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독자의 사용무공:천마신공(天魔神功) ,백청신공(白靑神功) {키리오스},풍도공(風道功){바람의 길}]
[사용병기: 신념검(信念劍){부러지지 않은 신념 무협풍ver. 칼날받이가 없다고 생각하삼,키리오스에게 물려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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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와 유상아가 연애를 시작한지 2년째 되는 날이었다.
오늘도 평범히 야시장 시찰을 하는 도중이였다.
"아저씨,여기 무림만두 두개 주세요."
"여기 있수다! 아가씨,오랜만입니다!"
"독자씨,어서와요!"
2년이 지난 지금,김독자는 유상아의 무사로서 잘 알려져있었다.
그리고 그가 오른 팔을 잘 못쓴다는 것도.
"저는 탕후루 하나 주세요."
"제 거는요?"
"...두개 주세요."
2년전의 그라면 양손에 하나씩 탕후루를 들었을테지만 지금의 그는 왼손만을 썼다.
원래 천마신공-천살성(天殺星)은 원신(怨神)에게 육체를 헌납함으로서 한시적으로서 인외(人外)의 힘을얻는 것.백청신공을 섞음으로서 대가의 대부분을 피하긴 했으나.지난 2년동안 육체의 제어권 대신 치른 ‘오른팔,오른 눈 마비’는 그의 평소 습관을 바꾸기 충분했다.
“독자씨,아직도 잘 안되요?”
김독자는 재생된 오른손을 미숙하게 흔들며 말했다.
“무공을 사용할 때는 잘 움직이니까 괜찮고,젓가락잡기까지는 이제 할 수 있어요.걱정마세요.”
“그래도…”
유상아는 풀이 죽었다.무인이 평소에 팔을 못쓰니 생활은 커녕 수련도 제대로 못하니...
“아가씨,괜찮아요.봐요.이제 잘 움직인다니까요,경지가 올라가지 않는 건 제가 부족해서고요. 그런 표정 그만 지으세요.”
“네….”
“여기 탕후루 드세요.”
냠냠
탕후루를 먹자 유상아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맛있어요.”
“맛있죠.”
일생의 대부분을 육포만 먹던 김독자는 음식의 소중함을 잘 알았다.
그래서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독자씨,다 묻히면 어떡해요.”
“아.”
유상아는 자연스럽게 김독자의 입가에 묻은 설탕조각을 손가락으로 닦아먹었다.
그 모습을 본 탕후루 장수는 미심쩍은 듯 김독자에게 물었다.
"자네 진짜 호위무사 맞나?"
"그게 무슨?"
"아무리 봐도 애인 같아서."
"........."
김독자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14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김독자에게 매달리면서 물었다.
"오빠 진짜 상아언니 애인이에요?"
김독자는 아이를 떼어내고,조금 쭈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추었다.
"아니란다."
아이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이후 볼을 붉히며 말했다.
"그럼 저랑 혼인해주세요!"
"응?"
아이의 말에 근처에 있던 모두가 김독자를 바라보았다.
"애야,혼인상대는 신중하게 골라야 한단다,다시 한번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했어요!,오빠 저랑 혼인해주세요!"
거침 없는 아이의 말에 모두가 놀라했다,물론 유상아와 김독자를 제외하고.
김독자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웃으며 다시 한번 아이를 설득하려 했다
"....1년 동안 생각하고 다시오면..."
"2년전에 오빠 비무장에서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저랑 혼인해 주세요!"
"............."
'어떡하지?"
김독자가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하자 보다못해 유상아가 말했다.
"애야."
"네,상아 언니!"
"계례치르고 나서도 독자씨랑 혼인하고 싶으면 그때 다시오렴."
"치...그럼 너무 늦잖아요."
"안 늦을걸? 독자씨는 워낙 눈치가 없어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못 알아들어."
'아가씨,너무 직접적이신거 아닙니까!'
김독자는 속으로 피를 토하며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했다.
아이는 유상아에 언변에 포기하고는 부모한테 돌아갔다.
"김독자 자네 고백도 받고 좋겠구만!"
"물론 상대가 계례도 안치른 꼬마지만! 크하하!"
"그래도 1년 정도만 기다리면 되지않나!"
"...제발 그만해 주세요,전 정말 놀랐다고요."
아이가 돌아가자,상인들의 입담이 터지며 김독자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만."
물론 유상아의 얼음장 같은 한마디에 모두 멈출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독자씨,흥이 식었네요. 보석방 쪽으로 가요."
"네? 아직 닭국물을 안 샀..."
"그냥 돌아가는게 낫겠네요."
"생각해보니 보석방에 살 게 있네요.월급 모아둔 것도 있고!"
유상아는 싸늘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빨리 앞장서세요."
"네!"
'무서워라...'
보석방 근처,둘은 천천히 걷고 있었으나 분위기는 생사결을 벌이기 직전이었다.
김독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아가씨...이제 그만 화 푸시고 들어가시죠."
유상아는 뾰로퉁하고 차갑게 말했다.
"꼬마애 고백에 쩔쩔매는 애인이랑은 돌아가기 싫네요."
"그...그건 어쩔 수 없잖습니까,아이가 막무가내였기도 하고."
"그래서 기분은 좋으셔가지고 웃는 낯이였어요?"
"아니 그건 가짜웃음이신 거 아시면서."
"아니던데요?진짜 기뻐하시던데요?'
'왜 이리 심술을 부리는지 모르겠다.일단은... '
'상아야,미안해."
김독자는 유상아를 끌어안으며 사과했다.
"네가 왜 화났는지 모르겠어."
유상아는 김독자의 품 안에서 기뻐하면서도 화났는지 새침하게 말했다.
"저보다 더 먼저 고백했잖아요.결혼해달라고."
"아하.그런거였어?"
김독자는 유상아의 질투에 조금 웃을 수 밖에 없었다,그리고 이런 모습을 자신만 볼 수 있음을 감사했다.
"그런거라뇨! 저한테는 중요해요."
"너는 고백받아야지,이렇게."
"네?"
김독자가 유상아의 이마에 입을 아주 잠깐동안 맞추었다,유상아의 얼굴을 잡은 두 손은 떨렸지만.
"아우?!"
김독자는 보석방의 문을 열며 말했다.
"내가 여자로 보이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상아야."
"....반칙이에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유상아의 입꼬리는 올라가있었다.
"어서오세요~,어? 상아 아가씨?"
"오랜만이에요,도한씨."
"네,오랜만입니다."
'도한씨?누구지?난 본적 없는데.'
"독자씨,인사해요.어릴때 친했던 백도한이라고 해요!
"...안녕하십니까,아가씨의 호위무사인 김독자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보석방 세공사인 백도한이라고 합니다.상아씨에게 애기 많이 들었습니다."
'그 쪽 애기는 못들었습니다만.'
"아~그러시군요,혹시 무슨 사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냥 어릴때 친구입니다."
"그렇습니까..."
"일단 아가씨는 옥반지 찾으러 오셨죠?"
"네!"
"독자씨는 뭘 사러 오셨나요?"
'......그냥 온건데 뭘 사야하는 건가.’
김독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무언가를 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걸로 하겠습니다."
"검장식이요? 의외네요."
김독자가 고른 것은 푸른 구슬이 달린 검장식 이었다.
"부관님께서 의례에서라도 좀 꾸미고 다니라고 하셔서요."
"기다려 주세요,여분 구슬이랑,옥반지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백도한이 잠시 들어가자 김독자가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다니셨습니까?"
"그냥 이것저것이요.아침에 안 일어나서 방문을 부수고 들어가려 했다던가,등등...."
"......나중에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그냥 여러가지 얘기 했을 뿐이에요.뭘 그런거 가지고."
"두분 참 사이 좋네요?소문이 사실인가 보죠?"
""아니에요(아닙니다).""
백도한은 유상아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말했다.
"상아씨,저 친구 싫으시면 좋은 놈 소개해 드릴게요,물론 좋은 놈 중에는 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자식이.'
김독자는 백도한의 대사보다 반지를 끼워주는 행동이 아니꼬웠다.
'나도 못해봤는데.'
"글쎼요,도한이 너는 하도 오래봐서 남자로 안 느껴져서 말이지~"
"... 검장식하고 옥반지입니다.다음에 또오세요."
김독자는 보석방을 나가자 차가운 눈으로 백도한이 있을 자리를 째려보았다.
"다시는 안옵니다.이런 곳."
"독자씨,혹시 옥반지 끼워준거 때문에 삐졌어요?"
김독자는 유상아의 일침에 뜨끔했지만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아닙니다."
"독자씨 코는 아니라고 하는데요?"
"...그래,삐졌어.나도 못한걸 저 녀석이 하니까."
유상아는 활짝 웃으며 김독자에게 접근했다.
"음~어떡하죠?저도 입맞춤으로 위로해야하나요?"
김독자는 조금 얼굴을 붉히며 거절했다.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야."
"그런데 어떡하죠? 절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 않으셨으면 그때 이마가 아니라 입술에 해주셨어야죠."
김독자는 한참동안 가만히 있다가 나지막이 말했다
"......할게."
유상아는 김독자의 말을 들었음에도 딴청을 피웠다.
"네?"
'....역시 말보단 행동이 낫겠지.'
"상아야,잠깐만 가만히 있어줘."
"어? 잠깐만요.진짜로?"
"그럼 진짜겠지 가짜겠어?"
김독자는 환히 웃으면서도 손을 덜덜 떨렸다,유상아는 이를 눈치채고는 피식 웃었다.
"에휴,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못난 사람."
"미안..해 부끄러워서 잘 못하겠네."
"후,이런 점도 좋지만요,좀 대담해져 봐요."
"이마에 한 것도 노력한건데요...."
"어휴,답답해."
유상아의 답답함은 이해가 되지만 어찌하겠는가,첫사랑인걸,부끄러운걸.
하지만 김독자는 밑바닥에 있는 용기까지 긁어모아 유상아의 얼굴을 잡았다.
"상아야...싫으면 피해주라."
"...싫을리가 없잖아요."
툭
입맞춤치고는 정말이지 투박한 소리.
입맞춤이 끝나자 김독자는 황급히 떨어지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물론 아무도 없었지만.
"...원래 혀까지 넣어줘야 하는건데요."
유상아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그 표정은 김독자에게 음마처럼 보였지만.
"제발 그건...."
"후후...."
"하아~정말 부끄럽다고."
"원래 여자는 사랑한다고 직접 안 말해주면 몰라요."
"노력해볼게.그리고 슬슬 올라갈 시간이야.”
“피~ 좀 더 놀고 싶었는데.”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오늘은 평범한 날이었지만 특별한 일이 있는 일이다.
그건 바로…
“독자씨,슬슬 올라가죠.”
“네.”
“아,독자씨 때문에 오래 걸었으니까 올라갈 때 업어주셔야 되요?”
“이제 이류 무인인데 한 시진(2시간)정도 걸은 거로는…”
“그래서 안 업어줄거에요? 애인 부탁인데?”
“그건 명령 아니야?”
불평을 하면서도 김독자는 언덕을 올라갈 때 유상아를 업어주었다.
등 위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김독자는 제대로된 사고를 할 수가 없었다.
“어때요? 안 무거워요?”
“.........”
분명 자신의 그것이 김독자의 등에 닿고있는 것도,김독자가 그것 때문에 정신을 못차림을 알고 있음에도 유상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볼을 붉히며 부끄러워 하고 있었지만.
“가볍습니다.정말로요.”
“저랑만 있을 때에는 반말하기로 했잖아요?”
“그럼 좀 떨어져주라.”
“싫어요.”
꾸욱
유상아는 김독자와 몸을 더 밀착시키고 그녀의 입술로 그의 귀를 물었다.
“합.”
“!...상아야...제발…”
등 위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이 더 선명해졌다.
김독자의 귓가로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당신은 항상 도망칠 것 같아서 이렇게 하는 거에요.
알아요?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당신에게 벽 같은게 느껴진단 것을.”
“거의 다왔네.다 왔어!”
김독자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듯 급하게 유상아를 내려주고 주변 상점에서 무언가를 사왔다.그것은 풍등만들기 재료였다.
“상아야,빨리 만들어서 날려보자.응?”
“...당신은 성욕이란게 있긴 한건가요?”
“...뭐?”
방금전까지의 감촉과 갑작스러운 유상아의 공격에 김독자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김독자는 약간의 시간동안 뇌가 정지했다.
“...성욕이란게 있으니까 부끄러워하는게 아닐까.”
“됐어요.못난 사람.종이랑 촛불이나 줘요.”
“나도 만들어 보면 안돼?”
“당신이 어린애한테 쩔쩔매는 바람에 시간이 별로 없어요.”
“...네.”
유상아는 능숙하게 풍등을 만들고는 근처에 있던 등불에서 불을 가져와 풍등 안에 있는
촛불에 붙였다.
치익!
유상아가 풍등을 날리기가 무섭게 주변에서 다른 풍등들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수백의 풍등이 자신의 빛을 뽐내며 날아오르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독자씨,소원 적은 종이 붙여요.빨리!”
“그렇게 재촉 안해도 이미 붙였어.”
수백의 풍등이 하늘 높이,하늘에게 주인의 소원을 전해주려 올라가고 있었다.
김독자는 찬찬히,과거를 회상해보았다.때는 그가 마교에서 도망친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다.
“우와아...예쁘다.”
“엄마.빨리 오세요.시작됐어요!”
“자,풍등 축제 기념 반값으로 팝니다!”
여기저기서 행복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풍등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연인이나 가족,친구와 함께 행복하게 웃고있었다.
자신도,그랬으면 좋겠다고 조그맣게 생각하며 그는 작은 건물 지붕에 몰래 앉아 말라 비틀어진 육포를 뜯고있었다.
“그거 알아,원신? 저 풍등에는 가족을 보호해준다는 미신도 있대.저 풍등이 가족이라는 개념의 울타리가 되는거야.”
[.........]
그날따라 그를 지독하게 괴롭히던 원신(怨神)의 말은 없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원신에게 말을 걸었다.
“알아,나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것을.”
난 동기들을 모두 죽게했어.”
[.........]
“내가 부족해서 였지.빌어먹을 원수에게 구명받고.나만 살아남았어.죽고 싶었는데
또 죽기는 무섭더라.”
[........]
“윈신,난 살아도 산게 아닌것 같아.”
사람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하지만 그는 늘 혼자였기에 그는 살아 숨쉬고 있어도
존재하는 것은 아니였다.
“참...예쁘네.언젠가 나도 저런 풍등을 날려보고 싶어.”
[......틀 렸 어 넌 풍등따 위 를 날리 고 싶지 않 아해]
“.......”
[넌 사 랑받 길 원 하고 있 어]
“...너도 잘 알면서 그런 소리하는 거 아니다.”
[킥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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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씨,독자씨는 뭐 적었어요?”
김독자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달리 해바라기보다는 흰색 장미가 더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모했고.앳된 티는 3년 사이 완전히 없어져 왠만한 미인들 뺨치는 외모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그녀는 여전히 봄바람과 푸른 하늘이 연상되는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는 사람들을 가족처럼 아낀다.자신의 안위를 신경쓰지 않고 남을 보호하려 한다. 세상을 소설로 친다면 그녀는 주인공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삶에 ■■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김독자는 생각했다.누군가 자신의 삶을 보고 ■■을 정해준다면 그것은 ‘비극’일 것이라고.
“그래서요?”
“전 당신의 ■■이 행복이기를 빌었어요.”
“앗,저도 독자씨가 행복하기를 바랬는데.서로 같은 거 빈거네요?”
“...그렇네요.”
김독자는 왠지 옆에 있을 것만 같은 11살의 자신에게 속으로 말해주었다.
‘그렇게 자기비하 하지마.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적어도 이 사람에는 말이야.’
“아~다 끝났다.아쉽네요.”
“내년에 또 오면 되지.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아가씨…?”
[김 독 자누 가 있어]
김독자의 밤하늘 같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생기를 잃고 심연의 어둠을 띄었다.
“...아가씨,먼저 내려가 주세요.”
“...독자씨,꼭 돌아와야 해요?”
‘풍도공(風道功) 풍신보(豊神步)’
이제는 10성중 6성에 오른 풍도공이 늑대의 울음소리를 내며 주인의 발걸음을 보조했다.
[그 놈이 야]
‘틀림없다.그 인간.그 인간이다.’
익숙한 내공의 잔영,발걸음의 소리,시큼한 레몬향까지.
“한수영!”
자신의 동기였던 자이자,동기들을 배신한 원수.자신이 유일하게 증오심을 갖고있는 두 명중 하나가 지금 그의 근처에 있다
김독자의 뇌리에 꾀죄죄하지만 당차고 장난기 많은, 단발머리의 여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한수영! 어디있어! 나와!”
스르릉
우우웅!
신념검(信念劍)이 주인의 분노를 대변하듯 거칠게 울기 시작했다.
울창한 나무들 저편에 검은 반팔무복에 삿갓,석장을 들고 있는 단발머리의 여인이 보였다.삿갓으로 얼굴이 절반이 가려졌음에도 그의 새하얀 피부가 돋보였다.
그가 평생을 걸쳐 꾸던 꿈속에 나온 그대로였다.
“하,옷좀 바꿔입고 다녀라.”
‘풍도공 풍괴검(風壞劍)”
홰애액!!
아우우우우!!!
“쉽게 죽을거라 생각하지마.”
김독자는 여인의 다리를 잘랐다,아니 잘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신념검은 인형의 다리만을 베었을 뿐이었다.
다리가 잘린 분신이 공중에 둥둥 떠 김독자를 조롱했다.
“복혼분신대법(複魂分身代法)…”
“구일이,아니 지금은 김독자인가? 넌 하나도 변한게 없구나?애인도 생긴것 같더만.”
“넌 알바 없어.빨랑 나와.죽여버리게.”
“김독자.현재는 잘 살고 있냐?”
“뭔 사이비 교주같은 소리야?!”
“과거를 잊었냐고.멍청한 머리는 여전하네.”
한수영의 말에 김독자는 헛웃음이 나왔다. 과거를 잊지 못하게 한 자가 바로 그녀인데.그런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오다니.
“개소리 집어치우고.여기 온 목적이 뭐야?”
“오랜만에 내 동기 보러온건데.그럼 안되냐?”
김독자는 한수영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역겨웠다.
“지난 10년동안 날 고독의 구렁텅이에 던져 넣은 것이 네녀석인데.동기라고?”
“다 너를 위해서야.”
“다 나를 위해서라면 거기서 날 죽여줬어야지.”
“그건 비형의 뜻이었잖아.”
비형이란 이름이 언급되자 김독자의 눈동자에 붉은 빛이 감돌았다.천마신공의 전조였다.
한수영은 시선을 피하며 화제를 바꾸었다.
“...김독자. 여기 있는 사람들 곧 다 죽을거다.”
그것도 아주 충격적인 것으로.
“뭐?”
“사도맹주가 여길 흑도무림의 지방부로 삼기로 했어.”
“개소리 집어쳐.여긴 아무것도 없는 시골 변방이야.사도맹주가 여길 신경쓸 이유가…”
“전설의 마수 퇴치기.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걸로?”
“아,그리고 붉은 번개를 흩뿌리는 절정 무인까지.”
“?!”
김독자가 마수를 쓰러트리는 모습은 유상아밖에 보지 못했을 터였다.
그런데 어떻게...
“무림대회 때부터 흑살단은 널 지켜보고 있었어.몰랐는가 보네.”
“더이상 네 말을 들어줄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빨리 사라져.”
“김독자.우리한테 와.그럼 모두 살 수 있어.”
모두가 살 수 있다는 말에 김독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너랑 그자식 밑에 들어갈 생각없어.”
“큭큭,그럼 다음에 봐.내 동.기~”
다리가 잘린 분신이 천천히 먼지로 화했다.분신과의 정신연결을 해제한 것이다.
“...떠나야 돼.되도록 안전한 곳으로.”
[어 디 로?]
“생각나는 곳이 있어.마침 때도 알맞으니 거기로 가자.”
[김 독 자 왜 거절했 어 ?]
“...내 욕심이야.아직 상아에게 내 과거도 다 말하지 않았고.”
[외롭다는 것을 이유로 네고 통을 이 해해 주 길 강 요 할 수 없 어]
“아니까 말 안하는 거야.”
김독자가 자신의 과거를 말한다면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유상아는 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똑똑하기에 이해하지 못함을 슬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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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유상아는 조그만한 언덕을 15분째 내려가고 있었다.명백하게 어떤 술수에 걸려든 것이었다.유상아는 손에 백청신공의 뇌기를 휘감아 전투 태세를 갖추고는 허공에
대고 말했다.
“수작 그만 부리시고 나오세요.전 기다리는 걸 잘하긴 하지만 좋아하진 않거든요.”
그러자 나무뒤에서 검은 구멍 같은게 생기더니 그 안에서 눈물점이 도드라지는 단발머리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가 유상아지? 나는 사도맹의 한수영.우리 거래를 하자.”
“...무슨 거래죠?”
“우리 사도맹은 김독자와 미노상단을 원하고 있어.그것만 보장해 준다면 피를 보지 않을거야.어때?”
“왜 독자씨를 노리는 거죠?”
“네가 알바는 없어.할 거야 말 거야?”
“독자씨는 그런데서 있을 사람이 못되요.거절할게요.”
“하,지금 장난쳐?우리가 손가락만 튕기면 니네 다 죽는거야.”
“참 이상하네요.그러면 그냥 다 죽이시지. 왜 협상을 하러오셨죠?”
“그건…”
“싸우면 당신 사도맹도 독자씨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니까.맞죠?”
“잘 아네.근데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어.김독자 그놈이 사도맹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개소리 하지마.그놈은 살인마라고.표정 변화도 없이 상대 얼굴을 잡아뜯는 놈.
그게 김독자야.”
“......”
유상아가 아무 말도 없자.한수영은 더욱더 말을 쏟아냈다.
“놈은 우리랑 똑같아.너 같이 화초처럼 자란 놈이 아니라 안에 괴물을 품고 있는 놈이라고.”
“.....”
“너는 김독자를 몰라.”
“아뇨.알아요.”
“뭐?”
“싸우는 것보다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남한테 상처입히기 싫어 다 떠안는 사람.”
“하,놈은 그런 물러터진 놈이 아니야.네가 본건 김독자의 가면이지 그놈의 내면이 아니라고.”
“독자씨가 싸울때는 달라진다는 건 알아요.하지만 제가 알던 독자씨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에요.”
“하,이놈 복 터졌네.이런 애인이 있다니.”
“거절하겠습니다.그렇게 독자씨를 데려가고 싶으시면 직접 데려가세요.
그리고.”
“엌?!”
한수영의 복부에 하얀 뇌기가 반짝이는 주먹이 꽃혀있었다.
유상아는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가면을 쓰고 있는 건 그 사람만이 아니에요.제 사람 욕하지 마세요.”
“하,이놈이고 저놈이고….”
한수영은 배를 부여잡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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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치는 회의실,어느때 처럼 조용한 분위기,하지만 무언가 묘하게 무거웠다.
그 이유는...
"이번의 마지막 의제,유상아 후계자님의 첫 표국지 에 대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유상아의 첫 표국(무림식 배달업무)의 행선지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미노지역은 산서에 있다.https://namu.wiki/w/%EB%AC%B4%EB%A6%BC]
"이번에는 초행길이니 근처인 하남(소림사)...."
"아니요,아가씨는 하나밖에 없으신 후계자,기왕이면 멀리있는 사천(사천당가)으로...
"차라리 세외를 가라고 하시지요!사천은 너무 멀잖소!"
"그러면 적당한 산동(황보세가)은 어떻소?바다도 있으니..."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며 일각(15분),불필요한 대화를 싫어하는 유상아가 폭발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모두 그만."
그 한마디에 상단주를 제외한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역시 아직도 무서워....'
"제가 갈 지역이니 제가 고를겁니다.멀지도,가깝지도 않은 곳으로.그리고 우리는 아직 중소상단이에요.
요즘 많이 커졌다고 자존심 세우지 말죠,세상에서 보면 우린 작으니까."
"""네."""
{독자씨,어딜 가고 싶어요?}
김독자와 만나고 3년,체력은 좋지 않았지만 그것을 머리로 대체한 유상아는 전수화,전족화,백광검까지 백청신공 제 3장의 경지에 이르렀다
높게 보자면 어느새 2류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전음(傳音)은 안 가르쳤는데,정말 성장했구나.'
{저는...기왕이면 호북으로 가는게 좋겠습니다,거기에 파천문이 있거든요.}
‘거기라면 누가 쳐들어와도 안전할 테니까.’
{파천문이라면 무림맹주의 사문아니에요?}
{스승님이 그쪽 분과 친분이 있으셔서요.}
{흠...그럼 호북으로 할게요.}
{아가씨,잠깐만!}
"여러분 저 정했어요.호북으로 갈게요."
"저...아가씨,왜 호북으로 가시는 건지?"
"가는 길에 여러 문파를 보고 싶어서요,불만 있나요?"
유상아가 말을 한 보좌관을 반대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째려보았다.
"아닙니다,불만없습니다!"
"그럼 호북으로 가겠습니다.불만 없죠?"
"네! 그럼 이것으로 정기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중,유상아의 아버지인 상단주가 둘을 불렀다.
"둘 다 나좀 보러 오너라."
""네(예)""
김독자와 유상아는 그의 사무실로 불려갔다.
"아가씨,설마 들킨건 아니지요?"
"아니에요,들키긴 했어도 모두 입막음 했거든요."
김독자는 잠시 무림식 입막음을 생각했으나 곧 진정하고는 다시 말했다.
"돈으로 하셨다는 뜻이죠?"
"그럼 돈으로 막지,칼로 막나요?제가?"
"아가씨는 이제 어엿한 2류 무사십니다."
"자기는 절정이면서."
드르륵
"둘다 앉거라."
오랜만에 본 상단주의 안색은 창백해보였다.화려한 옷으로 그것을 가렸으나 어딘가 아파보인다는 것은 짐작이 가능했다.
"아버지,무슨 일로 부르셨나요?바쁘니 본론만 말해주세요."
"아비랑 애기하기 싫니?"
"그럼 일 좀 줄여주세요."
"어후,알겠다,왜 하필 호북이었느냐?그곳은 거의 백도 무림의 중심지,우리는 아직 거길 가기 이르다."
"사실대로 말하면 독자씨의 스승님이 파천검성님과 친분이 있대요,그래서 그리 정했어요."
"아가씨,그분이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모르시면 그냥 여행 갔다온걸로 하죠."
김독자는 어이가 없었다.의견을 낸 그도 이러한데 상단주는 더 심했다.
"후...혹시 스승님이 파천검성와 무슨 관계시냐?"
"...반드시 이 정보는 밖으로 나가면 안됩니다,상단주님."
"그래,내 약조하지.말해보게."
"...전(前)연인 관계 셨습니다."
참고로 파천검성의 연애담(남자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음)은 온 나라가 알고 있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야기 꾼도 이걸로 먹고살 정도니.
"뭬야?!"
"독자씨,정말이에요?!"
"이 정보가 밖으로 나가면 안됩니다.그러면 전 사파에게 즉시 쫓길테니까요."
"그랬군...그런거였어.인정하지."
"우와,독자씨.생각보다 고위급 사람아니에요?"
"아닙니다.전 절정이 되어도 아직 삼대 절기를 다 못 깨우쳤으니까요."
"후...머리가 어질어질하군.이만 가보게나."
""네.""
"어쨌든 좋게 된거 같네요.그렇죠?"
"네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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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관님,뭘 더 챙겨야 하죠?"
"일단 각종 생필품이랑 무림만두 재료는 챙겼고,아가씨 소태도랑 무복은요?"
"아,바로 챙기러 가겠습니다!"
"호위관님,여기 짐마차에 실을 생필품 숫자가 안 맞아요!"
"지금 바로 갑니다!"
이번 호국행 한정으로 호위관을 맡은 김독자는 사흘 전부터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게다가 한수영과의 만남으로 인한 불안과 걱정까지,앉으면 바로 자버릴 기세였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준비하더니 전혀 아니었구나.'
출발하기로 한지 일각(15분)이대로 5분만 지나면 출발이 늦게된다.
"무림만두 재료 확인,생필품 확인,식량 확인,무사들 병장기 확인,마차 확인,그리고..."
"백린 의각의 백린신단이요!"
미노상단은 최근 산동에 있는 백린의각에서 만들어낸 신약도 거래하기 시작했다.
효과가 좋아 호북에도 가져가 보기로 했다.
개발자인 소각주 말로는 제한적 불치병 치료제라나 뭐라나.
"까먹을뻔했네,고마워요."
"아가씨,첫 표국행인데 힘 좀 내야죠!"
그렇게 준비가 끝나고 각자 마차에 탄 뒤,총 5개의 마차가 상단을 나왔다.
"처음으로 멀리 나가서 기대되요!가는 길에 많은 무인들을 만나겠죠? 기대되요!"
따라오기로 한 시녀가 유상아에게 말했다.
"아가씨,저희는 중소상단입니다.대문파인 같은 사람들이 저희를 반기진 않겠죠.자기 밥그릇을 뺐는거니까."
"알아요,하지만 저희가 파는건 신약과 먹거리 잖아요.그 사람들이 주로 파는 건 녹차나 각종 당과니까 텃세가 심하진 않을 거에요."
김독자가 놀라며 말했다.
"아가씨,호북행이 결정된지 며칠 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원래 기본지식이 있거든요,이래뵈도 지역 특산품은 다 알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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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산 두개를 넘어가자,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산적들이 나타났다.
"하하!여길 지나가려면 통행세를 내놓아라!"
김독자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
"전원 발검(拔劍)하세요.싸우지는 말고 가만히."
"?!무슨 소리냐! 통행세를 내라고!"
"정말 발검해도 됩니까?우리가 수적 열세인데."
"정말 산적인 놈들은 이런 작은 일행에 통행세를 내라고 안하고 기습해서 다 뺐어 버립니다.
저놈들 분위기만 잡은 겁니다."
"크읏! 전부 돌격!"
"안그래도 밤새 상품들 정리하느라 짜증났는데 잘됐네요,여러분 기억하세요.
이런 놈들은 머리만 없애면 잠잠해집니다."
"저 싸가지 없는 놈부터 죽여!"
파직 파직 파지지직!!
김독자의 손이 파지직하는 소리를 내며 백색뇌기를 모았다,그리고 그것은 창의 형태를 띄었다.
"시간 없으니 빨리 끝내지."
'백청신공 삼대 오의 제 1식 멸혼백뢰신창(滅魂白雷神槍){혼을 멸하는 백색번개의 창}.'
쇄애애액!
"잠깐...!"
쿠와아아아앙!!!
백색의 창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 산적두목으로 보이는 자의 병장기만을 부숴버렸다.
김독자는 살벌한 목소리로 조용히 읇조렸다.
"다음에는 목을 노려주마,빨리 사라져."
"모,모두 도망쳐여!!"
우르르르르
김독자의 설명에 맞게 두목이 전의를 잃자,산적들 모두 혼비백산하며 도망가 버렸다.
"휴 여러분 오늘까지 산 두개를 더 넘어가야 하니 서두...."
따악!
언제부터인지 마차에서 나온 유상아가 김독자의 뒷머리를 부채로 가격했다.
"독자씨,정신 나갔어요? 갑자기 그런 걸 쏘면 사람들 겁먹잖아요!"
"? 원래 산적들 겁먹으라고 쏜 건데요."
"산적들 말고 우리! 우리같은 일반인들이요!"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그건 꼭 경고하고 쏘세요!"
"알겠습니다.근데 아가씨는 2류 무..."
"또 쓸데없는 말하시네요?"
".........zzz"
"독자씨,설마 졸고 있는 거에요?"
"zz...안 졸았습니다."
"졸았네요,제 마차에 들어가서 한 숨 자요."
".....알겠습니다."
일단 조금만 자고오자고 생각했다,그런데...
"아가씨,이게 무슨..."
"쉿,조용히 해요.게다가 아무도 없잖아요?"
"그래도 이건 좀..."
김독자는 유상아의 허벅지를 배고 누워있었다.
'무릎베개 라니 이런건 어디서 배워오는 건데...'
그렇게 김독자는 행복의 비명을 지르며 잠시 눈을 붙였다.
산적들의 습격이 한번 있고난 후,김독자의 위협 때문인지 더 이상 산적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보름 후,백도 무림의 심장과도 같은 호북에 도착했다.
호위 중 하나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와아...건물이 엄청 커요..."
중심부에 있는 건물은 멀리서 보아도 알 수 있을 만큼 거대했고,시장의 활력과 규모는 미노상단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제부터 저랑 아가씨만 파천문에 방문할 것입니다.나머지 분들은 짐정리하시고 적당한 객잔을 잡아주세요."
"""네!"""
각자 할일을 하러 흩어지고 유상아와 김독자는 조그만한 장원에 도착했다.
"여기가 정말 파천문이에요? 문패도 없고 조그만데요."
"정확히 말하자면 여긴 파천검성의 개인 주택입니다.보통 파천문에 가면 안 계세요."
똑똑
"계십니까아~? 백청의 역설님의 소개로 온 김독자입니다~!파천검성님 계십니까?"
김독자는 관등성명을 하고 바로 전투테세를 갖추었다.
"아가씨,이제 집체만한 개가 우릴 반길겁니다.놀라지 말..."
콰앙!
"멍멍!!"
김독자의 경고가 끝나기도 전에 큰 개가 튀어나와, 김독자에게 파천의 묘리가 담긴 몸통박치기를 시전했다.
"크악!"
쾅!
"독자씨?!"
김독자는 근처에 있는 벽에 거꾸로 박혔고 뒤이어 남다른 체구를 가지고 흑적색의 머리칼을 가진 여인이 나왔다.
"신군아,무슨 소란이냐?"
"크..크다."
유상아는 여인의 체구에 놀라면서도 벽에 거꾸로 박힌 김독자를 꺼냈다.
"흐아...스승님께 들었던 것보다 아프네요..."
"독자씨,안 다쳤어요?"
여인은 둘의 대화를 듣다가 질문했다.
"혹시 네 스승이 백청의 역설이시냐?"
"네.그렇습니다."
여인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찌그러졌다.
"그 남자는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느냐?!"
"혹시 독자씨 스승님의 전 연인이신가요?"
유상아는 자신도 모르게 말하면 안될것을 말하고야 말았다.
"그래,내가 그 녀석 애인인 파천검성이다! 전 애인이 아니다! 김독자라고 했나?
대답해라! 그 빌어먹을 남자는 날 두고 어디로 간 거냐고!"
파천검성인 여인은 김독자의 멱살을 쥐고 흔들어대며 소리쳤다.
"으으으으윽!!"
"파천검성님! 그만하세요! 독자씨 죽어요!"
유상아의 제제에 흔들어대는 것은 멈췄지만 여전히 멱살을 쥐고 노려보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김독자가 간신히 대답했다.
"...모릅니다,여행을 다녀오신다는 말 밖에는...."
"...그런 것이냐? 나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말하지 말라고 하셨..."
"오호라,다시 벽에 박아주랴?"
"제 입은 꽤 무겁습니...?!"
콰직!
"?!"
파천검성은 다른 쪽 손으로 주먹만한 돌을 들더니 내공도 없이 이를 산산조각 내었다.
'스승님은 여행이 아니라 도망을 가신건가?'
"..돌아오시면 다시 고백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으음?!"
김독자의 폭탄 발언에 파천검성은 붙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굳어버렸다.
"저....파천검성님?"
"...아! 그래,내가 정신을 놓고 있었군,무슨 일로 온거지?"
유상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김독자의 등을 털어주며 입을 열였다.
"일단 안에 들어가서 말씀하시죠.독자씨도 일어나세요."
"쿨럭...네."
목각인형이나 병장기가 가득할 줄 알았던 장원 안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일단 차나 마시게,변변찮은 차지만...그래서 내 애인에 대해서 더 알고있는 건 아는가?"
"...저한테도 편지 한 장만 남기고 가신터라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숨기는 일은 세계 제일이였으니까."
"죄송합니다...설마 말도 안하고 가셨는 줄은."
"...어쩔 수 없지,더 기다려야만 하는가."
분위기가 무겁게 흐르자 유상아는 화제를 돌렸다.
"스승님 이야기는 그만하고,저희 상품 소개해 드릴게요!"
"그래,무슨 상품이니?"
유상아는 들고있던 배낭에서 따끈한 만두를 꺼내며 말했다.
"일단 제일 자신있는 건 이 무림만두입니다."
"오오...맛있어보이는군.어디..."
덥썩
주먹만한 무림만두를 한 입에 먹은 파천검성은 감상평을 말했다.
"맛있군,이 정도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어.게다가 이곳 먹거리 시장은 침체되어있거든,좋아 좋아."
""감사합니다!""
"게다가 신약도 가져왔다고 했지?그것도 사겠네."
화끈한 회포에 김독자가 놀라했다.
"성능 시험도 안하시고요?"
"백청의 제자놈이 위험한 약을 가지고 왔을리가.김독자 자네 스승보고 사주는 거야. 알고있겠지?"
"...감사합니다."
"독자씨,대성공이에요!"
"네."
김독자와 유상아는 파천문과 물품의 계약을 전부 마치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장원을 나섰다.
"나중에 또 오게나 백청이 오면 꼭 편지 주고!"
"감사합니다,파천검성."
이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행에게 돌아가려 했으나,유상아가 주저 앉아버렸다.
"상아야? 갑자기 왜 그래?"
유상아는 부끄러운듯 시선을 피하며 조그맣게 말했다.
"긴장이 풀려서 다리가..."
"...뭐?"
"독자씨가 이상한 거라고요! 어떻게 무림맹주를 보고 겁을 안먹을 수가 있어요?..독자씨 웃지마요!"
"하하하하하! 어떻게 칼도 안뽑았는데 겁을 먹어?"
"시끄러워요! 소리 지르실때 무서웠단 말이에요!"
김독자는 한참을 웃고난 뒤에 유상아를 업었다.
"알겠어,알겠어 업어줄께."
"...치사해요."
"그러게 무리하지 말라고,다음에 또 오면 됐었잖아?"
"그럼 늦어요."
"뭐가?"
"돈이 들어오는거요."
"? 최근 잘 벌고 있잖아,무리할 필요는 없을텐데?"
"더 많이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배불리,많이 먹었으면 좋겠어요,아니지 그게 아니라."
유상아는 다음 할 말을 늦추며 김독자의 얼굴을 보았다,아마 그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비웃으면 어쩌나.
그런 걱정을 하고 있겠지만.
"...어려울 거 같지만 계속 들을게."
"...더 많은 약자들이 행복과 평등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김독자는 흐릿했던 무언가가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지금까지 그렇게 밤을 세가며 무리한 이유가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길을 걷는 것이라니,
게다가 그 길이 짓밢히는게 당연한 약자를 지키기 위하는 길이라니.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정말 그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약자가 행복해지는 세상이라니."
"거기엔 독자씨도 포함되어 있을거에요."
"나? 왜?"
"당신은 아직도 자신을 미워하는 것 같아서요."
"........."
"전 당신의 과거를 몰라요.하지만 저번에도 말했듯이 당신 옆에는 의지할 사람이 많아요.기억해줘요."
유상아의 말은 김독자의 마음을 정확히 짚었다.
김독자 자신은 아직 별로 바뀌지 않았다.여전히 과거의 자신을 책망하고 미워했다.
"...아가씨,이제 거의 다 왔어요."
"고마워요."
이후의 일은 순조로웠다.파천문 사람들이 직접 내려와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보름정도 걸릴 것이라 예상된 표국행은 일주일만에 끝나게 되었다.
한 호위인이 어깨를 늘어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왠지 축 늘어지게 되네요,한 일도 거의 없는데."
"분위기가 달라서 그래요.빨리 돌아가서 집밥 먹고 싶어요."
유상아는 첫 장거리 이동에 지친 사람들을 토닥여주며 다음 일정을 말했다.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 1시진(2시간) 후에 미노로 돌아갈 거에요.다들 마지막까지 힘내요!"
유상아가 해바라기가 연상되는 미소로 격려하자 남자 호위가 볼을 붉히며 더욱더 속도를 냈다.
"야,상아 아가씨 설마 나한테 관심 있는거 아니냐?"
"꿈 깨라,임마."
"아니야,방금 정말 환하게 웃으셨잖아? 날 보고 웃으신게 틀림없어!"
"누가 누굴 보고 웃었다고요?"
"그러니까 상아 아가씨가 날 보고..헉! 호위관님!"
김독자는 혼자 착각하고 있는 호위의 뒤에서 스산하게 웃으며 폭탄을 던졌다.
"당신은 저기 있는 짐들이 보이지 않나요? 힘이 남아도나 보군요."
"저기,저 그게 아니라."
"그렇게 힘이 남아돈다면 돌아가서 저랑 비무 좀 하죠.아,다치면 안되니 목검으로."
"예? 호위관님은 절정이고 전 고작 일류인데.."
"그래서 더 좋겠지요?,높은 경지를 엿볼수 있을테니."
김독자가 돌아간후 옆에있는 다른 호위들이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난 이제 죽었다,무덤 자리라도 좋은 걸로 구해줘..."
"에휴,등신아.내가 헛소리 할 때부터 알아봤다."
"관은 좋은 나무로 짜 줄게 잘가라."
"하아아...일류가 무슨 수로 절정을 상대하냐고..."
그렇게 짧은 호북행이 끝나고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이제 돌아가는 일만 남았어야 했다.
"아가씨,준비는 다 끝났습니다.돌아가는 일만 남았어요."
하지만 세상은 그리 다정하지 않은 것 같다.
구석진 곳에 유상아가 가만히 있자,김독자는 이상해하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독자씨....혹시 저 사람들 아세요? 저 사람들이 할 말이 있다고 했는데."
"네? 저 사람들이라니..?"
유상아의 뒤에는 검은 바탕에 붉은 테두리의 무복을 입은 자들이 서 있었다,
"반갑다,김독자."
김독자는 검병(검 손잡이)에 손을 대며 경계했다.
"그 쪽은 누구지? 날 알아?"
"알지,아주 잘 안다고 91호."
91호 라는 말이 언급되자 김독자는 신념검을 뽑았다.
스르릉
"독자씨?!"
"아가씨,떨어져요."
"이봐,진정하라고.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니니까."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날 잡으러 온 게 아니라면 뭘 하러 온 거야?"
"일단....다른데로 갈까? 네가 칼을 뽑는 바람에 다들 무서워하지않나.절정인 자네가 살기를 발산하니."
"...아가씨는 여기 계세요. 위험할테니까."
"독자씨,돌아올거죠?"
"...물론입니다."
"빨리 가도록 하지.인파가 많이 몰렸어."
김독자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어두운 길목으로 들어갔다.
"....말해.날 찾아온 이유를."
"흠,우리를 보고 겁먹지 않다니 역시.."
"각설하고 본론만 말해."
[김 독자 진 정해 .]
"무슨 소리를...?!"
느닷없이 머리가 울렸다,무릎을 꿇고 위를 바라보자 같은 복장의 사람들이 더 늘어나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야."
"원신(怨神)의 제어에 성공한건가?"
"소멸시키지 않고 제어했다라."
"드디어 찾았다.'
김독자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뒤로 물러섰다.
'뱀 앞에 있는 개구리 정도가 아니야,뱀 뱃속에 삼켜진 기분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원신의 제어? 그거 어떻게 안 거지? 너희는 누구고?"
[김 독자 는 멍청 이다, 보 면몰 라?]
"아,아직 관등성명을 안 했군."
검은 무복의 집단이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91호,우리 흑운대는 현 교주를 제거하고 당신을 차기 교주로 추천할까 한다."
"....뭐?"
"현 마교는 멍청하게 원신(怨神)에 지배된 교주에 의해 풍비박산이 나고 있다."
"바깥에 있는 유일한 천마신공 보유자인 네가 제일 적합하지."
"...이해 할 수 없어,나보다 더 강한 마공사용자도 있을텐데?"
"그렇긴 하지,지금의 네 힘은 무척이나 왜소하다."
"하지만 마공사용자 중에서 널 이길 수 있는 자는 존재치 않지."
"무슨 소리지?"
"넌 원신에게 먹히지도, 원신(怨神)을 죽이지도 않고,그대로 둔 채 제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마공보유자의 원신에 간섭이 가능해지지."
"네가 손가락만 튕기면 거의 모든 마인을 제어 할 수 있다."
'내 상태도 전부 알고 있는건가...아니 잠깐 그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설마 송민우의 수환단도 날 시험하기 위해서...!"
"아니,그건 아니다. 수환단은 사도맹의 짓이야.널 찾으려고 말이지."
"게다가 손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지."
"원신을 죽이고 천살성을 발동시켰다면 머리가 하얗게 탈색되어야 한다."
"하지만 천살성의 기가 느껴짐에도 네 머리는 흑발이지."
"......이틀전에 사도맹 녀석이 왔었어.하지만 날 강제로 데려가진 못했지.
수환단을 사도맹이 주었다면 왜 2년전에 오지 못했지?”
"말했지 않았나,교주가 미쳐 날뛰고 있다고.적당한 방파제를 찾긴 했으나 교주가 알아챘지."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우리를 알아채진 못했어."
"원신을 제어했다는 것은 네가 검을 휘두르면 누구도 방어하지 못한다는 것."
"네가 빼앗기로 했으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
"네가 죽이기로 결심했으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이다."
김독자는 식은 땀을 흘리며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그렇다는 건 내가 너희 것을 전부 빼앗을 수 있다는 거네?"
어느새 일어난 흑운단은 소리 높여 웃었다.
"그래,그렇지.허나 명심토록."
"자네가 우리한테서 빼앗는 것보다."
"자네가 빼앗기는 게 더 많을 테니까."
"........."
한참을 웃은 뒤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말했다.
"그래서 받아들일 건가?참고로 여기도 교주나 사도맹에게 곧 들킬거야."
"이미 알았겠지만 자네가 미노상단에 있다는 건 사도맹이 알고 있네."
"서두르지 않으면 다 죽을지도 몰라."
김독자는 잠시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
"...딱 귀향길 호위까지만 하게 해줘.그 이후에 따라갈게."
"위험할 지도 모르네."
"후회할거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아."
"그럼 사흘 뒤 미노에서 보도록 하지."
"그래."
흑운단은 처음 나타났던 것처럼 소리없이 사라졌다.
[김독 자 걱 정하 지 마]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없었지?"
[그 게더 좋았 을 테니 까]
"...진정한 보금자리를 찾았다며?"
[가 끔은 그곳 을떠날때 도 있는법 이 야]
"...그래,알겠어.작별 인사나 준비해야겠네."
[이 제 돌아 갈 시 간이 야]
덜컹덜컹 덜컹덜컹
이틀리 지나고 산 하나만 넘으면 끝나느 귀향길은 정말이지 조용했다.그도 그럴게.
"저,호위관님? 기운 좀 거두어 주시면..."
"........."
절정 무인인 김독자가 이틀 내내 풍기(風氣)를 피어올려 경계하고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게다가 하늘도 우중충해 분위기 침체는 더 심했다.
보다못한 유상아가 마차에서 나와 한마디 하려하자 김독자가 제지했다.
"위험합니다,안에 계세요."
"그 사람들한테 무슨 소리를 들은거에요?"
"아직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있다가 도착하고 나ㅅ”
"쳐라아아!!!"
"""우와아아"""
계획된 것이었는지,수풀 속에서 인영들이 튀어나와 마차의 후미를 향해 달려갔다.
"전원 발검(拔劍)! 죽여도 상관 없습니다! 일반인 보호를 최우선으로!"
'보법이 꽤 잘 짜여져있다,백청신공은 들키면 안되니 풍도공으로...'
"""예!"""
이후 이어진 것은 죽고 죽이는 싸움,경지는 호위단 쪽이 월등했지만 산적들이 수가 배로 많았기에 싸움은 계속 길어지고 있었다.
"죽어!"
"크악!"
"그쪽 뚫렸다! 막아!"
"가운데 마차를 노려!"
"죽어서라도 지켜라!"
산적 한 명이 가운데 마차를 부수려는 순간,초록색 바람이 깃들여진 새하얀 도신이 산적의 목을 베었다.
"어?"
'풍도공(風途功) 풍괴검(風壞劍)'
너무나도 순식간 이었을까,산적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숨이 끊어졌다.
"어딜 손을 대?"
무시무시한 살기를 피어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주변의 산적들이 조금 뒷걸음쳤다.
"덤벼,남의 걸 빼앗을 각오를 했으면 빼앗길 각오도 되어있겠지?"
"으,으아아!"
살기에 질린 다른 산적 하나가 창을 내질렀다.
차앙!
"무,무슨..카학!"
"물론 빼앗는 건 서로의 목숨이지."
찰나의 순간에 창날이 부서지고 심장이 검에 찔렸다.
"여..역시 마인이야,대장의 말이 맞았어!"
"ㅃ...빨리 알려ㅇ 으어억!"
"역시 계획된 거였나?"
또다른 산적의 오른팔을 자르고 넘어트린뒤 얼굴을 짓밟았다.
"히이익!"
"잘 들어,이제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네 머리는 과일처럼 으꺠질거야,누가 사주했지?"
"모,몰라! 검은 복면을 쓰고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ㄷ"
퍼거억
'사도맹...!이렇게나 빨리?'
[김독 자 옆에칼 날 아와]
"칫."
날아오는 태도를 유유히 피한 김독자는 병기를 휘두른 사내에게 물었다.
"너도 사주받았냐?"
"알게 뭐야,금자 100냥이라고! 모두 가운데 마ㅊ.."
촤악!
입을 놀리다 반으로 갈라진 산적을 내버려두고 김독자는 산적들의 한 가운데로 몸을 날렸다.
'이대로면 상아도,사람들도 다 위험해져 이렇게 된다면..!;
"네놈들이 원하는게 여기 있다! 잡고싶으면 잡아봐!"
"금자 100냥?!"
"마차를 노리라고 하지 않았냐?!"
"무슨 상관이야,저 놈이 가지고 있다잖아!"
'머리도 멍청해가지고 금방 끌려오는군,이대로 사주받은 놈들만...?!'
눈앞에서 시커먼 불꽃이 스쳐지나갔다.
"하,하긴 이렇게 일을 대충 해놓을 리가 없지."
"김독자,우리와 함께 가줘야겠다."
김독자는 비릿하게 웃으며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엿이나 먹어 이 자식아."
"네가 우리와 함꼐 마교의 주인이 되는 것은 운명이다."
김독자는 풍괴검을 발동시키며 콧방귀를 꼈다.
"운명론 따윈 상관없어,전력을 다하는게 더 중요하지."
"말을 못 알아듣는군. 네놈이 마인인 이상 빛이 있는 곳에 발을 대는 것은 불가하다."
"닥치고 검이나 들어."
"그러지,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어."
"뭔 소리야?"
"아까부터 저 마차,너무 조용하지 않아?"
생각해보면 이상했다,유상아의 책임감 많은 성격이라면 열에 아홉은 돕겠다면서 뛰쳐 나왔을텐데.
"이 자시이이익...!"
"넌 우릴 너무 앝봤ㅓ"
스겅!
푸욱!
사내의 목이 날아가고 복부에 검이 들어갔으나,잘라진 목은 계속 말했다.
"소용없어,이건 가짜거든."
"한수영 같은 복혼분신대법(複魂分身代法)인가,꽤 거물이군..."
'상아도 걱정되지만 이놈에게서 정보를 좀 더 뽑아내야해."
사내의 어투와 목소리가 장난스러운 여인의 것으로 변했다.
"킥킥킥,많이 달라졌네? 91호. 그때는 동태 눈깔이였는데."
"너 설마 한수영이냐?"
"이제야 알아보냐? 너 진짜 둔해졌다.예전에는 발걸음 만으로 알아맞혔는데.."
"널 보내다니 정말 작정했군."
"마교가 안정되야 우리도 장사할 수 있으니까 말야."
"왜 이런 상황을 연출했지? 그냥 나한테 오면 되잖아?"
김독자는 달려오는 산적의 다리를 자르며 물었다.
"큭큭,네 주인은 안중에도 없냐? 너 나한테 관심 있어?"
김독자는 분신의 머리에 발을 올리며 위협했다.
"개소리 하지말고 대답해."
"간단하다고,너와 관련된 걸 없애야 좀 더 다루기 쉬워질 테니까."
"고작 그딴 이유로 사람을 죽여?"
"피차일반인데 그런 소린 하지 말자?"
"닥쳐!"
"흥흥,진짜 귀엽게 변했네?기분이다.선물로 하나 가르쳐줄게.
사도맹은 미노상단 전체를 제거하려고 해."
한수영의 파격적인 발언에 김독자는 등 뒤에 날아오는 화살을 보지 못했다.
파악!
"큭."
[김 독 자는멍 청 이다]
"너 진짜 순수해졌다? 그때는 아니였는데 지금은 내 취향이다,야."
"우릴 배신하고 사파에 붙은 놈한텐 관심없어!"
"거참 말 많네? 내가 잘해ㅈ"
퍼걱
분신의 머리를 박살낸 후,마차에서 끌려나오는 발자국을 따라갔다.
'제길,쓸데없는 대화를 너무 많이 했어!'
'풍도공(風途功) 풍신보(風神步)!'
"여기는 여러분께 맡깁니다! 돈은 필요없으니 일반인을 최우선으로 천천히 퇴각!"
"호위관님은요?!"
"전 아가씨를 데리고 뒤쫓아가겠습니다! 무운을!"
파박파박파박!
김독자는 산적이 출몰한 방향으로 수풀을 뚫며 계속해서 달렸다.
'제발,제발 늦지마라...!'
소중한 자를 잃는다라는 공포에 김독자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었다.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우중충한 하늘은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인이다! 죽ㅇ"
촤악!
"비켜어!!"
"하하! 금자 100 ㄴ"
'풍도공 풍파권!'
푸욱!
적의 심장을 맨손으로 잡아뽑고는 쥐어터트리는 광경은 마치 악귀와 같았다.
"괴..괴물!"
"괴물은 무슨 상관! 죽이면 100냥이라고!"
"죽이자,죽여!"
"우와아아!!!"
"다 꺼져어어!"
'풍도공 풍옥(風屋)'
원래 이 풍옥이라는 기술은 적을 무수한 바람의 칼날 속에 가두는데 사용했지만 김독자는 다르게 사용했다.
부우웅!
"끄아앆!!"
"저게 뭐야?! 완전 뛰어다니는 폭탄이잖아?!"
풍옥을 자신의 몸에 두르고 풍신보까지 쓴채 적들에게 달려들었다.
김독자가 지나간 곳에는 시체와 피밖에 없는 생지옥이 되었다.
"상아야! 어디있어어!!"
그의 말에 화답하듯 백색의 뇌전이 하늘로 튀어올랐다.
"저기 있다!"
또 다른 사파인이 흑염을 날려대며 산적들에게 명령했다.
"막아!"
"비키라고..!"
"!!"
"했잖아!"
{ 하나의 바람과 다른 하나의 바람이 만나니 태극을 이루고, 다시 하나의 바람과 다른 하나의 바람이 만나 음양을 이룬다.}
'풍도공 제 1비기 녹랑아검참(綠狼牙劍斬)'
부아아아아아악!
녹색 늑대를 형상한 바람이 김독자가 검으로 그린 원을 따라 움직이며
그 원에 들어간 모든 것들을 물어뜯었다.
{아오오오오오!!!}
"""끄아아아아악!!!"""
김독자는 비기를 사용하는 바람에 피와 살점이 가득 묻어 더이상 쓸 수 없는 신념검을 검집에 수납하고는, 옆에 있는 산적의 검을 뽑아들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헉헉....."
[김독 자 무리했 어]
"입 닥치고 마기 제어나 해!"
체력은 반의 반도 안 남았고,분노와 공포로 인한 흥분으로 마기가 몸 속에서 어지러이 날뛰고 있었다.붉은 안광이 나오는 것은 기본. 원래는 바로 운기조식을 하며 안정시켜야 되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다.
"괴물...괴물이야!"
"알았으면...빨리 꺼져!"
지친 몸을 이끌고 백색뇌전이 피어오른 곳으로 달려갔다.
"제발 제발 제발...!""
도착해보니 그 곳은 마을 공용 무덤인 것처럼 보였으며, 곳곳에 죽은 이를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하늘은 더욱이 많은 눈물을 흘렸고 김독자의 젖은 옷은 더 빨리 그의 체온을 빼았았다.
"상아야,있으면 대답해!"
앞으로 그가 빼앗길 것이 더 크다는 것처럼.
그는 계속해서 걸었다.
계속해서 내리는 하늘의 눈물은 그가 잊고싶었던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유상아는 한 비석 앞에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그녀의 볼은 창백했지만 그는 그것을 인지할 겨를이 없었다.
"상아야? 거기 있었구나? 빨리 돌아가..."
풀썩
쓰러진 그녀의 등 뒤에는 산적들의 시체와 피가 흥건했다.
"상아야,장난치지 말고,돌아가자...!"
[김 독자 그 여 자아 직 ㅅ !]
윈신이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김독자는 그걸 들을 겨를이 없었다.
김독자는 쭈그려 앉아 쓰러진 그녀를 안아들며 애원했다.
"너 장난 싫어하잖아....!
[김 독 ㅈ !]
김독자는 유상아의 볼을 몇번이고 계속 매만졌다,비를 맞은 탓인지,정말 차가웠다.
"차갑네,정말...정말로...."
유상아가 송장처럼 차갑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은 그는 격노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세상은 잔혹하다}는 사실을.
“그러게.왜 그런 선택을 한 거냐?”
김독자의 등 뒤에는 한수영과 같은 복장을 한 백발의 사내가 묘비 옆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고있었다.마치 소설 속에 있는 경박함을 그대로 그려 붙인 듯한 움직임.
그 속에 감취진 거무튀튀 할 정도로 강한 기도.그가 마교의 노예로 살던 때 백산에서 정보를 누출시키고 배신한 한수영을 제외하고 그의 동기를 모조리 죽인 장본인이 그의 뒤에 있었다.
김독자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사내에게 물었다.
“비형...왜...그랬어?”
“그 여자의 선택이었다.”
비형이라 불린 사내의 목소리는 무감각했다.그 목소리가 김독자 안의 무언가를 끊어 버렸다.이제껏 느낀적 없던 거대한 마기와 분노가 뱃속에서 나와 그의 뇌리를 잠식했다.
퍼어억! 쾅!
김독자는 뒤돌아 비형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몸에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데도 내공조차 담기지 않은 주먹.그럼에도 상대를 묘비에 처박을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비형,널 죽이겠어.”
김독자는 어느새 공중을 날아,가로로 검을 휘둘렀다.참격 역시 주먹과 같이 아무런 내공이 없었다.
비형도 방어를 하고자 석장에서 검을 뽑았다.
끼기기기긱!!!
“저 여자의 희생을 헛되이 할 생각이냐?”
“으아아아아아!!!!!”
“말이 안 통하는구만.
김독자가 주운 검은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닌지,비형의 검에 부딫힐 때마다 이가 나가고 도심에 금이 갔다.김독자의 몸도 마찬가지였다.풍도공의 기술과 비기를 연속으로 사용한 탓에 기혈이 뒤틀리고 혹사당한 근육들이 비명을 질러댔다.마기가 그의 단전에서 어지러이 날뛰는 바람에
눈이 충혈되고 붉은 안광은 천살성을 발동했을 떄보다 휠씬 더 위협적으로 빛나고 있었다.
챵! 챠앙! 카가가각!! 카앙!
“비혀어어엉!!”
“그럼 알아먹게 만들어줘야지.”
비형의 왼손에 검은색 사기(邪氣)가 모이더니 용머리의 형상을 띄었다.
‘흑룡장(黑龍掌)’
콰앙!
김독자의 신형이 뒤로 튕겨져나가더니 다른 비석에 박혔다.하지만 그의 살기는 가라앉기는 커녕 더욱더 날뛰었고,오히려 튕겨나간 반동을 추진력 삼아 비형에게 날아들었다.
“그아아아아!!”
“네 검은 나한테 안 닿아.”
챙그랑!
비형이 검을 한번 수납하고는 휘둘렀다.그러자 한계였던 김독자의 검이 산산조각 났다.
휘릭! 착!
“!!!”
김독자는 왼손으로 조각났던 검 조각중 하나를 잡더니,그대로 비형의 왼쪽 어깨에 꽃아넣었다.
푸우욱!!!
“닿는다 이 개■끼야아아!!!!”
이어 검신이 한뼘정도 남은 검병(검 손잡이)을 오른쪽 어깨에 꽃으려했으나,비형의 검이 더 빨랐다.
“싸움판에서 너 같은 녀석은 질리도록 봐왔어.”
파가악!!
비형의 검이 김독자가 내리꽃던 오른팔을 섬뜩한 파육음을 내며 꿰뚫고는,그대로 바로 뒤의 비석에 고정시켰다.
피가 유수처럼 터져나오는데도 김독자는 오직 눈 앞의 남자를 죽일 생각만 하고있었다.
“이제 네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여기 없어.”
뻐거억!
“커헉!!”
비형의 주먹에 김독자는 묘비 몇개를 부수며 나무에 부딫혔다.
“7년전에도 말했지만 다음에 또 놀자.내 동생.”
"난 너같은 형 둔 적 없어 그리고 죽여버리겠어....."
"날 죽이기에는 너무 약한거 아냐?"
비형은 그 말을 하고 한수영과 비슷하게 어둠속으로 몸을 갖추었다.
"제길,제길,제기라아아알!"
홀로 존재하는 사내의 볼에 흐르는 눈물은 하늘의 것인지 그의 것인지 모를 정도로 많았다.
다음에 계속.....추석이라 다른 것들도 쓸 수 있을 것 같음 조금 야한 독상도 기대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