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술은 완성됐는데 인터페이스가 미흡함.


윈도우 가상현실 어플리케이션 실행하면 상호작용 하고 싶은 사물(= 다른 프로그램들) 뿌려놓고 사용 가능해서 창 여러개 띄워놓고 사용하는건 확실히 가능하고, 화질이나 이런것도 레이턴시같은것도 세팅 좀만 만지작하면 금방 사용에 지장 없는 수준으로 조절 가능


근데 몇가지 불편한점이 있어서 하루종일 쓰고 일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거같음. 제일 불편한점 세가지를 꼽자면


1. 밝은화면에서 refresh rate가 좀 떨어짐. 버그인지는 모르겠는데, 대부분 웹사이트가 기본으로 흰바탕 깔려있는데 흰바탕만 나오면 화면이 싸구려 형광등마냥 깜빡거리는게 눈에 보임. 배경 색 바꾸기로 어둡게 만들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한데 방문하는 웹사이트마다 일일히 설정 해주는게 은근히 번거로움. 브라우저 다크모드는 대부분 그냥 색반전만 하는거라 기본 배경이 검은 웹사이트가 밝게 변해서 하여튼 눈뽕 맞을 일이 너무 많음. 그리고 결정적으로, pdf 문서는 죄다 하얀 배경이라 전자책 읽을때 눈이 두배로 피곤함. 90Hz로 설정했는데도 이러는거 보니까 항 120Hz쯤 지원하는 차세대 기기쯤 가야 고쳐질 문제인듯하고 이건 아마 그냥 영상 전송 대역폭 문제가 아닐까 싶음.


2. 안경쟁이에 대한 배려가 좀 부족함. 안경을 낀채로 쓰면. 미간눌림 + 렌즈 스크래치 + 화면초점 빗나감 때문에 오래 쓰고있기 불편함. 고민끝에 전에 쓰던 안경 알 빼서 눈위에 반창고로 붙이고 하니까 좀 낫긴 한데 optical axis를 제대로 안맞추고 야매로 한거라 이렇게 하면 어지러움. 검색해보니까 도수 맞춰진 렌즈랑 전용 어댑터를 파는 회사들이 있다고 하니까 이 부분은 곧 해결될거같긴 함.


3. 가상공간내 UI가 매우 불편함. 너무 직관적인 움직임에 집착하는데 정작 그렇게 직관성이 좋은것도 아니고 조작 정확도가 바닥을 김. 작업용 창 여러개 세팅하는중에 모서리 정렬, 각도 변경하는데 너무 안돼서 여러번 빡쳤음. 차라리 solidworks나 fusion360같은 3D 설계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조작법을 그대로 포팅해서 쓰는게 훨씬 나았을거같음. 이부분은 UI 개발사가 자본 두둑한 대형 회사라 그냥 개인이 '이거 존나 불편한데 이렇게 바꿔서 팔면 안되나?' 하는식의 개선이 어려워서 그런듯함.


전자기학 기말 끝날때까지 게임 전부다 차단 걸어놔서 게임할때 어떤지는 아직 모르겠음. 쨋든 나랑 비슷한 목적으로 VR에 관심있었던 사람은 참고.


사족으로, VR기기 안에 있는 렌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찌그러진 원형의 줄이 직직 그어진것처럼 보이는데, 아마 작은 크기의 렌즈로 굴절률 유지하느라고 프레넬 렌즈를 쓴듯 함. 학부 2학년때 광학수업 들으면서 '이런것도 있음 ㅇㅇ' 하는 정도로만 알고 넘어갔던거라 실제로 사용되는거 보니까 신기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