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들의 장송곡 01 - Gone Trash

이것 보여?

보고 있어

당신이 한 짓거리들

내가 저지른 만행들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말해주고 있잖아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얼마나 추악한지를 알려주고 있어

한떄 내 곁에 나와 같은 쓰레기들이 있었지

한때 내 손이 닿는 곳에 너희들이 있었지

이젠 사라지고 없어

보여? 이젠 어디에도 없어

보여, 이젠 어디에도 없어

영원히 사라져 버렸어

나의 유일무이한 거처였던 이 지옥으로부터 벗어나

나의 눈과 손이 닿을 수 없는 어디론가로 떠나서

어제는 비록 아팠을지라도

어제까지 입은 상처를 끌어안고

오늘은 나의 길을 가고 있지

오늘 너는 네 길을 가고 있겠지

난 버텼어, 참고 견뎠어

내가 저지른 일들, 내가 저지른 만행들

난 대체 뭘 기대했던 걸까

난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친애해 마지않는' 이여

내게 고통받은 이여

언제 어디다 마침표를 찍을지를 내게 알려줘

부디 이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지 말아다오

허공에다 손을 내뻗어

마치 미쳐버린 것처럼

탁, 따라락, 따라락, 탁

혼자서 춤을 추면서

노래해

타, 타리라, 루리라투

라, 투라리, 라루리루

나 혼자서 부르는 장송곡

누구도 부르지 않은 장송곡

(나를 울게 하소서)

이 순간을 기다려왔어

이 순간이 어느 날 내게 왔어

(내 잔혹한 운명에)

(내가 저지른 잔혹한 짓에)

지금껏 끓여온 증오를 엎어버렸어

(아니면 웃게 하소서)

(나로 후회하게 하소서)

어차피 나에게

이제야 나에게

(차라리 나로 미치게 하소서)

(내가 저지른 짓을 잊어버리지 않게)

당신이 죽는 꼴을 볼 기회 따윈 없을테니까

내가 한 짓을 돌아볼 마음이라는 게 생겼어

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이야?

이제 와서 후회하는 척

더럽게 쓰레기통은 왜 뒤지고 그래

쓰레기통 안의 내용물을 마구 헤집었어

그 안에 한가득 쌓여있는 것은 지금껏 당신이 버려왔던 것들

그 안에 한가득 쌓여있는 것은 지금껏 내가 버려왔던 것들

그만하지?

멈췄어

하나 하나

당신의 발자국들은 지금 당신이 하는 짓거리가 그냥 충동일 뿐이란 걸 알려주고 있어

내 발자국들은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게 그저 위선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있네

당신을 위해 우리 사이의 다리를 무너뜨렸어

나와 네 사이의 다리가 무너져내리고 있어

이젠 사라지고 없어

보여? 이젠 어디에도 없어

보여, 이젠 어디에도 없어

영원히 사라지고 없어

당신이 내게 남은 유일무이한 꿈마저 가져갈 수 없도록

내가 너에게 자그마한 무언가조차 해줄 수 없도록

왜, 뭐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어?

뭐라고 꺼낼 말이 생각나지 않아

뭘 이제 와서 그렇게 고통스러운 척 유난떨고 있는 걸까?

너와 과거의 내 그림자가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비웃어

오늘 그렇게 아픈 척 해봤자

오늘 이렇게 아픈 척 해봤자

내일의 당신은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을 거잖아

내일의 나는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을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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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과 가사는 Library of Ruina의 Gone Angels에서, 영감은 마소도 후회물에서 가져왔습니다.

원래 쓰면서 구상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란 글씨는 혼혈이라든지 딱히 원한 자식이 아니라든지 기대에 못 미친다든지 약하다든지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인해서 부모나 동족, 사랑했던 이로부터 외면받았다가 같은 처지의 동료, 친구, 형제자매를 잃고 흑화, 떠나버린 주인공.

-붉은 글씨는 자식을 외면하거나 학대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몬무스 부모, 자신을 사랑하는 이를 버렸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몬무스.

......근데 쓰고 나니 딱히 제가 구상한 내용이 아니라 다른 걸 갖다 붙여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후회물 채널의 자격조건에 부합하는지는 확신이 안 듭니다만 일단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