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부 11장 후반부 나오는데 그 전에 한 번 고찰해보려고 써 봄.

개인적으로 미소라가 유우키 납치하는 에피소드 나와줬으면 해서 말이야.

2부도 슬슬 막바지에 들어서는데 그토록 띄워준 트윙클 위시와 유이가 아무런 활약도, 인상도 전혀 남기지를 못 해서 참 답답해.

우선 유이와 트윙클 위시의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지적할 수 있어.


1. 조합이 부실하다.

2부 초반에 이미 캬루가 한 번 언급했는데 트윙클 위시의 평가는 착해도 저렇게 착한 애들이 있을 수가 있나?

이거 였어.

정말로 착하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것이 없는 무개성 집단이라는 거지.

하지만 음식점을 생각해 보자.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은 다음에 단 게 땡기니까 서비스로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주잖아?

그것처럼 개성이 옅어도 그걸 돋보이게 해주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단 말이야.

나카요시부도 최대의 개성 길드라고는 하지만 개개인으로 떨어뜨려 봤을 때는 다소 심심할 수도 있는 걸 길드 원들의 케미로 채우잖아.


한 마디로 말해 트윙클 위시는 조합이 너무 나빠.

미식전처럼 바보짓하는 페코린느를 상식적으로 보이는 콧코로가 동조하고 부추기면 캬루가 황당해하면서 고통받고 태클을 거는 게 주가 되는데 트윙클 위시는 우리끼리 으쌰으쌰 말고는 없어.

오히려 다른 길드 멤버랑 있을 때가 더 빛나고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았다고.

우물쭈물하고 갈팡질팡하는 유이를 밀어주기 위해 마코토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그 소극적인 카스미도 나서서 유우키에게 한 입 줄게를 

시전하니 유이도 이에 질세라 한 입 줄게에 동참하면서 짝사랑 케미가 두드러지고


귀신의 집 도와달라는 부탁에 자기를 그토록 따르던 후배가 자기가 신경 쓰는 남자한테 앵겨서 커플 연출하고 자기는 귀신 취급만 하니까

질투심에 못 이겨서 망치러 나온 레이는 후배에게 통수 맞고 질투심을 자각하는 도도한 선배라는 개성을 얻을 수 있었어.


어디를 어떻게 봐도 트윙클 위시는 서로 뭉칠만한 조합이 못 돼.

루나의 탑 스토리가 반증하지.


2.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유이의 감정선.


이게 현 메인 스토리가 가지는 최대의 문제점이라고 봐.

좋든 싫든 2부는 유이와 트윙클 위시가 메인인데, 그 메인이 되는 유이와 트윙클이 정말 노잼이야.

아니, 노잼이라는 한 마디로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야.


유이가 사건의 중심이고 유저들이 유이에게 공감해줘야 하는데 유이에게 정말 공감해줄 요소가 하나도 없어.


1부의 히로인과 사건들을 살펴 보자.




1부는 히로인들, 그리고 유우키를 엮으면서 찬찬히 시간을 들여 히로인들과 유우키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유우키와 히로인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유저들에게 설득력있게 제시했고 유저들은 이에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유우키의 소중한 관계=미식전이라는 공식을 머릿속에 박았어.

그야말로 당신과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프리코네의 캐치프라이즈에 정말 적합했지.


거기다 1부 주요사건과 히로인들을 엮으면서 여기에 박차를 가했어.



1부의 큰 줄기는 센리 마나의 폭거와 이에 항거하는 주인공 일행들의 구도고, 페코는 부당하게 자기 자리를 뺏겼으니 대립하는 게 당연하고, 캬루는 그런 센리 마나의 부하로써 오갈 데 없는 자신을 거둬 준 마나와 마음까지 따뜻하게 동료로 받아준 미식전 사이에서 갈등하고 번민하고 괴로워하며 결국에는 미식전의 동료가 되기로 결심함으로써 스토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활약하는 지 보여주면서 

주역들로써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보여줌으로써 프리코네의 간판 히로인들로 자리 잡았지.


자, 이제 2부에 들어섰어.

여러 문제가 겹쳐졌지만 아무튼 2부는 트윙클도 주역이야.

그러면 트윙클도 활약해야겠지?

그런데 트윙클이 활약한 게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지...


1부에서 미식전을 위해 시간과 공을 들여 찬찬히 관계와 구도를 만들어 나간 거에 비해서 트윙클은 너무 조잡해.

활약도 뜬끔 없고 감정선도 이해가 안 돼.


제일 눈에 띄는 게 너희들도 알다시피 유이의 문제야.


난 솔직히 스토리에서 유이가 불쌍하다 느껴지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나에게 유이를 불쌍히 여기라고 주입시키는 느낌 밖에 못 받았어.

아무리 봐도 얘가 왜 이래? 하는 정도 밖에 없다고.


유이의 소원으로 인해 모두가 불행해졌다?

애초에 센리 마나가 헛짓거리 하는 바람에 모든 원인을 제공했는데 굳이 유이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저렇게 까지 절망하고 좌절할 이유도 없다고.

그리고 유우키를 떠올리면서 계속해서 유우키와 유이는 각별한 관계임을 강조하지만 이미 1부에서 유우키의 히로인들=미식전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힌 상태에서 유이가 페코린느 급의 유우키의 히로인이라고 주장해봤자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고.


페코린느처럼 스토리에서 활약 했어? 

캬루처럼 갈등과 번민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이겨내기를 했어?

콧코로처럼 24시간 붙어다니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임을 보여줬어?


셋 다 아니야.

짝사랑이라는 개성도 프리코네 히로인들 전부가 가지고 있고 나름의 이벤트로 서로 다른 관계를 보여줬는데 유이는 매번 짝사랑이라고 보여주기만 하고 자기 혼자 폭주해서 자기 혼자 일을 그르쳐.


유저들이 보기에는 혼자 뭐 하는 거야? 이 정도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푸시란 푸시는 다 받는데 하는 것도 없고 일은 스스로 다 망치는데 이런 캐릭터에 공감해 줄 유저가 어디 있겠냐고?


유저들이 이입해 줄만한 요소는 없고 푸시는 많이 받고... 불쌍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아무런 영향도 주질 않아.

공감해 주지를 못 하니 유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짜증만 낸다고.



의도한 바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이게 지금 유이와 미소라의 상하 관계를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봐.


미소라가 분명히 더할 나위 없는 쓰레기 악당이지만 그래도 실장을 바라는 목소리와 좋다는 소리, 나처럼 어떤 식으로든 유우키와 엮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인간들까지...


아무런 활약도 없고 공감해줄 여지도 없으면서 푸시만 받는 병풍 보다는 악마같은 매력으로 사람을 휘어잡는 미소라가 훨신 좋다는 거지.

유이를 내려다보는 미소라가 여러모로 더 인기가 있다는 걸 보여줘서 씁쓸하기도 해.


당장 라이벌 구도만 봐도 란파-콧코로가 얼마나 케미가 좋은 지 말 안 해도 알 거야.

모성 깊은 어른 여성이라는 강력한 개성과 저돌적인 대시로 유우키를 채가려는 란파에게 그토록 얌전했던 콧코로가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건 정말 신선하고 응원해주고 싶게 만들어. 콧코로가 유우키 쟁탈전에서 꼭 좀 이겼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에


란파-콧코로 만큼 많이 엮이는 유이-에리스, 미소라에서 유이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컸는 지를 보면 암담하지.

에리스, 미소라 줘팼으면 좋다는 다소 폭력적인 글을 제외하면 딱히 유이를 응원하는 목소리는 못 봤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지 뭐...



세 줄 요약.


1. 유이는 노잼 무개성이 아니라 이입하고 공감해줄 만한 요소가 없다.

2. 쓰레기 악역인 미소라가 더 인기가 많은 것이 이를 반증

3. 미식전처럼 스토리 내에서 유우키의 소중한 사람과 길드라는 걸 유이와 트윙클은 1도 어필 못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