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오로라


숲을 지키는 자의 캠프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히 밤이 되어있었다.



디안나:우리들의 기지는 숲의 남쪽, 제법 안쪽에 있지.

디안나:하지만, 북쪽의 신 무르만스크항으로 향한다면, 이쪽의 임시캠프 쪽이 편리할거다.

디안나:오늘 밤은 여기서 머물도록 해. 불편한 점이 있다면 미안하군.

디안나:...맞아. 잠시만 기다려주겠나.

디안나는 텐트의 안으로 들어가, 뭔가의 준비를 시작했다.



리:솔직히 말해서... 지금 상황에 머리가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루시아:...저도요.

리브:정말... 이런 경험은 좀처럼 겪을 수 없는 것이에요.

리:애초에 저런 류의 구조체는 그저 소문일 뿐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만...

루시아:소문...?

리:아마도, 그녀들은 '이인형(異人形)' 구조체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구조체 기술 중에서도 얼마 볼 수 없는 부류죠.

리브:구조체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의식을 갖고있는데, 비인간형 신체를 사용하면 사고모델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리:음-- 간단히 말하자면, 의식의 안정성을 대가로 강대한 전투력을 손에 넣는 것이 되겠군요.

리:어쨌든 불안정하므로, 개조 후 인격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공중정원에서는 금지되어있는 방법이죠.



디안나:그레이레이븐, 불을 지펴놨다.

리:이건...?

디안나:특산물인 솔방울차다. 그리고...

디안나:숲을 지키는 자 특제 과일 케이크지.

리브:감사합니다...와아, 맛있어보여요!

리:(지휘관에게 약을 먼저 먹인게 정답이었어...)

루시아:그러고보니, 리더는 어디로 간건가요?

디안나:로제타는 야간정찰을 하러 갔다. 최근 숲에서 침식체들이 늘어나고 있거든.

디안나:실제로 좋지 않은 상황이지.

리:위도가 올라감에 따라 퍼니싱의 농도는 낮아질 텐데요. 이곳처럼 고위도의 지역에선, 침식체의 숫자도 비교적 많지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루시아:당신들이 지키고 있는 것은 이 숲 뿐입니까?

루시아:좀 전에는 저희들이 항구에 가려는 것을 저지하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가 있는 건가요?

디안나:아니, 그냥... 전통이야...

루시아:전통?

디안나:......



리브:모두들!! 저기 봐요!!!


어색한 분위기가 흥분한 리브의 목소리에 덮어졌다.



리브:이쁘다...!

루시아:하늘하늘거리는게... 리본 같네요.


리브가 가리킨 방향에는 미려한 자연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모두가 입을 다물고 넓은 하늘을 바라봤다.

평소에 지식을 피로하는 경향이 많은 리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조용히 음료를 삼키고 있었다.


루시아:지구에... 얼마나 잔혹한 싸움이 있더라도...

루시아:산이나 강, 그리고 하늘은... 어느 하나 변하지 않네요.

리브:지구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에요...

리:그렇기에 돌려받아야 하죠.

리브:네....


디안나는 흔들리는 불길너머로 그레이레이븐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레이레이븐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게 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주 잠깐의 평온이라도 그것은 너무나도 사치스러운 시간이었다.





???:......아.....!!!

루시아:...무슨소리죠?

각자 손에서 컵을 놓았다. 디안나도 경계하며 창을 강하게 붙잡았다.

디안나:인간의 신호... 북쪽에서 오고 있어...

디안나:그리고 침식체의 신호가!

???:사.....살ㄹ.....ㅈ....!!!

디안나:이 목소리는....!!

디안나:이반!?

디안나는 양다리를 올려 곧장 숲 안쪽을 향해 달려갔다.

리브:지휘관...

(지휘관:쫒아가보자)

리브:네!



이반을 찾는 과정은 파밍구역에 나옵니다

이반구조작전 - https://arca.live/b/punigray/19286744




지평선이 서서히 밝아지고 있었다.

숲의 안쪽 깊숙한 곳, 절벽의 위에 서있는 로제타는 긴 시간 동안 청회색의 해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로제타:그래... 드레이크...

로제타:.....

로제타:그치만 나는 이제... 결단을 내렸어.

로제타:이번 재해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신무르만스크항의 운명...

로제타:부디... 내 선택을 이해해 주길 바래...

로제타:.....

로제타:어째서... 드레이크... 줄곧 날 이해해 줬잖아...

로제타:왜... 그렇게까지...


로제타는 분한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나스티아:리더!

로제타:......

등 뒤에 기척을 눈치챈 로제타는 평소의 냉정한 얼굴로 돌아왔다.



???:로, 로제누나-!!

로제타:이반?


이반이라 불린 소년이 눈을 헤치며 흐느적흐느적 로제타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디안나:어젯밤... 또 혼자서 숲을 넘어 우리를 찾아온 모양이야.

나스티아:우리가 바로 눈치챈대다 그레이레이븐이 도와줘서 아무 일도 없었지, 하마터면 침식체의 먹이가 될 뻔 했다구요!

리브:이반이 당신에게 직접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는 모양이에요.

나스티아:리더랑 만나고 싶었던 것 뿐 아냐?

이반:아, 아냐!

이반:로제누나, 나...

로제타:...왜?

이반:드레이크 말인데, 또 항구로 넘어왔어...

로제타:그거라면, 목숨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었어.

로제타:벌써 알고있으니까.

이반:하지만... 이번엔 평소랑 다른 것 같단 말이야! 항구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일어나서...

로제타:....

이반:최근에 침식체들도 갑자기 늘어나니까, 어른들이 겁에 질려있어.

이반:어제 항구 선원이 드레이크를 발견하고... 또 항구를 넘어올 거라는걸 알자마자 모두 화를 내서....

이반:나, 혹시나 무슨일 있으면 어쩌나해서...

로제타:....알았어.

로제타는 몸을 젖혔다.

로제타:내 등에 타.

이반:으, 응...

이반은 수치심에 조금 주저하다가도, 곧이어 각오를 굳히고 로제타의 등에 올라탔다.

로제타:그레이레이븐, 신무르만스크로 가는 길은 내가 앞장 서지.

로제타:무리하지 말고 내 흔적을 따라 오면 돼.

로제타:숲을 지키는 자들은 그대로 대기하라, 절대로 항구에 접근하지 말도록.



(전투 돌입)


루시아:리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죠?

리브:방위단말의 가동이 정지되서, 방위커맨드가 소실된 것 같아요.

리브:커맨드없이는 아무런 도움도 안되요.

루시아:방위시스템이 무효화되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군요.



(방위 단말 기동 후)


리브:지휘관! 해냈어요! 방위로봇이 전투에 복귀했습니다.

리브:하지만 주의해주세요! 방위로봇은 살상력이 강한 무기를 갖고 있지만 장갑은 믿을 것이 못되니까요.

리:저 시민은 우리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 같군요.

루시아:신경쓰지 마세요. 작전대로 진행하며 방위로봇을 지킵니다.




(전투 후)


???:얌마! 너희들!!

???:하지마!! 하지말라고!!

컨테이너 옆에서 포경포*를 든 남자가 나타났다.

어부:외부인이 멋대로 들어와서 설치고 말이야, 베짱 한번 두둑한 놈들이구만?

루시아:공중정원집행부대 그레이레이븐입니다. 저는 대장인 루시아라고 합니다.

어부:칫, 뭐 그딴......공중정원?

리브:...네

어부:좋아, 선장회의에서 지시는 와있어. 물자교환전에 공중정원놈들 지나가게 하라고.

어부:뭐.... 공중정원같은 의지박약한 놈들이 뭘 하러 왔는진 모르겠다만?

어부:이쪽 사정에 쓸데없이 발 들이면 죽을 줄 알아. 알았으면 따라와!

리브:의, 의지박약...?

루시아:....

어부:자자 이 부두에서 얌전히 기다려!

어부:얼른 니들 하늘길로 올라가서 두 번 다시 내려오지 말라고!

리:......

어부:에라이 샹... 또또 시끄러워졌구만. 잠깐 갔다올건데, 쓸데없는 짓은 절대로 하지마라.




그렇게 멀지 않은 다른 부두에서 사람 군집이 모여있다.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루시아:저건... 로제타...?


로제타의 거구는 군중 안에서도 꽤 눈에 띄었다. 한편, 이반의 모습은 인파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뱃사람:또 어차피 기계뿔고래때메 온 거지?

뱃사람:저 거지같은 뿔고래가 나타날 때마다 항구가 좆같이 되는 거 모르냐?

뱃사람:숲을 지키는 자.....이 규칙을 깨고 추방당한 새끼들이...!

뱃사람:규칙을 깨고 깬 끝에 다시 돌아왔나 했더니, 이번엔 뿔고래따위를 감싸고 자빠지셨어.

뱃사람:너의 그...


로제타는 손 안의 스피어를 바라봤다.


뱃사람:그래...

뱃사람:그건 원래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한 창이지.

뱃사람:항구가 죄다 침식체 때문에 이만저만도 아닌 상황인데...

뱃사람:뿔고래 편이나 되서 민폐나 끼치고 앉았고 말이야. 너희들 숲을 지키는 자를 믿었던 내가 병신이지...

로제타:.....



이반:아저씨들은 하나도 모르고 있어! 로제누나는 매번 드레이크가 날뛰지 않게하려고, 달래려고 오는거란말이야! 침식체도 다 헤치워 주고!

이반:쭈욱, 쭈욱. 몇 년동안이나 약속을 깨지도 않고 있는데! 아저씨들에게 바보취급을 당하던 말든, 숲을 지키는 자는 열심히 숲을 지켜주고 있다고!!

이반:어른들이 보지도 않은 것뿐이잖아!

뱃사람:이 꼬맹이, 또 숲에 갔다온거야...?!

이반:로제누나, 이번에도 침식체들을 물리쳐주는거지? 그치?

로제타:....

뱃사람:말귀 못 알아먹는 꼬맹아, 맨날 얘기하잖냐.

뱃사람:우리들 북극항로연합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단의식과 고향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뱃사람:퍼니싱이 폭발한 날부터, 우리들은 줄곧 자력으로 고향을 지켜왔어. 배신은 결코 용서하지 않아.

뱃사람:배신자는 신용할 수가 없다고! 퍼니싱에 침식당한 고철들이랑 똑같아!

리:흥... 귀가 따가울 정도로 자기 할말만 하는 군.


로제타는 무엇하나 반박하지 않았다. 먼지만큼의 동요도 보이지 않고, 같은 자세 그대로 서 있을 뿐이었다.


어부:당신, 이제 알았잖아? 냉큼 숲으로 돌아가라고.


항구사람들이 로제타에게 무기를 향했다.


사람들:그래! 숲으로 꺼져!

루시아:지휘관... 어떻게 할까요... 끼어들어야 하나요?

(지휘관:끼어들자/조금만 더 상황을 지켜보자)

루시아:...알겠습니다.




그 때였다. 항구 부근의 해면이 갑자기 물결치며...

거대한 기계뿔고래가 튀어나오더니, 해면을 쎄게 때려눕히듯 다시 물 속으로 돌아갔다. 그로 인해 말려들어가듯 생겨난 파도가, 항구에 정박한 배를 크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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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전망(眺望, 조망)




알파:역시...

알파:저 아이는 인간에게 알리려 하고 있어...

알파:아니, 그것 뿐만이 아니야...

알파:인간을... 구하려고까지 하고 있어...

알파:.....

알파:이런 규모의 침식체격류를....




(전투 돌입)


???:-----■----■■--

알파:강한 의지야... 나쁘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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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잡이를 하기 위하여 작살을 내쏘는 포.


5장은 딱 저거 뿐이라서 같이 묶어놨읍니다.

이반이 얼마나 어린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일러스트상으로 보면 10살 전후 정도가 아닐까 싶어서 원문보다 좀 더 어리게 의역하긴 했음.

아저씨들 말투도 원문이 깡패같은 느낌이 많이들길래 원래 없던 욕설도 넣어놈.


의역 있음, 오역 지적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