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kiruya/41710341

※본 작품은 위 의뢰글에 따른 집필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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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역겨운 장면이 자주 나오므로, 무언가를 먹을 생각이 있다면 시청을 권장하지 않음.

※'매우' 역겨운 장면이 자주 나오므로, 무언가를 먹을 생각이 있다면 시청을 권장하지 않음.

※'매우' 역겨운 장면이 자주 나오므로, 무언가를 먹을 생각이 있다면 시청을 권장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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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루짱~식사 시간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

따뜻한 식사.

하지만, 캬루에게는 이 말이 한층 다르게 다가온다.


바로...고통의 시간이다.










작고 어두침침한 방.

싸늘한 돌벽이 사방을 두르고, 바닥에는 누더기라고도 부르지 못할 천 한 조각만이 있었다.

그 방의 유일한 출입구인 육중한 철문이 서서히 열리고, 페코린느가 활짝 웃으며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그 쟁반에는, 캬루의 식사거리가 들어있었다.


"오늘도 맛있게 냠냠! 하자구요?"

웃으며 캬루의 앞에 쟁반을 내려놓는 페코린느.

"자아자아, 얼른 드세요!"

의자를 가져와 앉으며, 페코린느는 캬루를 내려다보았다.


캬루에게는 식탁도, 의자도 없다.

그렇다고 앉아서 먹을 수도 없다.

개처럼 네 발로 엎드려 먹어야 걷어차이지 않을 수 있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수도 물을 그대로 퍼 온 듯한 악취가 풍기는 사발이었다.

역겨운 냄새에 코를 찡그리며, 캬루는 구토가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삼키고 사발을 들어올렸다.

"ㅈ...잘 먹겠습니다...."

꿀꺽 꿀꺽 꿀꺽

조용한 방에는 캬루가 수프....비슷한 무언가를 마시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맛은 물론 형용할 수 없이 끔찍하지만, 그것은 마치 진흙같이 질척했다.

진짜 진흙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보다 더한 것일지도.

수프 속의 건더기같이 느껴지는 무언가는...상상조차 하기 싫은 역겨운 촉감을 내었다.

사발을 비우고, 캬루는 울렁이는 속을 간신히 참아냈다.

"끄륵...웁...으읍...꿀꺽.....하아....하아...."

페코린느는 싱글벙글하며 캬루가 다음 음식으로 손을 뻗는 것을 바라보았다.


살아움직이는 털뭉치들.

그것은, 송충이 더미였다.

캬루는 거친 털이 부슬부슬한 그 역겨운 몸뚱이에 손을 가져다 대며 필사적으로 구토를 참아내었다.

입 안에 남은 수프의 여운도 여운이지만...이제는 그런 걸 걱정할 때가 아니다.


손에 들려올려지자, 열심히 몸부림치는 통통한 송충이.

캬루는 눈을 질끈 감고, 그것들을 한입에 털어넣었다.

파바박!

씹자마자 터지는 연녹색 체액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꿈틀대는 송충이들은 거친 털을 사정없이 움직였고, 캬루는 그것들을 참아내며 몰아치는 쓴맛의 폭풍에서 살아남으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였다.


"페엣!....케겍....우웨에에엑!! 우엑!! 컬록콜록..우에에에엑.!!!"


미처 참아내지 못하고 토해버리는 캬루를, 페코리느는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캬루짱."

흠칫.

단 한 마디에, 캬루는 얼음장마냥 굳어버렸다.

그리고 이내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

"죄죄죄죄송합니다....제발......"

엎드려 도게자하며 용서를 비는 캬루의 머리를, 페코린느는 구둣발로 바닥에 처박았다.

"방을 더럽히지 말라고 이야기했잖아요? 어서 깨끗이 치우세요."

자신의 구토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캬루에게, 페코리느는 자비심을 베풀었다.

그 한 마디에, 캬루는 얼른 일어나 혓바닥으로 자신의 토사물을 핥아 먹었다.

벌레 찌꺼기와 아까 먹은 건더기...

소화되지 못한 진흙들과 바퀴벌레 조각들...

캬루는 그것들을 열심히, 애써 핥아먹었다.


목은 타는 듯 쓰라리고 미각세포는 죽여달라고 애원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목이 달아난다.

자신의 목에 그인 절취선을, 캬루는 잊지 않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바닥에 흩어졌던 역겨운 토사물들을 애써 다시 입에 집어넣은 캬루는 세 번째 음식으로 손을 뻗었다.

거미집 뭉치였다.

거미줄은 물론이고, 거미와 벌레 알, 붙잡힌 나방 등의 날파리들과 낙엽 같은 부산물들까지.

수많은 거미집들을 한데 엮어 마치 커다란 솜사탕처럼 보이게 만든 그것을 캬루는 한 조각 떼어 입에 넣었다.

끈적함이 입 안에 맴돌고, 이내 입 안에서 느껴지는 이물감들. 그것을 애써 씹으니 터져나오는 형용할 수 없는 역겨운 맛.

하지만 캬루는 꾸역꾸역 먹었다.

두 번째로 토하면, 자비를 기대할 수 없기에.

"으급....읍....끕...."

입 안의 마지막 거미줄들을 애써 넘기며, 캬루는 마지막 접시로 손을 뻗었다.


마지막 음식은 으깬 바퀴벌레였다.

다행히도, 익숙한 음식이었다.

지난 세 음식들과 비교해서 맛과 식감 모두 한결 나아져, 캬루는 편안한 표정으로 씹어 심켰다.

다리나 날개 조각이 이빨 사이에 낀다는 것을 제외하면, 나름 괜찮을 정도이다.


캬루가 쟁반 위의 접시를 다 비운 것을 확인하자, 페코린느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역시 캬루짱이 잘 먹는 모습은 보기가 좋다니까요~내일은 새 음식을 가지고 또 올게요!"

"네...감사합니다....잘먹었..습니다....."


문이 다시 닫히고, 캬루는 구토를 애써 참았다.

이거라도 배에 채우지 않으면 굶어 죽어버리기에.

"우급....읍...끄르릅..."

하루 단 한끼. 그리고 그것마저도 캬루에게는 끔찍한 식사 시간이다.


아쉽게도, 그녀는 남은 생애 동안 다른 음식을 먹을 기회 같은것은 주어지지 않을 듯 하다.




식사 맛있게 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