨던 테이프를 한 번에 뗐다. 수녀의 보지털은 처녀를 제거할 때 후일 시술에 방해될 수 있다고 제거한 상태였지만, 그 와중에 남아있던 보지털도 테이프에 뽑혀져 보지 둔덕이 뻘겋게 부풀어오른 게 보였다.

 지금 더 아흑댄 것도 그것 때문에 낸 소리였다. 수녀는 그 고통에 잠시 눈을 감았음에도 눈가가 부르르 떨리는 게 보일 정도로 동요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는 저들이 나눈 대화가 떠올라서 고통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며 말했다.


 "저기, 아까 그 몽마가 제 뱃속에 들어온단 게 무슨 뜻이죠?"

 아무래도 수녀들이 하는 말에 반응하는 건 낭비였지만, 그래도 시술을 받은 이가 질문을 하는데 답변을 안 하는 건 또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몽마들의 신성력 셔틀이 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말 그대로, 이제부터 당신은 몽마를 비롯해 마족들을 뱃속에 잉태해서 새로 태어나게 만들 겁니다."

 "……!"

 그 말에 그녀는 잠시 충격을 받은듯, 표정이 굳는 게 보였다. 여태까지 평온하던 것과 대비되는 표정이지만, 이런 말을 들은 것에 대한 반응치곤 재미없는 반응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말을 이었다.


 "다른 사례에 비하면 제법 침착하시군요."

 조롱이 섞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는 순전히 감탄한 것이었다. 그에 그 수녀도 도리어 표정이 돌아오더니,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도 신의 뜻이겠지요."

 그러더니 두 손을 힘겹게 모아서 기도하는데, 그것까진 그가 말릴 생각이 없었다. 저러고서 뭔 세크리파이스네 어쩌네 하면서 자폭하거든 곤란하지만, 이미 수녀로서 각인은 제거했고 신성력과 단절도 이래저래 취한 상태였다. 순전히 기도하는 것마저 훼방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

 백날 기도하라지.



 "다 끝난 모양이네?"

 "네, 주인... 누나."

 한순간에 고용주의 표정이 지옥과 천당을 오간 뒤에 그녀가 그에게 속삭였다.

 "그럼 누나 손 잡아볼래?"

 그에 그는 별 다른 의심도 없이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에 그녀는 그대로 손을 꽉 쥐면서 그를 이끌고 수녀의 보지로 걸어갔다.


 "잠시만, 지금 뭐 하시려는 겁니까?"

 "누나 혼자 수녀 뱃속에 있으면 심심하니까, 너두 데리고 가려고 그러는 거지. 너, 이번에 태어날 땐 확실히 남자가 되어있도록 해줄게."

 그러면서 그의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 수녀의 보지를 열어젖히고 손가락을 집어넣는데, 그 순간 시공간 왜곡이 발현되면서 그 두 사람을 수녀의 뱃속으로 이끌었다.



 수녀는 자신의 배가 잉태한 것마냥 부풀어오르자, 시술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별 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섰단 건 그녀도 알았기에,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근처의 푹신한 의자에 앉았다.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몽마와 자지와 보지를 동시에 달고 있던 존재가 실컷 몸을 섞어대던 까닭인지 그 비릿한 냄새가 수녀에게도 느껴졌다. 그 두 사람이 지금 그녀에게 잉태된 상태란 걸 깨닫자, 그녀는 뭔가 역한 느낌마저 올라오려다 겨우 가라앉혔다.

 그러다 그녀는 자신의 팔을 봤다.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닌 푸르고 창백한, 마족이 따로 없어진 그녀의 피부색에 그녀는 끝내 눈물이 흐르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신이시여!


 그녀는 잠시 탄식했다. 그나마 이런 식으로 마족들을 없앤단 계획인 건 알았지만, 정작 그녀를 마족의 굴레에 떠밀고 있는 건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녀는 자신의 신세에 울분을 토했지만, 이미 교단은 마왕군보다도 더한 악업과 죄악으로 인해 몰락했고, 그녀는 그 교단에 동조한 범죄자였다. 그 범죄에 대한 심판을 이런 식으로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하거든-


 그녀는 생각을 포기하고, 순순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버틸 수가 없었다. 이대로 혀를 콱 깨물자고?


 그렇게 하려니, 뱃속에 잉태된 생명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그들을 위해서라도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내 산통이 찾아오자, 그녀는 고통스러운데도 오히려 빙긋 웃으며 그 산통을 받아들였다.


 여태까지 벌어진 일에 비하면 이건 아무래도 아무 것도 아니었으니까.



 '펄럭! 펄럭!'

 몽마는 모태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자신의 등 뒤에 생긴 날개를 펄럭였다. 몽마에겐 어울리지 않는 순백색의 하얀 날개였다. 그런 다음에 그녀는 자신의 마력 회로 같은 걸 점검했는데, 이 지점에서 그녀는 확실히 효험을 본 걸 느꼈다.

 그녀의 몸에 신성력이 생겨난 상태였다. 정기와 마력, 신성력을 전환하는 것도 빨라졌다. 그냥 전반적으로 개선이 된 게 느껴졌다. 그에 그녀는 이번에도 자신이 손 잡고 데리고 나온 '그'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아주며 말했다.


 "성공한 것 같네."

 수녀의 뱃속에서, 수녀는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해산을 했다지만 두 사람은 엄연히 10개월을 채우고서 나온 처지였다. 그 10개월 동안에 벌어진 일을 말하라면 얘기할 게 많지만, 결과적으로 그 동안에 그는 몽마에게 쥐어짜이면서 끝내 보지가 불알로 바뀐 상태였다.

 자궁도 없이 길다란 동굴만 있던 걸 갖고서 몽마는 기어코 그런 몸뚱이에 불알을 달아놓고야 만 것이었다.


 "네, 성공했군요."

 그런 그는 이제 고용주의 뒤에서 맥이 빠진 채로 소파 위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면서 말했다. 한때 수녀였던, 악성 재고였던 그녀는 몽마 하나를 네필림 같은 걸로 만들고선 본인은 타락해서 정통파 마족 같은 게 되어서 쓰러져 있었다.

 그런 그의 시선을 의식했기에 고용주도 뒤돌아보니, 수녀였던 게 마족이 따로 없어진 걸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저거, 아무래도 재활용하긴 글러먹었지?"

 "아무리 신성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몸은 인간의 것이었으니까요."

 그 말에 고용주가 의문을 갖고 말했다.


 "인간의 것이 아닌 몸이면 재활용도 할 수 있단 거야?"

 "천사에게 같은 조치를 취했거든 그 재활용을 할 수 있을 테지만, 천사들은 여신의 직속들이니 쉽게 건드릴 수 있는 대상은 못 될 겁니다."

 그 말에 몽마는 침을 삼켰다.


 비록 교단은 망했더라도, 여신이 직접 이끄는 세력에 대해선 마왕군이 여러 차례 패배를 금치 못 했으니까. 마왕군이 교단을 부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여신의 종복이 아니라, 그저 여신의 이름을 간판으로 내세운 또 다른 악마들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헌데, 이런 와중에 고용주께선 기발한 발상을 떠올리고, 그녀가 수컷으로 만든 존재에게 그 발상을 말했다.


 "그렇담 내가 저걸 품고 있으면 그건 어떻게 되는 거람?"

 "그, 위험하긴 한데 그건 테인 그룹에서 접근하지 않은 방식일 겁니다."

 "그래? 그렇담 한 번 해보자."



 마왕군이 따로 유전학 연구소를 차린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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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부 변형 얘기가 나와서 한 번 써봤는데, 이게 입에 맞을련지는 잘 모르겠다.

 나름대로 공을 들인답시고 들였으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읽느라 수고 많았다. 이번 글은 방향이 딱 잡히지 않아서 분량을 늘리는 걸로 떼운 것 같다.

 더운데 몸조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