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arca.live/b/reader/33138120



그 뒤로 매일, 유상아는 내게 알약을 하루에 하나씩 먹였다. 성좌용 설화약이라는게 틀린말은 아닌지 먹을 때 마다 몸의 설화들이 조금씩 복구되는 것이 느껴졌다. 진통제 역할도 하는건지 온 몸의 고통도 그 약을 먹으면 버틸 만 한 정도로 내려갔다.


"독자 씨, 약 먹여야돼요."

"아, 넵."


온 몸을 움직이기 힘들더라도 팔 정도는 움직일 수 있는데. 유상아는 약을 먹여주는 것 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처음 며칠은 부끄러워 미칠 것 같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왠지 사육당하는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나를 위하는 유상아의 마음이 느껴졌다.

약을 먹고나면 수마가 몰려온다. 몽롱한 정신 속에서 웃고있는 유상아의 얼굴이 보였다.

.

.

.

.

.


자고 일어난 뒤, 내 옆에는 유상아가 그 자리 그대로 앉아있었다.


"상아 씨, 제가 얼마나 자고 있었죠?"

"얼마 안돼요, 한 3시간?"


다행이 수면 시간은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 처음에는 하루 내내 자고만 있기도 했는데, 이제는 얼마 자지 않는다.


"식량이나 물은 어떤가요?"

"식량은 비축분도 꽤 있고 부족하면 사냥을 해서 정화하면 돼요. 근데 물은 죄다 쏟아져서 어쩔 수 없이 밖에서 가져와야해요."

"정화는 어떻게 하는거죠?"

"다행히도 정화 장치가 살아있었어요. 천만 다행이죠."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미사일 폭파의 여파 때문에 몇군데 어질러지고 망가진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히 정화장치는 살아있었다고 한다.

이 벙커는 의외로 넓어서, 방이 여러개가 있었다. 덕분에 유상아와 같이 자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근데 어떻게 정화장치가 있을 수 있죠? 설화 방사능 미사일은 분명 처음 나온 무기라고 하지 않았나요?"

"어..... 정부에서 PSG를 몇개월 전 토벌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설화 방사능의 가능성을 보고 미리 대비하는 식으로 만들었어.....요. 여기는 대통령이랑 주요 인물들이 피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니까요."


그러나 그 주요 인물들이랑 대통령은 오히려 미사일을 막으려다 죽었다는게 아이러니하다. 덕분에 우리 둘만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 잠시 안나 크로프트와 차라투스차라, 그리고 대통령 맥거핀에게 묵념을 했다.

그나저나 오늘 따라 유상아의 얼굴이 붉은 것 같다.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상아 씨, 열 나는 거 아니에요?"

"에.....엣?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멀쩡해요 완전!"


많이 당황한 것 같다. 날 걱정해서 괜찮은 척 하는 것 같은데. 고마웠다.


"아무튼, 항상 고맙습니다."

"......네."


얼굴을 붉힌 채 유상아는 대답했다.



*



몇달이 지나고, 이제는 몸을 움직일 수는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유상아의 공이 컸다. 밤낮으로 날 돌봐주다니, 정말 유상아는 '주인공'이 아닐까.


"흐극, 약 먹을 시간인가봐요, 슬슬 아파오네요."

"네, 그럼 약을 준비할게요."


유상아는 선반에서 약을 가져오고, 나는 물탱크에서 물을 따라온다. 언젠가부터 시작된 암묵적인 룰이었다.


-달칵달칵


어?


"상아 씨, 물이 없는데요...?"

"어머 왜..... 헉, 물탱크가 터졌나봐요!"


.........어쩐지 바닥이 축축하더라니.

처음부터 아슬아슬했던 물탱크가 결국 터졌다. 당장 마실 물이 없는데, 약효는 떨어져갔다. 온몸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하고,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정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상태로 몇시간을 견디다간 '제 4의 벽'이 없는 지금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윽....으윽..... 끅 끅..."

"어머 어떻게.... 아 저기 물이 조금 남아있을텐데!"


유상아가 커피를 먹기 위해 끓여놓고 남은 물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입에 물을 들이부어도, 나는 삼킬 수가 없었다.

괴로웠다. 내 몸을 구성하는 설화들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것만 같았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아, 정신을 잃으면 좀 편해지겠지?


-츄릅.. 츄릅 츄릅


어? 입에서 살덩이가 약을 밀어주는게 느껴진다. 흐린 시야에 유상아가 보인다.

유상아의 도움으로, 겨우 약을 삼킬 수 있었다. 약을 삼키자 괴로움이 조금씩 줄어간다. 유상아의 입과, 내 입 사이에 은사가 걸렸다.


"하아, 하아, 하아..... 감사합니다, 저 그..... 상아 씨."

"죄송해요.... 너무 괴로워 보이시길래."

"아뇨, 괜찮아요.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래도, 얼굴이 뜨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유상아도 마찬가지로 얼굴이 새빨개져선 고개를 폭 숙이고 있었다.

한동안은 우리는 말이 없었다.


우리가 아무리 어색해 해도 시간은 흘러갔다. 시간이 지나니 점차 몸은 나이지고 있고, 어색함도 어느새 사라져 갔다.

이제는 움직이기도 편해졌다. 


"상아 씨, 저도 같이 나갈게요."

"괜찮아요, 아직 다 나으신게 아니잖아요?"


매일 한번씩 식량과 식수를 구하러 가는 유상아에게 함께 가겠다 말을 해봤지만, 유상아는 매번 거부했다. 나야 침대에 누워 잘 쉬고 있지만 유상아는 그렇지도 못할텐데, 걱정된다.


그럼 그렇지, 계속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날 돌보기만 하던 유상아는 분명 무리를 하고 있었다. 걱정이 된 나는 유상아에게 물었다.


"저기, 상아 씨. 어디 아프세요?"

"아뇨? 괜찮아요. 머리가 조금 아플 뿐이에요."


그런것 치고는 얼굴도 붉고 힘도 없어보이는데.


"열 나는 거 아니에요? 여기로 좀 와보세요."

"정말 괜찮아요. 저는 점심 준비하러......"


거기까지 말한 뒤, 유상아의 몸이 휘청거렸다. 흩날리는 브라운 헤어와 기우뚱 거리는 갸녀린 몸이 보였다. 나는 급히 튀어나가 유상아를 잡아 주었다. 다행히 다치지 전에 잡을 수 있었다.


"....괜찮은 사람이 쓰러집니까?"

".....아뇨, 감사해요."


손으로 느껴지는 유상아의 몸은 뜨거웠다.



*



유상아가 침대에 누워 있고, 난 약을 찾아와서 유상아에게 먹여준다.


"독자 씨도 아픈데 저만...."

"아뇨, 오히려 그냥 놔두면 제가 마음이 불편할 겁니다. 게다가 저 때문에 무리를 한 것도 사실이잖아요."


일어나서 날 도우려는 유상아를 제지한 뒤, 유상아의 침대에 눕혀주었다. 유상아는 머리가 어지러운지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나는 밖에 나가 내 옷을 물에 적셔서 가지고 왔다.


"으음....."


누운지 얼마나 되었다고 자는지. 많이 피곤한 것 같았다. 편히 쉴 수 있도록 문을 닫고 나왔다.


'밥은 혼자 때워야겠네.'


항상 유상아가 하던 저녁을 직접 만들어 먹었다.

.........유상아가 그리워 지는 맛이었다. 유상아가 빨리 나았으면......



*



이제 제법 몸이 나아진 나는 침대에 누워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는 있지만, 유상아는 내가 밖에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벙커에는 놀만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심심해진 난 유상아가 밖으로 나간 사이 이것저것 뒤져보기 시작했다.


"흠.... 여긴 그냥 먼지밖에 없고, 여긴 컴퓨터가 있네? 아, 망가졌구나. 여긴 잡동사니가 많고...."


그러다 주방에서 잠겨져 있는 서랍을 발견했다. 이 안에 뭔가 들어있을 것 같아 온갖 곳을 뒤젹였지만, 열쇠는 결국 찾지 못했다.


-덜컹


"다녀왔습니...... 독자 씨 뭐하세요?"

"아, 심심해서 이곳저곳 보고 있었습니다. 하하....."

"제가 밥 준비해 놓을게요, 거실에 계세요...."


유상아는 어딘가 불안한 낮빛으로 나를 내쫒는다.


"아, 오늘은 지상에서 책 가져왔어요. 오염된것 같진 않으니까 그거 읽고 계세요, 알았죠?"


심심했는데 잘 됐다. 책이나 읽어야지.


-멸망 이후의 세계


응? 뭔책이지 이게?



*



자고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심심하면 유상아가 종종 가져다주는 책을 보면서 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으응, 안돼, 안된다고..... 제발.... 제발 내게서 가져가지 마......"


그 일상이 하룻밤 사이에 깨질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다.


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자려고 하면 계속해서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심란했다.

목이 타서 물을 마시러 나갔는데, 유상아의 방에서 신음소리가 났다.


"안돼! 안된다고! 아무한테도 못 줘..... 절대 안돼....."


거의 광기에 찬 목소리로 소리치는 유상아는 굉장히 무서웠지만, 문을 열고 바라본 유상아의 얼굴에는 절망과 절박함이 어려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다가가 유상아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요.... 아무도 안 가져갈거에요..... 제가 막을게요, 제가 있잖아요...."

"독자 씨..... 안돼.... 안돼.... 독자 씨....."


악몽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다. 나는 유상아의 얼굴에 어린 식은땀을 닦아주고, 손을 잡아주었다. 손이 찼다.


"독자 씨.... 독자 씨... 독자..... 에? 독자 씨....?"


드디어 깨어났나. 유상아의 눈은 슬픔, 놀람, 그리고 조금이지만 광기가 서려있었다. 그래도 그것이, 싫지는 않았다.


"상아 씨, 대체 무슨 꿈을 꾸신거에요?"

"독자 씨, 다신 어디 가지 마요. 제 옆에 있어요. 제발...."


대답이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대답이 되었다. 그런가, 유상아는 나를......


"그냥, 제가 옆에 있게 허락해주세요... 절 떠나가지 말아요...."


유상아는 내게 안겨왔다. 나는 꼭 안아주었다. 부드러운 여체가 느껴졌다. 연약했다.


"안 떠나가요.... 계속 옆에 있어줄게요...."


어차피 우리 둘만 남은 세상이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독자 씨, 이건 독자 씨니까 하는 거니깐요....."


유상아의 얼굴이 점차 다가온다. 코가 닿고, 서로의 숨결이 느껴진다. 시간이 길게 늘어진다. 짧고도 긴 시간동안, 서서히 다가간다. 결국 이마가 닿고, 마침내 입술이 닿는다.


-으으응... 쪽. 쮸붑. 으응... 츄릅...


둘이 살긴 넓은 벙커에, 우리의 설육이 섞이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어느샌가 난 유상아의 위에 올라타 있었다.


"으흥... 독자 씨, 잘 부탁드려요...?"


그렇게 우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러나 기나긴 밤을 함께 보냈다.



*



-딩.... 굿모닝 딩딩딩 빠빠빠 빠빠 빠빠빠빠 굿 모닝 빠빠빠 빠빠 빠빠.....턱.


오늘도 개같은 알람을 들으며 일어난다. 그런데, 어딘가 낮설면서도 익숙한 천장이 보인다. 여기는 유상아 씨 방 아닌.......


"헉!"


옆에서 유상아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자동으로 켜진 불이 눈부신지 눈을 찌뿌리면서도 내게 웃어주었다.


"잘 잤어요?"


유상아와 나 모두 얼굴이 붉어졌다. 그 뒤로는 한동안 말도 못 나눴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미 동료라는 선을 넘은 우리는 거칠 것이 없었다.


"하으응.... 독자 씨, 적어도 밥은 먹고...!"


"독자 씨, 오늘도 같이...?"


우리는 마치 신혼부부처럼 눈만 맞으면 몸을 섞는 지경에 이르렀다. 솔직히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온 세상에 두 명만 살아있다면, 자손을 남기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거니까. 그렇게 합리화를 하고는 생각을 멈춰버렸다.


"독자 씨, 저 잠시 화장실좀요?"


유상아는 화장실을 간다고 하더니만 잠겨있던 서랍을 어디선가 꺼낸 열쇠로 열어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그러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유상아가 깜빡한건지 아니면 나를 믿어준건지, 서랍은 잠기지 않은 채 열려있었다.


"어? 웬 임신 테스트기들이 이리 많아? 그리고 이건 공책?"


한번 훑어보니 일기인 것 같았다. 그러면 안될 것 같았지만, 나는 공책을 열어보았다.


-스륵


----------------------


32년 4월 12일


다행히도 독자 씨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드디어 독자 씨와 단 둘이만 살 수 있는거야..... 이 생활을 절대 놓칠 수 없어.... 제발 다른 동료들, 특히 한수영이 여길 발견하지 못하기를....


----------------------


뭐? 동료들이 살아있는건가? 어떻게?


----------------------


32년 4월 22일


독자 씨의 병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내 예상보다 미사일의 위력이 강력했다. 잘못하면 죽을 뻔 했는데, 정말 잘 버텨주셔서 다행이다. 그래, 독자 씨를 누구에게도 줄 수 없어....


----------------------


----------------------


23년 6월 7일


물이 없어서 얼떨결에 독자 씨와 키스하게 되었다. 그 느낌은...... 너무 황홀했다. 참지 못할 것 같다.


----------------------


----------------------


32년 5월 2일


어떻게, 미쳤나봐! 어떻게 자는 독자 씨를..... 그래도 너무 좋았다. 특히 안에 싸 주실 때의 기분은..... 임신이 안 된것이 아쉬웠다.


----------------------


----------------------


32년 6월 23일


나와 독자 씨가 실종된 줄 알고 있던 동료들과 만났다. 어찌어찌 따돌릴 수는 있었지만, 그쪽도 날 알아본 것 같다. 앞으론 조심해야지.


----------------------


----------------------


32년 7월 5일


독자 씨가 밖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내가 밖을 초토화 했지만, 예상 외로 회복이 빨랐다. 역시 일반 미사일 대신 설화 미사일을 더 만들어서 떨어뜨렸어야 했나?


----------------------


32년 7월 20일


독자 씨가 날 덥쳐주셨어.... 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


----------------------


-탁!


더이상은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일기장을 덮었다. 무서웠다. 내가 알던 모든 세상은, 이미 유상아가 설정한 세상이었다.

나는 그 순간 누군가를 떠올렸다. 그 사람이 아직 살아있다면.... 그렇다면....

나는 종이에다가 유상아에게 편지를 쓴 뒤, 벙커 밖으로 나갔다.


-삐삡. 인증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중간 에 날 막는 철문은 그냥 부쉈다. 경보가 울렸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은, 항상 생각나던, 보고싶었던 그 사람을 보고 싶었다.


"수영아......"


이미 내 몸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어느덧 하늘이 보였다. 오염되었다곤 생각할 수 없는 맑고 푸른 하늘.


-방사능 수치가 높습니다. 나가지 마십시오.


경고음은 날 막지 못한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나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수영아!"

"어? 김독자! 야, 너 또 사라지면 죽을 줄 알아!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넌....!"


나는, 내가 있을 자리로 돌아왔다.



*



저는 독자 씨와 더 없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행복한 하루를 언젠가 빼앗긴다는건 굉장히 잔인한 일이지만, 언제나 그를 속일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 하면 평생 같이 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헉..... 제가.... 제가......"


방금, 임신 테스트기에 선명한 두 줄이 떴거든요.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독자 씨와 영원히 함께 지낼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몰라요.


-쾅!


어라, 무슨 소리일까요? 아직 동료들은 제 은신처를 발견하지 못했고, 독자 씨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 별일 아닐거에요. 아, 그보다 빨리 독자 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줘야겠어요!


-벌컥


근데..... 이게 무슨 일이죠? 왜 독자 씨는 없고 편지 한 통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까요? 그럴리가 없는데, 독자 씨는 내 곁에만 있을거라 했는데.....

왜 제 눈에는 강제로 뚫린 문이 보일까요?


----------------------

유상아 씨에게


유상아 씨, 일단 당신의 일기장을 멋대로 본 것은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옳지 않습니다. 저는 유상아 씨에게 실망했습니다.

다시는 당신을 보고싶지 않습니다.

저는 공단으로 돌아갈 겁니다.

행선지를 말해두는 이유는 더이상 당신을 보고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잘 지내세요.


----------------------


어쩌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뭐가 문제였을까요. 제가 서랍을 잠그지 않았던게 문제였던걸까요? 아니면 한수영, 그 년이 다 문제인 걸까요?


......사실 알았어요. 저와 몸을 섞을 때 마저도, 독자 씨의 눈은 제가 아닌 한수영을 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저에게는 기회도 없었던 걸까요. 미노소프트, 그때 참 좋았는데.....

어떻게 하죠, 벌써 당신이 보고싶어요. 혼자 남은 보금자리에는 아직 당신의 온기와 당신의 향기가 남아있어요. 아직 내 곁에 그가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도, 당신이 남긴 편지를 보면 마음이 찢어지듯 아파요. 유상아라니, 당신이라니..... 너무 거리감 느껴지잖아요. 이게 당신과 저의 거리인걸까요.


매일 당신을 그리다 정신을 차리면, 저는 제 몸을 긁고 있어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벅벅 긁고 있어요.

아, 당신의 향기가 코를 간질이네요...... 어쩐지 당신이 보이는것만 같아요. 아, 제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 같아요.


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독자씨

................저랑 영원히 함께 있어줘요🖤







이정도 수위는 되는거지? 암튼 본방 안나왔자너

설마 독상 기대한 게이 있는건 아니지? 독상 그런건 성립 안된다 게이야 ㅋㅋㅋㅋㅋㅋ

일단 올리라길래 올렸음 얼마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8000자네 ㅅㅂ;;

아무튼 필력 많이 죽은 것 같은데 이런 글 가져와서 미안하고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