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클린스만호에서는 손흥민을 중앙프리롤로 쓰기 위해 442를 플랜A로 들고왔음.


알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 손흥민 프리롤 442시스템은 우리 대표팀에게 전혀 새로운 시스템이 아님. 조금 멀리 보면 신태용호에서 손흥민과 이근호를 투톱으로 두는 것이 월드컵 직전 플랜A였음. 또한 벤투호에서도 공격력을 강화할 때 쓰는 플랜B로 자리 잡았었고 실제로 가나전에 이걸 들고 나왔었음. 물론 가나전 결과는... 다들 알거고 실제로 이 결과는 이 글의 요지와 연관되어 있음.


그렇다면 지금 클린스만에서 쓰는 442시스템에서 문제점이 뭘까?


핵심은 지금의 442는 공수에서 종, 횡 간격이 벌어진다 (혹은 일부러 이것을 주문한다)는거임. 이 간격문제에서 모든 문제들이 파생됨.


간격이 벌어지면서 중앙 미드필더들의 과부화가 심해짐. 이로인해 상대가 터프하게 나오면 중원싸움이 매우 힘들어짐. 게다가 역습시에 중앙 미드필더들이 커버해야할 공간이 커짐.


현재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조합은 황인범과 박규현이고 지금 이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보면 과부화가 올 수 밖에 없음. 기본적으로 빌드업 시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고 2선이나 최전방으로 패스를 공급을 해줘야함. 역습시에는 풀백이 비운 측면공간을 커버하거나 직접 상대 공격을 저지해야함. 심지어 황인범에게는 박스침투까지 요구하고 있음. 이게 2선자원들, 특히 양 윙어가 적절하게 지원해준다면 힘들지라도 커버는 가능함. 하지만 지금의 대표팀에서 윙어는 횡으로 넓게 벌려서 패스를 받은 후 직접 돌파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음. 그렇기에 이런 2선자원들의 지원도 어려움.


그럼 이전의 경기들에서는 왜 우리가 주도권을 쉽게 가져올 수 있었냐? 하면은 상대방의 압박강도가 달랐기 때문임. 이전에 경기결과가 좋았던 경기들 보면 우리 볼소유시 3선에서 2선까지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상대가 압박을 하지않고 철저히 내려섰었음. 그러니 격렬한 세컨볼 싸움이 벌어질 일도 적고 넓은 공수간격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가려져있었던 것 뿐임.


그렇다고 우리 중원의 퀄리티가 떨어지느냐? 절대 아님. 당장 지난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랑 붙을때 발베르데, 벤탕쿠르, 베시노 중원 조합이랑 이재성, 황인범, 정우영 중원 조합이랑 붙어서 근소하게 이겼었음. 하지만 선제골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442를 들고 나왔던 가나전에서는 중원과부화로 인해 측면공간과 세트피스로 3골 먹히고 졌음. 3미들에서 우리 중원은 튼튼하지만 2미들에서는 그러지 못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왔음.


오늘 경기만 봐도 위의 문제점들이 명확하게 드러났음. 솔직히 오늘 요르단 압박수준? 터프하긴 했는데 세계무대를 기준으로 했을때 대단할것 까지는 없는 수준이었음. 전형적인 5백 쓰는 팀들이 쓰는 압박이었음. 중앙에 백 쓰리는 투톱과 숫자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면서 윙백을 높게 올려 전방자원과 함께 압박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우리는 그정도 압박에도 고전했음. 선수 개인역량 문제가 아니라 간격이 벌어지면서 세컨볼 싸움을 계속 지니깐 벌어진 문제임.


손흥민 중앙 프리롤 좋지, 근데 그걸 위해 굳이 투톱이 강제될 필요도 없고 투미들을 고집할 필요 없음. 당장 오늘 경기 후반전에 이재성을 중앙으로 옮겨서 4231로 바꾼 후에도 손흥민은 계속 좋았고 황인범, 홍현석도 좋았잖아? 저 4231시스템으로 월드컵 2차예선 역대급으로 쉽게 뚫었었고 월드컵 본선 우루과이전을 통해 경쟁력있는 시스템이란걸 증명했음. 4231에서의 아쉬운 득점력? 볼이 전방까지 공급이 되어야 득점을 하던 말던 하지 요르단 수준의 압박에 막히는 시스템이란거 만 천하에 다 드러났는데 남은 경기들에서 계속 먹힐까? 난 아니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