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punigray/40351077

2편

https://arca.live/b/punigray/40398483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눈앞의 풍경은 이미 쏜살같이 뒤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풍압과 추진체의 굉음이 동시에 머리속으로....

의식은 거의 고속 운동과 함께 녹아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유일하게 깨어있는 생각은─'손을 놓으면 안 된다'

지휘관: 이거 정말로 죽을꺼 같은데!

귓가에 선선한 바람소리가 잦아들고, 공중정원 모의 중력이 다시 느껴지면서 두 발이 땅에 닿았다.

불과 몇 분밖에 안 됐지만, 마치 파오스의 과체중 지구력 훈련장으로 돌아가 한참을 단련한 기분이라고 생각했다.

로제타: 보아하니 그녀들이 당분간은 지휘관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당신은 괜찮나요?

지휘관: 응, 난 괜찮아

로제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안전하게 땅에 떨어졌고, 동시에 이쪽의 몸도 그녀에 의해 부축되어 겨우 자리를 잡았다.

지휘관: 로제타는 괜찮아?

로제타: 네, 바로 앞에 그레이레이븐 소대의 휴게실이 있습니다. 지금 모두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안 늦었기를....

로제타는 잠시 머뭇거렸고, 살며시 손을 때면서, 다시 어깨에 있는 추진체를 폈다.

지휘관: 로제타는 같이 안가?

로제타: 저는...세리카양을 안내하러 갈테니까, 당신을 위해 시간을 좀 더 벌겠습니다.

도대체 그레이레이븐 휴게실에서 뭘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 온거 같은데─하지만 로제타는 자신도 모르게 '모두'에서 제외하는거 같아보인다.

로제타는 약간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까마귀 휴게실 문을 바라보았다.

로제타: 저는 오늘까지 궁중정원 관리자로서 서있는건데, 당신들 곁에 제가 나타났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 일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오늘은, 당신과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랄뿐입니다.

지휘관: 로제타 너도 '모두' 의 일원이야

로제타는 약간 놀란 것 같았지만 곧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장비 보급 주머니에서 상당히 정교한 색상자를 꺼냈다.

지휘관: 이거....나한테?

로제타: 방금 나는 이 선물을 나의 감사함 대신 줄려고 망설이고 있었는데, 결국은 네가 나를 위해서....수림자를 위해 한 일에 비해서 말할 것도 못 되지만....

로제타는 눈을 감고 서로의 이마를 받쳤다─전에도 봤지만, 이것은 수림인들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방식이다.

로제타: '고마움'이라는 감정은 선물의 무게로 따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로제타: 다시 한 번 말할께, 고마워, 지휘관…

로제타가 다시 눈을 뜨고 자신 있게 머리를 들자 무지개빛 날개가 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로제타: 네 말이 맞아, 나는 모두의 일원이야, 난 모두의 곁에 가야해, 하지만 지금은...

로제타: 루시아한테 나는 잠시 다녀올테니 기다려 달라고 전해줘.

말을 마친 뒤 추진체가 돌풍을 일으키며 빠르게 복도 너머로 날아갔다.

로제타가 벌어들인 시간만큼의 궁금증과 기대를 안으면서.....그레이레이븐 휴게실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