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유상아는 이미 깨어났던건지,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음... 상아 씨?"

"아, 독자 씨! 일어났어요?"

"뭐 하고 있어요?"

"그냥 신기해서요. 얘가 내 아이라니.."


유상아가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혔다. 다만 그것은 부끄러움이 아닌 뿌듯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상아 씨. 잠깐 걷는건 어때요?"

"...좋아요!"


유상아가 아이를 매들고 내 뒤를 따라 걸어나왔다.


그리고 집에서 나와 걸은지 얼마나 됐을까. 유상아가 내 손을 잡았다.


"왜 산책하자고 해놓고 손도 안 잡아요?"

"...잡고 갈까요?"

"당연하죠..."


유상아는 본인이 내 손을 잡더니 이내 얼굴을 붉히고 하늘을 보며 딴청을 피웠다.


"부끄러우세요?"

"아, 아니거든요?"


유상아가 안 그래도 붉은 얼굴을 확 붉혔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가 칭얼대기 시작했다.


"...이제 들어갈까요?"

"벌써요?"

"들어가서 놀면 되죠, 뭐."

"...무슨 뜻이에요?"

"상아 씨가 해석하고 싶으신대로 해석하시죠."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부끄러운듯 얼굴을 가렸다.


"그만 들어가죠. 아이도 춥겠어요."


.

.

.


들어가서 아이를 재워놓고 TV를 틀자, 성탄절 특집 이벤트를 하는 예능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네요?"

"그러게요. 어느새.."


유상아의 출산은 11월 초반이었다. 그리고 산후 조리를 하느라 6주간 병원에 있다가 퇴원하자, 어느새 크리스마스가 훌쩍 다가와있었다.


"오늘이 이브였어요."

"그럼 내일이 크리스마스겠네요."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크리스마스 때 놀러갈래요? 사귄다고 해놓고서 놀러가지도 못했잖아요."

"채아는 어떻게 하죠?"

"안 그래도 엄마 아빠가 크리스마스때 맡기고 놀러가라던데요?"

"...그래도 됩니까?"

"하루 정도는..?"


가만히 서로에게 질문을 하던 우리는 이내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내일 채아만 데려다주고 놀러가요!"


그리고 해맑게 웃는 유상아를 보며,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웃음이 나왔다.


.

.

.


성탄절의 해가 밝아왔다.


아이를 하루만 외가에 맡겨두고 우리는 손을 잡고 크리스마스 장식과 트리가 서있는 거리를 걸었다.


가만히 손을 잡고 걷던 중, 갑자기 피부에 아찔한 차가움이 녹아들었다.


눈송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어? 독자 씨, 눈오는데요?"

"...그러네요."


신난듯 방방대는 그녀를 보며, 나는 미소를 깊게 머금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끌어당겨,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으아, 독자 씨!"

"놀랐어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유상아를 보며, 나는 그저 계속 웃음을 지었다. 


"...놀란건 아니고요... 그래도 말 하고 할 수 있는거잖아요!"

"그럼 합니다?"

"예? 잠깐마.."


그리고 이내 다시 우리의 입술이 포개졌다.


"......"

"이번엔 말 했는데."

"오늘 왜 이러는데요.......?"

"화이트 크리스마스잖아요. 선물이라고 할까요?"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피식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 그걸로 선물 퉁치실 생각은 아니죠?"

"그럼요. 1+1입니다."

"만족스럽네요."


그렇게 우리는 여전히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전경속에서 실소를 터트리며 거리를 걸어나갔다.


*전지적 아기 시점


"올롤롤로! 까꿍!"


뭐지? 이 주름 가득한 할아버지는?


"아이고! 이 양반아! 애가 겁먹었잖아!"


뭐야 저 주름 가득한 할망구는?


왜 둘 다 나를 보는데?


"멸치 먹이고 있어! 애들 머리가 좋아진다던데."

"알겠네, 이 여편네야! 내가 어련히 잘 해!"

"하, 내가 당신 상아 고속도로 휴게소에 냅두고 온걸 아직까지 기억해!"

"그, 그건..."


먹기 싫어. 먹기 싫다고!


*


그리고 이어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고 애가 잘 안울더니만 왜 갑자기 운대?"

"멸치 먹기 싫어서 그런거 아니여?"

"하이고, 태어난지 6주 된 애가 멸치가 뭔지 어떻게 알아! 당신이 뭘 잘못 돌본건 아니고?"


그 말을 들은 유지한이 장모님을 째려봤지만, 장모님의 어마어마한 기세에 곧 꼬리를 내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할머니가 먹여줄게! 아 해봐 아!"

"응애-!"

"아이고 잘한다!"


그리고 장모님은.. 아이가 울려고 입을 열때마다 입에 멸치를 집어넣었다.


.

.

.


잠시 방에 들어가있던 유지한이 문을 박차고 나오며 소리쳤다.


"잠깐! 애가 멸치 삼켰어?"

"아니? 안 삼키고 계속 뱉어."

"이 미친 여편네야! 애 분유먹을 나이야!"


그 말을 들은 장모님의 얼굴이 굳어졌다.


"맞네...아직 먹지는 않았는데.. 괜찮겠지?"

"먹었으면 진짜 큰일날뻔 했어!"

"그럼 이제 분유 사와."

"예?"

"분유 사오라고 지한아."


장모님이 장인어른을 바라보며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크리스마스가 갑자기 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둘이 관계 맺은게 1월 후반 즈음이라서 이거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