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한 부류에 속하는 자들로 책을 출판하여 불멸의 명성을 얻고자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내게[나 우신에게-註] 굉장히 많이 신세 진 부류인데, 특히 순전 헛소리를 천연덕스럽게 종이 위에 그려 놓는 글쟁이들이 그러합니다.

이와 달리 오로지 소수의 학자들만이 알아들을 주장을 현학적으로 휘갈기며 페르시우스와 라엘리우스가[즉,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註] 이를 판단해 주기를 바라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이들 학자들은 오히려 행복하기보다 불쌍하게 여겨야 할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을 고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덧대고 바꾸고 치우고, 또다시 가져다 돌이키고 두들기고 친구들에게 보여 주고, 또 9년을 묻어 두지만 결코 스스로도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그나마 얻는 보잘것없는 보상은 칭찬 몇 마디, 그것도 몇몇 소수의 칭찬일 뿐인데도 이것을 얻기 위해 이들이 지새운 밤은 그 얼마며, 모든 것 가운데 가장 달콤한 잠을 설친 세월이 그 얼마며, 흘린 땀은 그 얼마며, 산고의 진통은 그 얼마입니까?

그러는 사이에 육신은 병들고 청춘은 찌들어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눈은 침침해지고, 쾌락은 멀리했건만 가난과 질투심에 시달리다 노년은 때이르게 찾아오니, 요절은 물론이고 그에 못지않은 것들이 이들에게 들이닥칩니다.


이 모든 불행 가운데 학자들은

'단 한 명일지라도 자신을 인정해 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93(번역은 김남우 역을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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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리 없는 대학원생의 형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