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수영이 왜 캐붕한거 같지



어제까지만 해도 더웠던 것 같은데, 다시 추운 겨울이 왔다.

창에는 서리가 꼈는지 뿌옇게 변해있었다.

최근은 기후 변화인가 뭔가 때문에 사실상 가을은 있지도 않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김독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기운이 있는듯 보였다.

출근할 때 가끔 기침하곤 했으니까.

잠을 깨려 커피를 한잔 내리며 뭘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얼마 전 아줌..아니 어머님이 선물해준 털실이 보였다.


"요즘 내가 실로 옷 뜨는 걸 해보고 있는데, 꽤 재밌더라고. 수영이 너도 해보고 싶으면 쓰라고."


음... 손재주가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목도리 정도는 뜰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으로 소파에 앉아 실을 손에 들고 뭔가 해보려 했지만 이내 내가 실을 어떻게 뜨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빠르게 휴대폰을 꺼내 유튜브에서 검색해 낑낑대며 목도리를 뜨고 있었다.


얼마 후 우리 딸, 서아가 다가오더니 물었다.


"하아...암 음? 엄마 뭐해?"


잠옷을 입은채로 눈도 채 뜨지 못하고 제 방에서 걸어나오는 서아에게 나는 째릿 노려본 후 괜히 일갈했다.

사실 잘 안되는 목도리뜨기에 조금 짜증이 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김서아. 일어나면 세수부터 하고 오지?"


서아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내 손을 슥 보고는 상황을 이해했는지 그냥 말 없이 화장실로 걸어갔다.


조용히 다시 목도리를 뜨고 있자 서아가 옆에 와서 앉았다.


"갑자기 왠 목도리?"


서아가 물었다.


"너희 아빠 주려고"


"나도 같이 해도 돼?"


"뭐, 상관은 없는데"


서아는 나에게서 실을 조금 받아 목도리를 뜨기 시작했다.

왠일로 아빠 선물을 만들지, 생각했지만 뭐, 내 목도리 뜨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도 모자를 판이었기에 그냥 다시 목도리를 뜨기 시작했다.


*


그렇게 서아와 같이 몇일 끙끙대며 만들다 보니 겨우겨우 목도리가 완성되어 있었다.

뿌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서아를 보고는 물었다.


"그럼 같이 아빠 줄까?"


서아는 내 말을 듣더니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멋쩍게 웃더니 친구한테 주기로 했다.라고 하더라.

그 친구가 누군지 쯤은 분명히 알 거 같았기에 너희 아빠 많이 슬퍼하겠네. 라고 했더니 당황하며 그러려나..? 라고 묻는 서아의 표정이 귀여워 킥킥 웃었다.


"푸흡..아빠한테는 내가 말해줄테니 빨리 가봐"


"진짜..? 괜찮겠지..?"


"그래~ 성준이한테 안부 전해주고~~"


그렇게 말하자 벙찐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왜. 엄마가 그정도도 모를까봐?"


씩 웃으며 말하니 서아가 소리쳤다.


"엄마 예상표절 썼지!"


"이 정도에는 예상표절도 필요없는데~"


그렇게 얼마동안 씩씩대더니 시간을 보고는 황급히 뛰쳐나갔다.

성준이... 언제 한번 만나서 얘기를 좀 해봐야겠어.


*


삐비비빅 띠로리


"으으...다녀왔습니다.."


김독자가 앓는 소리를 내며 집에 들어왔다.


"오늘도 많이 힘들었나보네 김독자?"


"응..."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나 신발을 벗고 있는 김독자에게 말을 걸었다.


"김독자. 서아가 있지.. 목도리를 열심히 짜더라?"


김독자는 그 소리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그런데 그거 가지고 성준이한테 뛰어갔어"


김독자는 충격먹은 얼굴을 하더니 순식간에 침울해졌다.

아직까지 이렇게 귀여우면 반칙아닌가?

나는 웃음을 터뜨리고는 내가 뜬 목도리를 김독자 목에 둘러주었다.


"어때? 나 밖에 없지?"


하고 씩 웃으니 김독자도 웃고는 나를 품에 안았다.


"역시 우리 천재미소녀 작가님밖에 없네"


"그러면 서아도 데이트갔는데, 지금 집에 아무도 없네?"


그렇게 말하곤 난 김독자의 목에 걸린 목도리를 잡아끌어 침실로 들어갔다.


이 뒤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비밀!



+


"성준아!!"


"서아 왔어?"


"헤헤 이거 뭐게?"


"음? 뭔데?"


(씨익) "짜잔!"


"나 주려고 만든거야?"


"히히...응!"


"이거 엄청 따뜻하다..."


"다행이네.. 그럼 갈까?"


"응 그럴까?"


(대충 손 잡고 걸어가는 연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