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통음: 구조될 때까지 거기에서 기다리세요.

폭발음, 감염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각종 소리가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저린 팔뚝은 총을 들이대며 지옥에서 기어오르는 악마처럼 달려드는 감염체에 저항하고 있다.

다시 한 번, 혼자 전쟁터에 나갔다.

계통음: 관제탑은 임무인 H24-65를 증원하며 지원 대상은 (name)이다. 역내에서 감염체 신호가 고속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주의하여 피하십시오.

다만 이번에 지원 대상이 자신으로 바뀌었다.

전쟁터에는 이런 상황이 적지 않고, 자신도 이것에 대해 약간의 피로를 느낀다.

계통음: 구조인원은 6분 뒤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 돌격매 반즈, 구조 지점에 이미 도착했다.

뒤편에서 들려오는 것은 어울리다 보니 익숙해진 목소리였다. 기세등등하게 고개를 돌려 보니 반즈가 바로 통신기에 대고 말하고있었다.

반즈: 그레이레이븐과 연락할 수 있어?

>응, 그들은 지금 합류하는 도중이야.

반즈: 위로 올라가자.

>이번에도 가는 길이 순탄할까?

반즈: 아니, 조금도 길이 순탄하지 않을꺼야.

반즈가 다시 손에 총을 쥐어 주었는데, 그는 말투에서 졸음이 온데간데없이 이쪽을 향해 말하면서 담벼락을 붙이고 건물 높은 곳으로 걸어갔다.

반즈: 지난번에 내가 야근할 수 있었던 일은....아주 오래전에.....오래전.....

반즈앞에서 한바탕 찬바람을 쐬었는데, 바람 속에 먼 곳의 파도가 침울하고 차갑게 뒤섞여 있었으며, 그 불순물들이 그의 시야를 좁혔고, 평상시에 크게 개의치 않던 세부 사항들이 시야에서 기하학적 모양으로 확대되었다.

공기 중에 타오르는 금빛 먼지가 떠다니고 반즈의 눈매가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번뜩였으며, 그는 속눈썹조차 움직이지 않고있는데, 온몸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그것은 완벽하고 정밀한 조물처럼 보였다.

총은 반즈의 열쇠인 것 같았는데, 그가 총을 들었을 때, 확실히 달라졌다. 그가 메스를 들고 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었다.

반즈: 35.

'탕'하는 총성이 울리자, 새소리가 날개가 부딪치는 사이에 뒤섞여 귓가에 닿았다.

그 총알은 백록이 교차하는 표적지를 뚫고 에덴의 훈련지를 통과하여 저격수와 감염체의 사이의 경계를 뛰어넘은 후, 마지막으로 표적이 된 기계용 뇌에 명중하여 공기 중에 한 바퀴, 또 한 바퀴
의 물방울을 일으킨다.

반즈: 36.

반즈: ......37. 해결되었어.

하늘 위의 마지막 감염체도 날카로운 냄새와 전술권총 특유의 총소리에 쓰러져 평온을 되찾았다.

단말기를 노려보니 안전 범위 내에서 마지막으로 깜박거리던 감염체 신호원도 꺼졌다.

>하아.

순간 일말의 안도감이 느껴졌다. 본래 자기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흔했던 과업이 지금은 반즈의 존재로 인해 더 이상 흔치 않은 것처럼 변한 것 같았다.

오후의 바람은 전쟁의 냄새를 동반하여 부드럽게 불어오는데, 사방에서 전해오는 그 더러운 초연과 사방이 어지러운 소리를 모두 날려보냈다.

반즈: 움직이지 마, 너의 팔을 처리해야 해.

전투 중에 부러진 철근에 팔이 찔렸다. 팔이 이렇게 반복되는 부상은 확실히 자신을 좀 견딜 수 없게 한다.

반즈가 가볍게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자신은 자연스레 뒤로 기대어 작업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는 그러한 마력이 있는데, 아마도 의사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마력이 하여금 참지 못하고 긴장을 풀게 하여 약한 상처에 아무런 관심도 없어지게 하는 것 같았다.

반즈가 치료할 때는 완전히 다른 상태로 들어갔다. 그가 총을 들고 있을 때의 집중과 매우 비슷하지만 또 약간은 다르다.

그의 냉정한 표정과 침착한 동작을 통해 마치 그 속에서 깊은 바다와 같은 그의 과거를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반즈: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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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말하는거야?

감염체가 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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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 내가 죽인 횟수가 아니야. 이건....내가 남을 보호하는데 성공한 횟수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네.

반즈: 감정은 항상 이성적인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반즈: 내가 그렇게 많이 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서적 방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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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해해.

이런일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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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 확실히......

반즈가 의료 장비들을 되돌려 놓으면서 즉시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니 눈을 감고 입 안의 말이 잠꼬대처럼 변했다.

반즈: 하지만
이번에는....별로.....같지는...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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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졸린거야?

전쟁터에서 잠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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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 격리지역 내 감염체를 깨끗이 제거.....

반즈: …구조 도착 12분 전....

>반즈 너는 좋은 의사인거같아.

반즈: .....인간의 운명을 위해 싸우는 것은 흥미가 없어.

>그래.

반즈: 나는 단지 .....치료가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알겠어.

________

그 다음 말은 듣지 못한 채 완전히 기체휴면 상태에 빠졌다.

반즈: ........

확실히 이미 잠이 들었고, 침을 삼키며 힘껏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두드려도 끄떡없었다.

그의 눈꺼풀이 점점 감기는 것을 보고, 그가 이때도 결국 노발대발하며 잠을 청할 줄 알았던 것 같았지만, 마음속에는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자신도 참지 못하고 거친 벽면에 기대어 누적된 신경이 점점 느슨해졌다.

아마 마취약 때문일 수도 있고, 반즈라는 말이 너무 설득력이 있는거 같았다. 안정감과 곤혹스러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마.....이것은.....반즈에겐 처음이겠지....

>완전히 자기 앞에서 잠든건....

주위의 바람소리는 멈출 줄 몰랐지만, 이 순간에는 매우 평온함을 느꼈다.

시야가 먼저 희뿌옇게 흐려졌다가, 그 빛이 점차 물건의 형상을 그린다.

어렴풋이 여기가 자신의 숙소임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조금만 옆으로 돌리자, 바로 옆 침대에서 알록달록한 위로 선물과 과일 바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카무이: 어, 대장! 지휘관이 깬거같아!

곧 귀청을 찢을 듯한 말소리가 이어졌고, 한없이 커진 얼굴 한 장에 모든 시야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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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카무이.

반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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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이: 안녕, 지휘관!

>반즈는?

카무이: 매우 송구스럽지만, 불행히도 반즈 선생은 이전의 임무 중에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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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난 믿기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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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던 선물더미에서 갑자기 한 손이 나와 사과 하나를 카무이한테 던졌다.

반즈: 내 헛소문을 퍼뜨리지 마.

카무이: 우와! 시체가 움직인다!

카무이가 갑자기 솟구치더니 매우 유연한 자세로 그 사과를 받아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근데 모두들 왜 내 방에 있는거야?

카무이: 결국엔 루시아가 너희 둘이 엎드려서 푹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거든! 헤헤.

>.......

카무이: 덕분에 나와 대장이 지휘관을 찾아올 수 있었지.

카무이: 하지만 반즈가 다른 사람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이 말을 하면 왜 반즈가 내 침대 위에 있는 거야.

카무이: 반즈가 지휘관 침대가 편하다고 하거든, 나도 한번 누워 볼래!

반즈: …우와,카무이,나한테서 내려와…

크롬: 아마 그레이레이븐 소대가 곧 돌아올 것이니 그레이레이븐 지휘관을 좀 정중하게 대해줘.

반즈: 분명히 카무이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모두 괜찮았으니까 나가, 카무이.

크롬: 지휘관님, 정말 죄송합니다. 적어도 반즈는 원래 이렇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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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힘내.

나도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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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 …지휘관의 방이었으니…

카무이: 누른다!

반즈: .....그만하면 안될까.

보아하니 또 잠들 것 같은 반즈가 근본적으로 반항하는 것 같았고, 언제나 담담하던 얼굴도 신비한 장갑형 기체에 밀려 변형되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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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류의 운명을 위해 싸우는 것에 관심이 없어.'

'응'

'나는 단지....치료가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알겠어.'

'하지만 인류의 운명을 위해 싸우는, 치료가 몇 안 되는 사람.'

'넌 다 잘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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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 스토리는 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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