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를 처음 봤을 때부터 거부감이 들었다.

근데 이상하게 왜 거부감이 생겼는지 기억이 안난다. 패션센스가 별로라서? 잘생기지 않아서? 사실 이유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너는 내가 일부러 피한다고 티를 내도 나에게 사랑에 빠진것같았다.

비오는 날에 도서관에 나에게 우산을 갖다주러 온다던지, 수강신청때 힘들게 잡은 꿀교양을 나에게 흔쾌히 준다던지... 

왜 난 그때마다 고맙다고 하기는 커녕 짜증내면서 화를 냈을까.


시간이 지나고 접촉이 늘면서 난 너에게 호감이 생겼다. 너가 좋아졌다. 너가 나에게 고백 해주길 바란적도 있다. 술김에라도 고백하게 만들게 갑자기 널 불러서 포차도 끌고간 이유가 그거였어. 근데도 난 아직도 거부감이 다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사이는 운명이 멀어지게 하려 그랬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거부감을 이겨내려했다. 동시에 너가 좋았으니까.


나중에 너가 나에게 고백을 했을때 너무 행복했다. 고백을 받았어야 했어. 괜히 더 생각할 시간을 주라고 했어.

고백을 받고 집에 돌아가면서 기분좋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갔었는데... 근데 무슨 노래였는지 생각이 안나. 왜인지 기억이 안나. 내가 무슨 차에 치였는지 기억이 안나. 너랑 먹은 식사메뉴가 기억이 안나. 너가 우산줄때 그 표정이 기억이 안나. 너 얼굴이 기억이 안나. 너를 잊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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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께서 더이상 환청이나 환각이 보이지 않을겁니다. 뇌파충격을 줬거든요. 입원하신지 꽤 오래되셨는데 상태가 많이 나아진 편이에요. 곧 괜찮아지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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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사람이 보인다. 난 모르는 사람인데 왜인지 울면서 나를 안는다. 근데 누구길래 이러는거지. 나한테 이러지 마.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떨어져. 난 너가 왜인지 모르게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