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왜 인생은 항상 나쁜 일이 있을 때 나쁜 일을 겹쳐 주는 걸까?
김독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담배 한 대를 물고 회사를 빠져나왔다.
*
오전부터 한명오 부장에게 한 소리 듣고 맞이한 점심시간은 오늘도 우울했다.
같이 인턴으로 들어온 유상아는 정사원이 된다며 자랑했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유중혁은 사이코패스란 말이 돌았다.
그때 내 여자친구, 한수영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김독자, 우리 그만하자."
"수영아...? 갑자기 왜?"
"너, 요즘 내가 전화할 때마다 바쁘다고 하는 거 알아?"
"아... 미안해. 근데 요즘 진짜 일이 많아졌어."
"그러면서 웹소설은 꼬박꼬박 보잖아. 나한텐 전화 한 통도 없고. 이제 됐어. 그만하자 그냥."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겼다.
넋이 나간 김독자는 그대로 회사로 들어가 화장실로 향했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 다시 일을 해야 했으니까.
*
퇴근이었다.
오늘은 잠깐 짬을 내서 고등학교 동창, 이현성과 술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 마침 내일은 토요일이기도 하니 일산까지 가서 술을 먹을 수 있었다.
김독자는 차를 끌고 일산으로 출발했다.
30분은 갔을까, 신호에 걸려 주위를 돌아본 김독자는 다시금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느꼈다.
한수영이 사는 동네였다.
우연히 마주치지는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하며 김독자는 울었다.
두 번 다신 볼 수가 없는, 좋아했던 그녀의 뒷모습이 김독자에게 환상을 만들었다.
잠 못 들던 밤 서로 전화하며 시간을 보내던,
비 내리던 밤 데이트하던 자신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
대학 시절 처음 만난 한수영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학과 주점에서 만난 그녀의 까만 안경, 그 밑에 화장 안 한 그녀의 눈은
김독자를 첫눈에 반하게 만들었다.
그날 밤, 집에서 한수영을 떠올리다 한 번 다시 보고 싶어서 잠에 들지 못했을 정도로
김독자는 한수영을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
*
이런저런 생각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도착해버린 일산에서
김독자는 이현성을 만났다.
이현성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잠들어버린 김독자는
다음 날, 멍하니 자신의 자췻방에서 일어났다.
아침에 깨웠는데도 안 일어나길래 그냥 자신이 운전해서 옮겨놨다는 이현성의 쪽지를 보고
김독자는 자연스레 일어나 이현성에게 고맙다고 연락을 남겨 두었다.
그리고 창밖을 보았다.
먹구름이 낀 듯 어두워진 하늘에선 소나기가 내렸다.
어제 남겨졌던 감정들이 소나기를 타고 다시 쓸려내려왔다.
돌아갈 수 없는 우리의 잠 못 들던 밤, 비 내리던 밤.
김독자는 다시는 헤어날 수 없을 추억을
조용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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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준의 <일산으로> 라는 노래 듣고 창작 마려워서 쓴 글. 문법 / 오타 / 문맥 지적은 언제나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