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생겼을때, 덜컹거리는 소리와 흔들리는 내 몸.

상황 파악을 시작한다.


말발굽 소리.

나는 달리는 마차 안에 있었다.


내 몸은 묶여있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다.


앞에는 사람이 두명.


"오? 뭐야. 이 녀석 일어났는데? 한 6일 간 잠만 자더니~"

한명이 내가 움직이는걸 눈치채, 옆에 있는 사람한테 말한다.

"뭐 일어나든 말든 알아서 하라 그래~ 어차피 곧 인간 노릇도 못하게 될걸?"


내가 해석하기엔 이것들은 나를 노예로 팔아 넘기려는 듯하다.

죽여버릴까?


하지만 몸은 들썩이기만 했다.

"---!"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눈 뜨니까 꽤 예쁜데? 팔아 넘기기 전에 한번 맛만 볼까?"

한 새끼가 내 머리를 붙잡고 말했다.


"맘대로 해라... 밖은 가려줄게."

다른 한 놈은 밖을 가렸고.


나를 잡고 있던 얘가 나를 바닥으로 밀친다.


-퍽.


아프다.

등뒤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박히는 느낌이 났다.

"----------!!!!!"

비명을 질렀다.


"왜 그래? 아프지 않게 해줄게~ 기분 좋아 질거라고?"


뭐지. 내 뒤에서 뭔가 깨지는 느낌이 났어.


-휘유웅.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


"뭐야. 뭔소리야?"


날 잡고있던 새끼가 아닌 다른 새끼가 밖을 내다봤고.


곧.


"으아아악!!!!"

무언가에 의해 끌려갔다.


"뭐야?!"

날 잡고있던 녀석도 날 놓고 밖을 내다 봤고.


난 뭐가 부서졌는지.

내 등뒤에 있던게 뭔지 알아챘다.


갑옷에 넣은 줄 알았는데.

옷에 들어갔구나.

"드."


나에게 작은 병을 준 존재.


"드래곤이다!!!!!!!"


그와 함께 그 새끼 역시 밖으로 끌려갔고.

이 마차는 공중으로 둥실 떴다.


나는 등에 박힌 유리조각을 하나 빼서 줄을 잘랐고, 남은 유리조각들을 전부 털어냈다.

상처는 회복됐다.


"푸하! 죽는줄 알았네!"

나는 내 몸이 무사한지 확인하고, 내 주머니를 뒤졌다.


그 후돌 새끼가 훔쳐간게 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내가 주머니에 가지고 다녔던건 돈과 포션들, 그리고 인장.

돈이랑, 작은 포션들은 있었다.


아, 설마.

"내 인장을... 설마..."

안돼.


이 자식을 쳐 넣을 수단이 사라진다.


인장은, 내 신분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지금까지 후붕이를 지킬 수 있었던 수단.


그 수단이 사라졌다.

후붕이한테 뭔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S급 모험자의 인장은 귀족급의 권한을 가지고 있어.

대리인이 그걸 가지고 있다면 대리인이 S급 모험자 처럼 대우를 받아.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빨리. 돌아가야해."


마차 밖을 내다 본다.


마차는 공중에 떠서 드래곤에게 붙잡혀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자네. 일어났는가?"

날 눈치챈 드래곤이 내게 말했다.


시간이 없다.

"미안. 나 여기서 내릴게."

하고 말하고.


"잠깐 자네!"

뛰어내렸다.


"필요하다면 내가 태워다 준다고 하려 했네만..."

드래곤이 뭐라하는지 못들은채로.


*


상공 40m 쯤.

그곳에서 떨어졌다.


다리에 격통이 찾아온다.

중요하지 않다.


내 회복속도는 빠르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딛고 일어선다.

그리고 달린다.


내 몸에 일어난 변화는. 내가 드래곤을 잡았을때부터 시작됐다.

경이로울 정도의 상처회복속도가 생겼고, 안그래도 빠르던 속도가 더 빨라졌다.


다만, 조금 더 감정적이게 되었다.

그것이 나와 후붕이를 망쳤다.


그리고 그 감정적이게 된 머리가. 결국 다시 이성에게 지배 당하게 되었다.

이제서야 깨달았다.


자. 집으로 가자.


*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겠다.

아니, 주체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서 멈춘다면 후붕이에게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


그러다가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굴렀다가도, 다시 일어나 달린다.


흙투성이가 된 내 몸.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내가 아픈것보다, 후붕이가 더 아플것이기에.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고, 또 밤이 되었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내가 잠을 자면, 후붕이에게 가는 시간이 늦어지게된다.


그 생각을 하니, 쉴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다리는 고통을 호소한다.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피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다리의 아픔이 조금 가신듯 했다.


결국 3일이 지나고.


나는 다시 도시에 도착했다.


*


집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려있다.


들어가본다.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있다.


후붕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후붕이가 자주 앉던 소파.

거기에 손을 가져다 댄다.


머리에 격통이 밀려온다.

아. 또 미래를 보여주려는건가.


아니, 아니다.

이건 미래가 아니다.


'어머~ 우리 후붕씨 어디 가?'

'집에 가야죠. 여자친구 밥해주러.'


(나에게 찝적대도 좋은건 후순이 뿐인데.)


'어머~ 이 누나한테도 후붕씨가 밥 해주면 참 좋겠네~'

'전 바람 안펴요.'


'어머 누가 바람피래? 우리집에 와서 밥 한 번만 해주라고~'

(이 짓을 후순이가 없을때 한다.)

(정말 싫다.)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후붕이는 무죄였다.


나는 그런 후붕이를 변명하나 들어주지않고 밖을 나갔다.


'후순이가 언제쯤 오려나...'


후붕이는 나를 기다렸다.

밤이 새고, 하루가 지나고. 며칠이 지나도 나를 기다렸다.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안돼. 열지마.

내 말은 후붕이에게 닿지 않았다.


'S급 모험자인 후순님의 명이다. 널 노예로 팔아 치우겠다.'


아니야.

내가 아니야.


후붕이는 절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에도 집안에 들어가 나오지 않으려고 애쓴듯했다.

...나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나 결국 끌려가는 후붕이의 모습.


아.

아아아아아아아아.


내가 그때 후붕이의 말을 들으려고 했다면.

그랬다면 상황은 달랐을텐데.

그랬다면 내가 후붕이를 지킬 수 있었을텐데.


그때 그러지 않았따.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후돌은 훔친 내 인장을 가지고 후붕이를 노예로 팔아 치웠다.


그동안 내가 보는건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내가 보는건 언젠가의 시점일뿐.

미래는 바꿀 수 있었지만, 한번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었다.


난 이걸 너무 늦게 알아챘고. 후붕이를 잃었다.


"...후붕이를 찾아야해..."

난 집을 떠났다.


S급 모험자 후순이 아닌, 후붕의 연인 후순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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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소설 망가진 어쩌고를 봐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세탁기 성능이 좀 좋죠?

찢어진 청바지마냥 그냥 찢어진것처럼 보이게 디자이너가 만든거 일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냥 꺠끗한 옷이었는데~ 더럽다고 착각한거임~


중간에 쓰다가 바뀐게 아니라, 원래 이랬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만 조금씩 바뀌었어요.


사실 후순이 파트를 후붕이 파트보다 먼저 생각했습니다.


프롤로그가 그 잔재입니다.


또한 독자분들이 오해하시도록 후붕이 파트때는 마치 후순이가 한 것마냥 묘사를 해두기도 했습니다.

후순이의 죄는 자기 일 제대로 말 안한거랑 바람으로 오해하고 잠시 바람쐬러 집 나간것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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