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나리오는 '몬스터 레이드'입니다. 일정 시간마다 나오는 괴수종들을 상대로 거점을 지키는 것으로.."

시나리오 시작 몇 시간 전

"이설화,이현성,이지혜,신유승,이길영은 나와 행동한다."

한 남성이 말을 끊고 들어왔고

"저 녀석은 너희를 장기 말로 밖에 안 본다 각자 행동해라, 그게 더 생존 확률이 높을 테니"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심장을 난도질 했다

...

유중혁이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가자

앉아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고

"...야 김독자"

"수영아...나 혼자 있고 싶다"

"하...알았어, 애들한텐 내가 말해 놓을게"

"...응"

방안에는 한 사람 만이 남았고

"제4의 벽..."

[왜?]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걸까?

[몰 라. 이럴 운 명이 었을 수도.]

"운명은...무슨..."

[메인 시나리오 '몬스터 레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제 움직여야지.."

['마왕화'를 발동합니다.]

하얀 신영(身影)이 괴수종들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설화,'벌레 학살'이 포효합니다.]

[전용 스킬 '전인화( 電 人 化 ) Lv.10(+13)'이 활성화됩니다.]

순식간에 근처의 괴수종들이 사라졌고

그을린 자국과 하얀 옷에 검은 날개를 가진 자만이 서있었다

...

후우욱.

쾅.

아무리 '1급 괴수종'인 철혈용이라 하더라도

성좌를 날리는 것은 힘들다

브레스도 아닌 공격이라면 더더욱

철혈용의 꼬리에 맞은 남성은 건물 외벽에 부딪혔다

남성의 칠공(七孔)에서 피가 쏟아졌다

"..김독자!"

"독자씨!"

[많은 인원들 중 단 둘

자신을 변호해주던 한수영괴

의사인 이설화만이 

쓰러진 자신에게 달려왔고, 남은 인원들은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찰나의 시선에는 아쉬움이 담겨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이 못 마땅한 듯]

'시끄러워...'

[김독자는 생각했다, 이제 정말 선택해야 한다고]

'시끄럽다니까?'

[이들을 계속 품고 갈지, 아니면 이쯤에서 헤어질지]

사라지는 의식 속에서 마지막으로 본 것은 '엘라인 숲의 정기'를 먹이는 이설화와

자신을 부축하며 뒤로 빠지는 한수영이었다

...

눈을 떴을 때는 시나리오가 클리어된 뒤였고

'제4의 벽...'

[?]

'나 얼마나 누워있었어..?'

[3 일하 고 2 0시 간]

굳은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쉽다...는 눈빛이었지..'

예전이었다면 걱정하며 뛰어왔을 이들도

눈을 뜨면 침대 곁에 누워있을 아이들도 보이지 않았다

방안은 언제나 처럼 고요했지만

지금은 그 고요함이 이질적이었다

[김독자는 생각했다, 이들에겐 이제 자신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이들은 더 이상 나의 구원을 필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들 에게 자신은 그저 기만자일 뿐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

[김독자는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지 않았고]

['마왕화'를 발동합니다.]

천천히 날개를 펼쳤으며, 높은 하늘에서

[미련을 없애듯 공단을 가만히 응시했다]

[김독자는 곧이어 시선을 돌렸고]

차디찬 밤바람을 맞으며 어디론가 향했다

...

얼마나 지났을까

한 폐 건물 옥상에

한 남성이 내려왔고

곧이어 말소리가 들려왔다

"어서와요, 구원의 마왕"

"...안나"
"생각은, 해봤나요?"

[김독자는 생각했다. 그녀를 믿어도 될지]

'생각은 이미 끝났어'

"물론이죠"
남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성 또한 눈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다시 소개하죠, '차라투스트라'의 수장 안나 크로프트입니다."

그녀가 내민 손을 맞잡으며

"김독자 입니다. 잘 부탁 드려요 안나"

그녀의 눈꼬리가 호선을 그렸고

"어서 가죠, 저희는 당신의 '구원'이 필요 하거든요"

두 남녀의 모습이 사라진 건물의 옥상은

차가운 밤바람만이 불었다

...

[당신의 설화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됩니다.]

[설화, '마왕의 구원자'가 추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