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인 거 감안하고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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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ㄸ......뚜......뚜......뚜......
의식의 흐름이 떨어지는 은하수처럼 내 안으로 조금씩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언제였던가.
서울의 어느 지하철 역에서 5급 괴수종과 싸웠을 때, 나는 처음으로 죽었다. 물론 불살의 왕 특전 덕에 살았지만, 그때의 기분이 지금과 매우 흡사하다고 느껴졌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병상에 누워있었다.
한편 반대쪽 창문 커튼 사이로 갈라지며 들어오는 햇빛은 나의 코를 간지럽혔다.
허리를 일으키려는 찰나,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잡아당기는 착각이 들었다.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가 병상에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잠시만.
......문 밖으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깨어......고?”
“말......안돼! 언니가......마나 세게 쳤......!”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소리를 들어보아 여러 명. 그것이 빠른 걸음이라 여러 명으로 느껴지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들뜬 느낌과 급박한 느낌이 공존하는 소리였다.
작은 방의 침대에 묶여 있는 상황에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린다면,
내가 알고 있는 한 강인하고 덩치 큰 사내라도 심장이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윽고, 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젖혀졌다. 나는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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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을 확인한 순간, 나는 돌이키기 싫은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느꼈던 괴리감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자신의 부모를 본다면 이런 기분일까.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둘이 얘기 좀 하실래요?”
“그......그래! 우리는 눈치 있게 빠지는 걸로......”
당장이라도 급하게 나가는 저 둘 또한 붙잡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내 안의 본능은 이 눈 앞의 존재와 이야기 하라고 시키고 있었다.
“......오랜만ㅇ”
“너 미쳤어?”
“......?”
그녀가 조금씩 다가온다. 손에 무언가를 터질 듯 쥐고 있었다.
......이런 젠장.
“아니 잠시만......야......야! 지금 뭐하는 거야!”
“손 저리 안 치워?”
그 순간, 내가 일행들 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일행들을 구하고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돌아갔을 때, 그들에게 맞아 기절했던 건 <스타스트림>이 멸망하기 전에도 일어났었던 일이니까.
“아니 야! 대화는 해 봐야 할 거 아냐!”
“......대화?”
“그래! 다짜고짜 나를 기절시키면 어떡하게? 다음에 깨어나면 그때는 죽일 거야?”
그녀의 손이 잠시 멈칫하는 듯 싶더니, 힘이 풀리면서 스르르 내려왔다.
그녀는 들고 있던 물건을 놓쳤고, 그것이 바닥과 부딫히며 난 소리가 우리 사이의 대화를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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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이 질문을 던질 자격이 있는 걸까.
그들에게 나는 다시 한 번 상상할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그럼에도 그들은 다시 한 번 나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설령 그것이 그들을 위한 일이었다고 해도,
상처를 주는 행동이 누군가를 위한 일이었다고 포장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그토록 증오했던 성좌가 되어서 다른 화신들을 관조했을 때에도,
‘가장 오래된 꿈’이 되어 수많은 세계선을 탄생케 했을 때도 생기지 않았던 배덕감이 내 마음의 저울을 계속해서 기울였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면,
내가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꿈’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조각나는 것이고,
그들이 나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 또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럼에 나는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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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영. 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줘. 전부 다. 하나도 남김없이.”
***
그래 울어라.
김독자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심으로 공감하고, 또 슬퍼하고 있었다.
한수영은 생각했다.
나 또한 정말 힘들었다고.
너를 정말 보고 싶었다고.
내색은 안해도 너가 돌아온 게 정말 행복하다고.
이렇게 여느 때처럼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지금 눈앞의 사람은 어째 슬퍼하느라 정신이 없는 듯 보였다.
“야...... 너 괜찮은 거 맞지?”
“......”
“그만 울고 나 봐. 이제 다 끝났다고.”
다 끝났다.
[당신의 ■■는 ‘영원’입니다.]
‘가장 오래된 꿈’으로 지냈던 해가 몇 인지 셀 수도 없다.
하지만, 내가 아바타로 나뉜 후 지하철에서 이 문장을 처음 본 그 순간과 그 감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눈 앞의 이 존재는,
[당신의 ■■는 ‘종장’입니다.]
내 아바타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을 지금 나에게도 주고 있다.
저 우주에는 돌아오지 못할 1퍼센트도 되지 않는 티끌의 내가 존재하겠지만,
그들이 있어야 지금의 나도 존재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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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돌아오고 깨어나자마자 뒤통수를 후렸다고?”
“그래. 용케도 알아챘네.”
용케도라니.
대체 얼마나 세게 맞은 것인가 처음으로 깨어났을 때의 기억은 없다.
하지만 내 뒤통수의 욱신거리는 통증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설명해 주고 있었다.
“조금 더 쉴래? 일행들 불러줘?”
“아니야. 일단 이것 좀 풀어 줘......”
그제서야 한수영은 김독자가 병상에 묶여있다는 것을 알아챈 듯 했다.
“아, 그러네. 미안하다.”
그녀가 내 바로 곁에서 매듭을 풀고 있었다.
항상 그랬듯이, 그녀의 곁에선 향긋한 레몬 냄새가 은은히 풍겼고,
찰랑거리는 검은색의 단발이 내 어깨를 계속해서 건드렸다.
그 느낌에 자극이 되듯 내 윗입술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달싹거렸다.
그 순간.
“수영아.”
나는 목표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어?”
그녀의 얼굴이 가깝다.
동시에 그녀는 무척이나 놀란 표정이었다.
아마도 전에는 내가 너를 이렇게 부른 적이 없었겠지.
“지금 뭐라했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알아주길 바랐다.
“참...... 나 이런 분위기에 못 있는 거 알지? 뭐야 또?”
“......”
내 진지한 표정을 보자, 한수영도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것인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눈을 주욱 폈다.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사실 별건 없어. 그냥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야.”
한수영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순간 희미한 경멸이 일기도 했고, 어떤 욕구가 해소된 것 같기도 했다.
“뭐야...... 싱거운 자식.”
안타깝게도 그녀에게 아쉬운 감정을 숨기는 재능은 없는 듯 했다.
한수영은 등을 돌리며 말했다.
“됐고. 조금 더 쉬었다가 내려오...”
“진심으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수영아. 정말이야.”
총알은 날아갔다.
“......”
그녀가 나를 향해 다시 돌아섰을 때에는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있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이 벌어졌다 닫혔다.
나도 한수영의 감정을 듣고 싶었다.
그녀가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게 나는 온화한 미소를 띄며 한수영을 지그시 바라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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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기억해? 카이제닉스 제도에서 내가 50년 동안 너를 기다렸지.”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는가.
그때의 한수영에게도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
그러나, 후에 들려온 말은 뜻밖이었다.
“그때가 마지막이었음 했지. 하지만, 너는 또 나를 오랫동안 기다리게 만들었어. 이번에는 그냥도 아니야. 너를 위해서 장편 소설 하나를 써야했다고.”
젠장. 한수영의 말을 들으니 식었던 마음의 한 구석에서 다시 죄책감이 끓어오른다.
“정말 힘들었어. 이렇게 말한다고 너가 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겠지.”
당연하다.
한수영에게는 내가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정이 있고,
“하...... 나는 이런 오글거리는 얘기 오래 못해. 하지만 김독자.”
나에게는 한수영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정이 있다.
“내 소설의 유일한 독자가 되어주어서. 또 그걸로 다시 우리한테 돌아와서!”
한수영이 지난 시간 동안 쌓아두었던 나를 향한 감정을 모두 쏟아내고 있었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야. 고마워, 김독자. 진심이야.”
“......”
“나는 너가 이 말을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 내 안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허물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를 몇 번이나 이들을 위해 희생하게 만든 그 무언가가,
단 한 사람의 진심을 담은 말에 조금씩 녹고 있었다.
“그니까 또 질질 짜지 말라고.”
그래.
조금씩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딘가 막힌듯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
“......김독자. 너 진짜 힘들겠다?”
“......?”
“이제 나 한 명일 뿐이야. 이런 오글거리는 대화를 일행 모두하고 해야 한다고.”
그렇구나.
그 기분이 가리키는 방향은 그들이었구나.
그 막힌 기분조차 뚫을 방법을 찾았다.
따라서 내게는 오글거리는 감정 따위에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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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아, 밑으로 내려가자.”
***
한수영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김독자는 자신의 감정을 파악했다.
오래 전 분리된 이들이 다시 하나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
이 감정은 줄곧 자신을 괴롭혀 왔었다.
누군가가 느꼈기에 자신도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정은,
지금 김독자의 눈 앞에 실현된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김독자는 자신의 아바타와 멀어지는 일행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을 떠올렸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문 건너편에서 김독자가 보고팠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나 둘 들려오고 있었다.
그 목소리의 형태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문 앞에 멈춰 섰다.
「당분간 저는 여러분 곁을 떠날지도 모릅니다.」
김독자는 망설이며 문고리를 잡았다.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이 너머의 사람들이 내게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곁을 돌아보자, 한수영은 열어보라는 듯 내게 미소짓고 있었다.
「이유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행들이 그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든,
김독자는 이제 그들을 맞을 준비가 된 듯 하다.
삐걱거리며 열리는 문.
벌어진 문틈을 이용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었다.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동안.
일행들에게 몇 번이고 말해야 했지만, 단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문장이었다.
그 문장을 생각하며, 김독자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그게 언제든 저는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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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글이라 비문도 많고 미숙한 부분이 많이 있구만
진짜 정기적으로 올리는 사람들 존경한다
반응 좋으면 다른 것도 써볼게
되도록이면 콘 보다는 글로 많이 남겨줘....... 댓글이 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