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좋아, 이 짓거리도 이게 마지막이란 얘기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자신의 보지에 기생촉수의 머리를 집어넣었다.


 테인 그룹이 활동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테인 그룹'의 얼굴 또한 다양하게 변모했다. 테인 그룹 자체는 기업 국가였지만, 어떤 곳에선 은하 단위 암시장을 여는 주체였고, 어떤 곳에선 하늘에서 뚝 떨어져선 현지를 평정하는 마왕군 내지는 중재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착하게 여기는 이들은 착하게 여겼고, 나쁘게 여기는 이들은 나쁘게 여기는 그런 와중에 테인 그룹에서 가장 활발한 사업 중 하나가 용병이었다. 온갖 세계의 분쟁이란 분쟁에 테인 그룹이 끼어들든 산하 자회사가 알아서 끼어들든 끼어들어서 용병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죽어나가는 이들도 많지만, 그래도 테인 그룹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전시 동원 점검이나 전시 사태에 대량으로 생산된 군용 클론들에 비하면 용병 노릇을 하게 된 클론들의 운명은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적어도 생매장 내지는 학살에 휘말려서 죽진 않으니까.


 물론 그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하도 세계적으로 여러 곳에서 분쟁이 일어났고 거기에 투입된 용병들도 많았기에 해당 분쟁이 끝나고서 시민권자로 인정받은 군용 클론들의 수가 제법 됐다.

 이들 같은 경우엔 군용 클론으로서 몸뚱이를 그대로 가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군용 클론의 몸뚱이는 제약이 많은 까닭에 될 수 있거든 기존 몸뚱이의 정보는 빼내고, 새로운 몸뚱이에 이식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마침 용병 노릇하면서 기생촉수를 사용하는 법에 익숙한 까닭에, 은퇴 용병들이 주로 쓰는 방법도 기생촉수를 통한 정신 이식이었다. 기생 촉수로 해당 몸뚱이에 관한 모든 정보를 흡수한 다음에 공백과 다를 바 없는 육체에 해당 정보에 맞춰 신호를 입력하는 식으로 이식이 이뤄졌다.


 그런 기생촉수를 이용하는 방식이 사타구니와 항문을 통해 신경계 침투를 하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이게 좀 엄한 경우도 있다보니 목 뒤쪽 내지는 아예 두피를 뚫고 직접 뇌에 침투하는 경우도 한창 개발 중이었다.

 다만 이런 경우엔 기생촉수가 외부에 노출되는 정도가 심하다고 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사타구니쪽으로 접근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시술할 때 쓰는 기생촉수들도 거진 사타구니쪽에 삽입하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크흑?"

 그렇게 기생촉수가 신경계에 접속하거든, 해당 개체의 정보를 빨아들이는 동시에 생명 활동을 정지시키는 기능을 동시에 했다. 전시 상황에선 기생 촉수가 긴급 탈출해야 될 때가 있으니 마취를 신경쓰지 않는다지만, 이런 상황에선 마취부터 한 다음에 생명 활동이 정지되게 마련이었다.

 근데 아무래도 순서가 좀 꼬인 것인지, 그녀는 극심한 통증을 잠깐이나마 느끼며 표정을 찌푸렸다. 그런 다음에야 마취약이 들었는데, 그 시점엔 이미 그녀의 의식은 기생촉수로 옮겨진 상태였다.


 용병 노릇을 하거들랑 꽤나 많이 거치는 과정이었기에 그녀는 이게 익숙했지만, 아무래도 이 과정에서 동반되는 극심한 통증은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숨통을 끊어놓는 것이니 고통스럽지 않거든 그게 더 이상한 노릇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적응이 안 됐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몸뚱이였던 것으로부터 정보가 얼마나 기생촉수에 전송됐는지 확인했는데, 이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은 10초가 채 안 됐다. 전시 상황에서 쓰는 건 아예 1초 내외로 상황 파악하고서 기생촉수가 장착자의 의식을 뽑아서 탈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여유로웠다.


 '뽀옥!'

 그렇게 기생촉수가 탈출하고나거든, 이내 기생촉수가 머물고 있던 육신의 반응도 그토록 많이 봤는데도 좀처럼 적응이 안 되는 광경이었다. 뭔가 같은 몸뚱이인가 싶을 정도로 반응이 다채롭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까도 싶었다.

 이번 몸뚱이 같은 경우엔 의자에 앉은 자세인 까닭인지, 몸을 옆으로 눕힌 상태로 애액인지 소변인지 모를 것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여튼 군용 클론이라면서 임신중절 조치는 취해놨으면서 정작 성감대 같은 건 뭐 저리 예민하게 해놓았는가 싶을 정도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거든 섹스 못 해서 죽은 시체가 애액이라고 실컷 쏟아내는 광경인데, 그 연유를 안다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좆 같은 면이 없잖아 있는 게 사실이었다. 뭔 적에게 겁탈당할 때 이렇게 하는 게 생존율이 좋네 어쩌네-

 암만 용병 사업 자체가 전쟁과 엮여있고, 전쟁 자체가 지랄이 풍년일 때 벌어지는 일이라지만 그런 데 투입되는 몸뚱이라고 지랄이 이렇게 그득그득 쌓여있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젠 이런 몸뚱이완 안녕이었다.


 '섹스 못 해서 뒈진 시체랑은 이제 영원히 안녕이다! 난 이제 시민권자야! 시민권자라구!'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새로운 육신으로 몸뚱이를 옮겼다. 기생촉수인 상태에서 육신에 기어들어가야 하는데, 이건 그리 어려울 것 없었다. 땅바닥을 좀 많이 기어다니는 느낌이지만 어쨌든 해당 대상의 사타구니까지 기어가서 접속하면 그 다음은 알아서 하니까.

 자랑스러운 시민권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이런 식으로 시민권자가 된 경우들이 자기 몸뚱이였던 걸 대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기 몸뚱이였던 것이니 전장에서 박살난 것이라 해도 자기 것으로 판단된 것은 용병 노릇하면서 배당된 크레딧/마일리지를 소모해서라도 보존해두는 것이다. 변태 같다면 변태 같은 것이지만, 혹시나 남아있을 정보를 추후에 캐낸단 관점에서 보거든 일리있는 행위다.

 또는 지금처럼 자기 몸뚱이였던 것에 염증을 느끼고서 버려두는 경우인데, 그녀처럼 전부 다 버리는 경우는 그만큼 고된 일에 휩쓸린 경우가 많단 얘기이기도 했다. 그걸 약하다고 할 순 없을 테다. 앞으로 살아갈 날을 보람있게 살겠다고 그런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런 와중에 버려지는 '시체'들은 정말로 시체라고 하기엔 애매한 것들이다.


 "기능 정지된 육신을 회수하는 것도 쉽지 않군요."

 "어쩌겠어. 이게 그래도 값이 꽤 나가는 건데 말이지."

 은행 통장도 잔고를 비웠다고 돈을 전부 다 비운 게 아닌 것처럼, 육신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기생촉수로 의식을 옮기고 있을 정도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본 원칙은 '유물론'이다. 오로지 물질이 전부다.

 기생촉수가 의식을 옮긴다고 여기는 것도 실상 물질 배열을 양자역학 단계에서 정밀하게 조작하는 것이다.

 특정 육신의 기억 체계라고 할 수 있는 걸 허공에 붙잡아둘 정도는 되니깐 할 수 있는 짓이고, 지식 주입이라고 백지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게 하는 정도는 되니깐 할 수 있는 짓이다.


 당연히 저 시체라고 하는 것도 이젠 시민권자 님이 된 누구의 바람과 달리 여전히 본인인 상태다. 복제 인간이라고 하기엔 아무래도 이상하지만, 이건 결국 인문학적으론 상대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다만, 시민권자와 클론 사이의 격차를 생각하면 두 사람 중에서 어느 쪽이 살아남고, 어느 쪽이 처분될지에 대해선 불 보듯 뻔하단 게 차이점이다.


 그나마 그녀의 몸뚱이였던 것은 테인 그룹이 직영하는 용병단이 운영하던 것인지라, 그녀가 버렸더라도 차곡차곡 모아서 데이터를 형성한 다음에 그녀의 변덕에 대비해서 보관을 해둘 참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무슨 일이 벌어졌을진 상상하기 나름이었다.

 애초에 클론이 시민권자가 될 수 없다고 여기는 부류도 상당한데, 그런 부류가 운영하는 용병단에서 벌어질 일이야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플 정도로 뻔했다. 은퇴란 게 제대로 이뤄질까 의심스럽고, 시민권자라며 세상에 나온 경우도 정말로 거기서 일했던 용병인지 의심스럽다.

 물론 앞서 설명한 대로, 테인 그룹 직영 용병단이라고 해서 정말로 전장에서 구르고 험한 꼴 못볼 꼴 다 본 그 용병이 시민권자가 되는 건가 의문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전시 동원한다면서 대량 폐기하는 것보단 이게 훨씬 낫긴 합니다."

 "아서라, 그러다 재수없이 전시 동원 점검에 또 끌려갈라."

 그 말에 두 사람 모두 질렸단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렇게 시민권자가 된 용병들 몸뚱이를 수거하는 것이야 본인들 선택한 것을 수습한다는 느낌이었지, 그건 그냥 학살자 체험이었으니까. 한 번이라도 겪어봤거든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 적성이 맞아서 그런 일만 골라서 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그런 경우는 보통 보거든 동기들에 비해서 마일리지 상태가 메롱인 경우가 대다수다. 테인 그룹도 그런 놈들을 그리 신용하지 않는단 소리다.

 그런 잡담을 나누는 와중에 남겨진 시신은 시체 수레에 옮겨져 다음 구역으로 향했다. 시체라곤 하지만 표정이 고통스럽다기보단 뿅 가버린 표정을 지으며 사타구니에 홍수를 일으킨 게 시체라기보단 꽐라에 더 가까웠다.

 어찌 보면 그녀들이 그렇게 죽어나가는 진짜 이유는 이런 작업을 하는 이들을 위한 배려 때문에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정도로 그녀들의 모양새는 한결 같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거든, 수레에 싣고 가는 게 이상해서 그렇지 인사불성이 된 여자들을 싣고 가는 것처럼 보이는 광경이었다.



 0.

 "좋아, 징그러운 것들이 잘도 옹기종기 모여있군, 그래."

 한편, 누군가의 입에서 그저 악덕기업 얘기하는 것마냥 얘기되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니나 다를까 실재보다 더 잔인했다. 용병으로서 수고를 마치고 시민권을 지급받을 마음에 들떠서 기생촉수에 기꺼이 자신의 의식을 옮긴 이들이 좁은 케이지에서 바글거리고 있었다.

 그걸 용병단장 노릇을 하던 자가 씨익 웃으며 쳐다본 다음에, 화로에 불이 올라온 걸 봤다.


 기생촉수란 놈들이 독한 것들은 아주 독하다지만, 이런 용도로 쓰는 기생촉수들은 의식을 저장하고 운송하는 기능을 제외하면 벌레와 그리 다를 바 없는 것들이었다. 설령 지독한 놈들이더라도 불에 집어넣어서 처리하거들랑 뒷탈을 비교적 덜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위험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니 불에 집어넣고 칸을 막아두는 뚜껑도 달아놓은 그런 물건이다. 화로의 마개를 연 다음에 케이지를 그대로 집어넣거들랑 비명조차 제대로 못 지르고 용병 노릇을 했던 클론들의 처리는 완료된다.

 이걸 불법이라고 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용병 업무를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사고사를 당한 것이다. 전사자 취급하거들랑 그만이었고, 이게 마냥 나쁘게 여겨지는 판은 아니었다. 결국 시민권자의 수를 통제하고 싶어하는 게 테인 그룹이었다.

 그렇지만 테인 그룹이 직영하는 용병단에서 이런 일을 벌일 순 없지만, 용병 수요가 많다보니 그처럼 궃은 일을 맡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게 마음이 아주 편하다곤 말 못 하지만, 테인 그룹을 위해서 필요한 일인 것도 있고, 테인 그룹이 클론을 갈아댄 게 하루이틀도 아니었다.


 매체에서 벌레들이 뒈질 때마다 끼에엑 대는 소리조차 없이 그렇게 기생촉수들이 처분됐다. 그들의 노고로 인한 수익과 산물은 결국 살아남은 이들이 전부 챙기게 될 터였다. 그녀들이 세상을 위해 이룩한 봉사를 살아남은 이들이 감사히 챙기면 되는 그런 일이다.



 "군용 강화 시술을 제거합니다."

 한편, 남아있는 시신들도 이런 식으로 기생촉수가 처분당한 경우엔 같이 처분되어야 옳지만 이대로 소각해버리기엔 수요가 꽤나 있는 상품이었다. 물론 소모가 되어야 한단 전제가 있지만, 어찌 됐든 유용한 상품이었다.

 특히 그녀들이 용병 노릇을 하면서 원한이 생긴 곳에선 그녀들에 대한 수요가 생긴 처지였는데, 거진 그녀들에 대한 원한으로 인해 생겨난 수요였다. 그녀들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의 유족들이 그녀들을 능욕하고 살해하여 복수하려고 칼을 갈다보니 테인 그룹은 이조차도 상품으로 여겼다.


 유족들 입장에선 테인 그룹에 대한 원망이 깊긴 해도, 그들이 저지른 과오를 자기네 구성원들에게 직접 복수할 기회를 준단 이유로 해소하려고 드는 것을 결국 수락하곤 했다. 어떤 행성에서 분쟁이 끝났다고 하는 건, 테인 그룹에 대놓고 반항하는 세력들은 죄다 일소됐단 소리니까.

 용병 노릇하던 당사자를 제외하면 모두에게 그나마 이로운 결과였기에 결국 성사되는 거래였다. 그렇게 거래가 성립되며 계약이 이뤄지거든, 해당 용병에게 원한이 생긴 구성원을 정보를 분석한 다음에 배송해주는 게 원칙이다.


 여기에 킥으로 그녀들을 능욕하는 데 필요한 용품들을 테인 그룹이 추가로 그들을 상대로 판매하는데, 가장 인기가 좋은 건 능욕살해 세트였다.


 "해당 개체의 힘줄을 자르고 강화됐던 조치들을 돌려놨다곤 하나 전투 기술마저 사라지진 않았기에 배송될 때엔 수면 상태로 배송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이들을 강제로 각성시키는 약물을 제공하지만, 도중에 기절하거나 죽어버리거든 다시 소생만 시키는 약물을 곁들일 수 있습니다."

 용병 개체 하나마다 감당해야 될 원한이 한둘이 아닌 까닭에, 원하지 않더라도 이런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구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어쨌든 이런 거래를 하고 있는 이상에야 그들은 테인 그룹으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다보니, 이런 데 쓰는 돈을 아끼진 않았다.



 "허윽?"

 그렇게 시민권자 내지는 테인 그룹 직할 용병대로 이적할 생각에 부풀었던 이들은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들이 죽여댔던 괴물들에게 강간당하고 있는 상태로 정신을 차렸다. 그에 저항하려고 기를 써봐도 얼굴쪽만 말을 들었는데, 어지간한 힘줄은 전부 잘려나간 까닭이었다.

 힘줄을 자르고 도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피부는 봉합해놓은 것이다.

 "크학! 하윽!"

 '퍼억!'

 "…….'

 당연히 이건 기본적으로 '복수'인 까닭에 섹스가 아니라 폭행일 수밖에 없었다. 성폭행으로 능욕하는 건 물론이고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상대를 아예 짓이겨놓고 죽이려고 드는 행위였기에 조금만 마음에 안 드는 게 있거든 바로 주먹이 날아들었다.

 그에 대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때리면 맞고, 박으면 박히고, 그 와중에 학습이 되어서 침묵하다가 참을 수 없어 신음소리를 내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면 또 반복하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 끝내 그녀의 숨통이 끊어지거나 반응이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 년아, 아직 안 끝났어."

 그럴 때 쓰는 것이 바로 '능욕살해 세트'에 포함된 자극제였다. 전시 상황이나 소생 시술에도 자주 쓰이는 약물인데, 투입하거든 당장 죽을 부상이나 통증을 이겨내면서 전투를 수행하거나 생명 연장이 이뤄지는 그런 약물의 일종이었다.

 다만 전시에 쓰는 것과 달리 지금은 오랫동안 능욕당하는 게 포인트인 까닭에 약의 지속시간은 길고, 효과는 옅게 조정된 것에 가까웠다. 약물 성분은 유사한데, 나노봇이 작동하는 방식이 달라서 용도가 달라진 것이다.


 "커헉? 커헉?"

 그렇게 또 의식을 차리거든 둔감하고 익숙해졌던 신경도 다시 되살아나면서 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도 한층 더 격렬한 고통에 거진 울음을 터뜨렸지만, 그런다고 마음이 약해질 상대가 아니었다.

 이미 그녀들의 손에 가족 구성원이나 아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테인 그룹의 사죄와 함께 이룩한 보상이자, 복수의 시간이었다.


 그녀들의 울음은 복수의 순간에 달콤함을 더해줄 요소에 불과했고, 이런 와중에 살아남는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

 설령 살아남더라도, 테인 그룹이 해당 클론을 회수한 다음에 살처분을 하게 마련이었다.


 그렇게 악행이 악행으로 세탁되며 모두가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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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클론물이지만, 요전에 올렸던 글에 비하면 소설 느낌이 확실히 있는 글이 나온 것 같다. 모처럼 고어 챈에도 올려도 될 만한 글이 나온 것 같다. 이전 글은 문학이 아니라 망상놀이에 집어넣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도 싶은 그런 글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 같다.


 이번 글은 두 편으로 나뉜 글이다. 아무래도 글 하나로 하기엔 통일성이 없는 글이다보니 이렇게 나눠야 옳을 것 같았다.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