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

아... 정말, 정말 마음에 들 거야.


같은 시각, 세계 정부 임무 계획 센터.



이곳에서는 잡음은 나지 않지만, 속삭이는 대화와 키보드 타이핑 소리가 잇따라 오가고, 

참모진과 하사관들이 터미널과 전자 지도, 연습 시뮬레이터 사이를 오갔다.


이곳에는 수많은 기밀, 정보, 분석 보고서, 정보부의 추측이 쇄도하는 곳이다.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여 바빌로니아의 집행 부대 및 보존지역 담당자들을 위한 작전지시 및 파견 세부사항이 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대장

임무 지시사항... 기밀 단계.... XX001A... 케로베루스 소대... 할당이라....


참모 장교

케로베루스 소대?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대장

케로베루스 소대의 임무 배치는 일반적으로, 총사령관님(니콜라)께서 내부에서 직접 배치하시고 명령을 하실 텐데.

오늘은 무슨 이유인지는... 솔직히 나도 모르겠네.


참모 장교

그렇습니까... 하지만 소대의 최근 임무는 전부 지워졌고,

임무 상태는 "특별한 상황으로 인해 모두 인계"라는데, 이건 무슨 상황인 겁니까...?


대장

우린 물어선 안되는 것들은 묻지 않는다. 나도 케로베루스 소대의 원격 링크 실험에 대한 구성 말고는 모르네.

하지만 이번에는 사령관님을 우회해서 우리가 직접 배치를 하게 됐네.


대장

그러니깐, 우리를 통해 전달되는 만큼 그게 우리 임무라는 걸세, 케로베루스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보내줘.


참모 장교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참모 장교가 곧바로 단말기의 키보드를 두드리자 손가락이 키보드 위로 날아갔고,

홀로그램 화면에 검색 항목이 빠르게 정리됐다.



참모 장교

케로베루스 소대, 상태 : 본부에서 대기 중.


대장

우선순위가 높은 전방 기지의 배포를 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참모 장교

알겠습니다.


대장

좋아, 오늘 가장 쉬운 부분은 끝났군.


참모 장교

쉬운 부분 말입니까?


대장이 팔에서 "기밀 등급 : 오메가-7"이라고 적힌 검은 폴더를 꺼냈다.


대장

극비 배치 담당관과 군수장교 두 명을 불러주게 그리고 현장의 집행 부대 지휘관도 불러주고.



명령은 신속히 내려졌고, 잠시 후, 대장과 참모진들이 각양각색의 제복을 입을 사람들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장

배치 담당관, 자네의 임무는 인력과 물자를 분배 순서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하면 되네,

지금 참석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 다음 내용을 몰랐으면 하네.


배치 담당관

알겠습니다.


군수 장교, 자네들은 "훈련에 필요한" 정찰 장비와 비살상무기를 군수 파이프라인으로 운반할 방법을 찾아보게,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집행 부대가 알려줄 걸세,


현장 지휘관

대장님, 먼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어떤 임무입니까?


대장

생물학적 신호를 추적하는 거네, 조건이 만족한다면 특정 좌표를 산출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보장하지,

저항을 주의하되, 가능한 한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말아주게.


대장은 제자리에서 지휘관을 향해 검은 폴더를 손으로 흔들었다.



현장 지휘관

이 생물학적 신호는.... 누굽니까?


대장

....(플레이어), 바빌로니아 집행 부대 소속, 까마귀 소대 지휘관일세.


현장 지휘관

임무 배치 내용은 뭡니까...


대장

지휘관, 자세한 내용은 직접 확인하게.


대장은 손을 들어, 폴더를 현장 지휘관 품에 안겼다.



바빌로니아, 중앙 광장.


이날은 케로베루스 소대가 스트라크 호크 부대의 지원 임무에서 후퇴해 대기하는 첫날이었다.


대장인, 베라는 오전에 임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2시간 동안 호출되었다.

최근에, 하루 종일 휴게실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추며, 케로베루스 소대의 책임을 묻게 된 녹티는,

무기와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신이 났다.


베라

21호, 10분 후에 작전실 집합이야.


21호는 작전 실로 가는 길을 혼자 걷고 있었다.


21호

....


오늘의 바빌로니아 인공 햇빛은 매우 따뜻했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가 햇빛에 떠돌며 회전했다. 21호는 흙 속의 개미, 줄기, 동물의 털 등 많은 것들을 관찰했다.

하지만 21호가 태양 아래서 먼지를 처음 발견한 것은 이때였다.


21호가 손을 들자, 살짝 눈부신 햇빛이 손끝을 스쳐 지나갔다. 

잡지는 못했지만 온도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이런 신기한 경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태양, 먼지, 새.... 그리고 인간들.



몇몇 사람들이 그녀의 뒤를 걸었다, 마치 검은 기압 장치의 검은 구름처럼 떠다녔다, 그래서 눈부신 햇볕을 쬐었다.


동물적인 예리함이 21호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녀는 분명히 인간의 숨 냄새를 맡았지만, 그것은 그녀가 맡았던 다른 인간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인간이 사용하는 특별한 향기가 나는 세정제, 음식 냄새, 이런 것들이 그녀를 편안하게 해주는 인간의 숨결이다.


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그녀는 약 냄새, 쇠사슬 냄새, 총에서 나는 기름 냄새도 맡았다. 

냄새가 너무 익숙해 21호의 연구소를 연상케 했다. 그녀가 머물렀던 그 장소,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알려지지 않은 어둠을 의미한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를 걷자, 바람막이를 입은 인간이, 21호의 시선을 느낀 듯 눈을 치켜들었다.


21호는 인간의 눈을 피하지 않고 응시했다, 위협은 이 인간이 아니라 옆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로부터 왔다.


그들은 그들의 몸을 옥죄였고, 21호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들고 다니는 서류 가방이 무기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는,

재빨리 힐끗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 익숙한 느낌 받은 그녀는, 기억 자료에서 '크로노'라는 단어가 나왔다.



그녀는 몇 달 전 마지막 임무를 떠올렸다. 그 후로, "크로노"의 냄새가 그녀의 의식 속에 남게 되었다.


이 인간은 자신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이 인간이 이 위협의 원인일까?


동물적 감각이 거의 없어진, 21호는 의식의 바다에서 신속하게 많은 판단을 내렸고,

수많은 의문들을 근거로, 직감은 이러한 판단을 뒤집었다.


그 남자는 그저 조용히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21호

....


단순히 경계심 때문이었고, 경계심 때문에 굳었던 21호의 몸은 조금씩 풀어졌다.


어떠한 위험이 있더라도, 저 인간들에게선 두려울게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가 통제 불능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여기는 더 이상 연구소도 아니었고, 크로노도 아닌 바빌로니아다,

21호의 숨통을 조이던 갑작스러운 위험과 앞길을 막는 것은 없었다.


베라

21호, 멍하니 뭐 해?



21호는 그만 쳐다보았다, 그녀의 몸에 안도감이 다시 돌아왔다.


21호

알았어.


21호는 통신채널에 대답했다. 알 수 없는 상황에 몸은 경각심을 갖고 있지만, 잠시 겪었던 공황과 몽롱함은 사라진다.


앞에 뭐가 있든.... 21호는, 절대로 도망치지 않는다. 그녀는 정면으로 맞설 것이다.


21호

21호, 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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