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들으면 몰입감이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우린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하였다.


"그래서 얘기는 다 했고?"


"....너는 어떻게 그렇게 사람이 무심해졌냐."


"이젠 너보다 그 사람이 더 좋다니까?"


"그래...알았다 꺼져줄게.."




*

*

*




그녀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평소보다 더욱 어두워 보였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시속 90km 이상을 달렸다 한동안은 술과 함께 살았지만,


그녀 때문에 술을 사는 것 자체가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녀의 흔적들을 모두 지우고나서 잊고 살기 위해 빡센 알바란 알바는 모두 하고 있었다


가끔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장난으로 전여친 얘기를 꺼냈지만 고된 일 덕분에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그렇게 1년 6개월 가까이 지나가던 시기였고 돈을 어느정도 벌었기에 자취방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갔고


집에 도착하고 나서 씻고 밖에 야경을 구경하면서 하루하루 비참한 마음을 극복하였다.


옆에서 위로해주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힘들때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성공할 때 마다 


질투나 열등감보다는 오히려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뿌듯한 마음만이 남아있을 땐 나도 큰 회사에 취업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뿌듯함을 안겨주었고.




그리고 또 한 해가 지나갔다.




[얀붕아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새해 기념으로 한잔 ㄱ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삼촌~]



[수 많은 연락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한 때 아무도 내 곁에 없을 때 내 옆에 항상 있어주었던 얀진이.


하지만 지금 얀진이 너는 나를 배신하고 그 남자에게 가 있겠지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 가고 있겠지..


괜찮아 나는 너랑 있던 추억 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으니까 이젠 내 곁에 많은 사람들이 있어.


매일 너랑 있을 때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했었는데 그걸론 부족했나 보네.


무너진 느낌을 체험하고 나서는 나를 더 보완할 수 있었어 그동안 고마웠어 얀진아 내 첫사랑....이라


그래...첫사랑은 절대 안이루어진다는 말이 사실이였네..이제 진짜 안녕.]






뭐 이딴 걸 녹음한거냐 난..나중에 이불킥 각이네 이건 그냥 지워야겠...




그때 전화벨이 울렸고 그건 모르는 번호였다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이라서


무심코 받아보았다 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익숙한 소리였다 바로 얀진이였다.



"얀붕아 잘 지냈어...?"


"얀진이?"


"어......안녕..?"



왜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나를 무심히 차버린 여자였는데 왜? 모종의 이유로 헤어져서 아쉬워서


다시 찾아온건가?



"전화한 용건은?"


"용건이라니 보고싶으니깐.. 전화하는거지.."


"니는 나 싫다매."


"그..그건...."



예상했던 대로 그녀는 그 남자와 헤어졌다 내가 SNS를 보고 자신이 했던 잘못들을 나에게 늘여놓으며


재결합을 구걸 하였다 어느 누가 그렇듯이 당연히 받아 주지 않았다 나는 돈도 꽤 벌고 그녀에게


의지 할 이유 조차 없었다.


그 뒤에 그녀에게서 오는 연락들은 모조리 읽씹해버렸다 받아 봤자 똑같은 얘기들 뿐일게 뻔하기에.




삐빅. (차 잠금 소리)



오늘은 무척 피곤하다 집에 가서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후...일 처리가 밀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네..


빨리 씻고 술이나 딱~




"얀붕아~!"



와락



"흐극...보고 싶었어...흐극..."



나보다는 작은 키에 보라빛 머리 색에 익숙한 목소리인데???? 설마 얀진이???



"얀진이냐."


"흐극...웅..얀붕아 너무 보고시퍼떠.."


"이거 놔 이제 이런 사이 아니잖아."



그녀는 주차장 한복판에서 무릎을 꿇었고 나에게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싹싹 빌었다.



"제발 한번만 봐주면 안될까? 이번엔 정말 너만 보고 하루하루 살아갈께 그러니 한번만...."


"얀진아 미안하지만 우리 서로 각자 갈 길 가자 나 이제 더이상 너랑 같이 걷기 싫어."


"그게 무슨 말이야 얀붕아 그런 말을 너랑 안어울리잖아..."


"어울리고 안어울리고 문제가 아니잖아 난 이제 너 사랑하기 싫어."


"아아......이게 아니야 이렇게 끝나면....안돼...."


"얀진아 미안하다..그리고 결국 너가 이렇게 만든거잖아."




[문이 열립니다.]


[철커덕. 문이 닫혔습니다]




이젠 아무 감정도 없다 그녀에 대한 조금의 남아 있는 감정 조차 변해버렸다.


과연 내 사람이 아니였을까에 대한 답은 확신으로 변했다.


구질구질 하고 이제와서 후회하는 얀진이는 내가 사랑하던 그녀의 모습은 


어디갔는지 찾아볼 수 없었고 예전의 감정을 찾을 수 없었다.




한편의 소동이 있고나서 집에 들어간 뒤 씻고 나서 야경을 구경하고 나서


다음날 또 활기찬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