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릴때 동화를 보고 자란다

나또한 그러했다 검을 든 기사가 용과 싸워 공주를 구출하는 이야기

마지막의 공주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

굉장히 유치한 동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제나 그런 영웅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직업 감정에서 받은 직업은

어새신

모두가 기피하는 대상이자 불길한 직업

마물사냥 보다 사람을 죽이는것에 더 특화된 직업

그런 나였기에 어느 파티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길드에서도 겉돌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손을 내민게 그녀들이였다

'너 우리파티랑 같이 갈래? 마침 딱 한명 비는데!'

'너 길 엄청 잘찾는다! 믿음직해!'

'어디 다치신데는 없으신가요?'

지금과는 달랐던, 초심자 시절의 우리들

'어새신인게 뭐 어때서! 넌 우리동료잖아!'

처음부터 파티가 이런 모습이진 않았다

처음에는 분명 다같이 웃고 모험을 즐기고 돕는 그런 모습이였다

모두에게 배척 받고 파티에 들어가지 못해 언제나 대기신세 였던 나에게 웃으며 손을 내밀어줬던 그녀들

그렇기에 생각했다 내가 어려울때 손을 내밀어줬던 것처럼 나또한 그럴 수 있게되자고

하지만 직업은 할수 있음과 할수 없음을 명확히 나누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새신이 쓸수 있는 무장이라곤 단검이나 암기 활같은 것이 전부였다

단검으로 전열에 서는건 무리였고 활로 후위에 서는건 의미가 없었다 궁수 보다도 못하고 마법사보다 위력이 덜했으니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든 파티의 도움이 되기위해 이것저것 방법을 찾던중 만난 사람

이름도 성별도 나이도 그무엇도 알수 없었지만 알수 있었다 그가 나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달한 어새신이라고

"파티를 위해 할수 있는일? 간단하지 빛이 계속 빛날수 있게 뒤에서 어둠을 죄다 쳐놓으면 되는거다"

기꺼이 스승을 자처한 그는 나에게 여러가지를 알려주었다

발자국 소리로 상대를 파악하는 법, 살기를 느끼는 법, 함정을 설치하는 법, 독을 다루는 법, 암기를 급소에 던지는 법, 언제나 급소를 노리는 법

그야말로 절대로 양지에 나갈수 없는

평생을 그림자에서 암약하길 각오한 자들의 기술

영웅을 꿈꾸었던 소년은 그손을 어둠에 물들였다

야영을 할때면 야영지 근처에 함정을 설치해 파티원들이 편히쉬게 도왔다

전투를 할때는 전방이 아닌 후방에서 기습하려는 마물들을 죽이거나 미리 깔아둔 함정으로 유도해 전열의 부담을 줄였다

그리고

'쟤네 파티말이야 여자뿐이고 남자도 비실해보이는데 작업칠수 있지 않을까?'

그날 처음으로 나는 사람의 몸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분명히 느낌이나 감촉은 마물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피가 가득 묻은 손을 보고 토할수 밖에 없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 광경을 본 스승님이 말했다

"익숙해져라, 어둠 속에서 암약한다는건 이런거니깐"

도무지 익숙해질수 있을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어둠이란 강력한 것이였다

파티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녀들의 이름이 유명세를 탈 수록 그녀들을 노리는 어둠은 커져갔다

모험자들을 노리는 노예매매조직, 그녀들을 '수집'하려고 하는 자들, 심지어는 같은 모험가까지


그녀들이 가파른 절벽의 꽃이 되어 갈수록 그 꽃잎을 뜯어가려는 자들이 늘어갔다


이윽고


결국에는 사람의 목을 베는것에 익숙해져 갈때쯤


평생을 어둠에서 암약하겠다는 생각으로 생긴 업으로 인한 업보였을까


"이자식이!"


범죄자의 눈먼검의 배를 내어주고 말았다


바로 범죄자를 처리하고 붕대로 응급처치를 했다 성직자의 기도라면 바로 낫겠지만


그래서는 상처가 생긴 이유를 설명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나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말았다 나을때 까지만 무리하지 않으면 된다고


마치 자기자신이 뭐라도 된것마냥 생각했다








"비상입니다!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하였습니다! 길드의 모든 모험가들이 길드로 모여주십시요!"


사건은 터지고야 말았다


그녀들은 어디있는거지?


"현재 숲속에 모험가 7명이 들어가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공개된 7명의 명단에는


그녀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박차듯이 길드를 뛰쳐나갔다


그녀들이? 어째서? 오늘은 모인다고 듣지 못했는데?


복부에 감은 붕대에서 피가 격하게 베어나오기 시작했지만 고통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제발...제발.."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