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날씨 참 좋죠?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엄마랑 아빠가 몸에서 빨간 물감을 쏟고 있었어요.


아빠는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엄마는 절 보고는 눈물만 흘리고 계세요.


좀 더 지나니까 엄마도 아무 대답이 없어요. 많이 피곤하신가 봐요.


저는 착한 아이니까 엄마가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학교에 가야 해요!


학교 갈 준비를 하는데 물에서 이상한 맛이 났어요. 어제 엄마가 세상이 멸망한다던데 그거랑 관련이 있을까요?


문을 열고 나서자 평소랑은 조금 다른 풍경이었어요.


집들은 반쯤 무너져 있고, 거리 곳곳에는 부서진 자동차에서 연기가 막 나와요.


게다가 고약한 냄새도 나는 거 같아요. 엄마가 고약한 냄새가 나면 소독하는 거라 그랬는데, 오늘은 거리 전체를 소독하나 봐요.


학교로 걸어가는 중에 누워있는 아저씨를 만났어요. 이 아저씨도 우리 엄마 아빠처럼 몸에서 빨간 물감을 쏟고 있어요.


다가가니까 갑자기 제 바지를 붙잡지 뭐에요! 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아저씨를 발로 차 버리고 말았어요.


저도 놀라서 그냥 빨리 도망쳤어요. 어른들이 오늘따라 조금 이상해요.


걷다 보니 학교에 도착했어요. 학교도 소독을 하는지 연기가 막 나고 있었어요.


교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친구들이 사방에 누워 있었어요. 얼마나 피곤하길래 여기서 자는 걸까요?


저는 친구들 사이를 조심스레 지나가서 교실에 도착했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선생님이 의자에 앉은 채 졸고 계셨어요.


선생님을 흔들어 깨우려 하니까 그대로 쓰러지시지 뭐에요. 게다가 선생님도 빨간 물감을 흘리고 있어요.


오늘이 무슨 날이라도 되는 걸까요? 다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아무도 저랑 놀아주지 않아서 조금 심심해요. 학교 밖으로 나가 봐야 겠어요.


학교를 나오니까 검은 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학교 앞에 서 있었어요.


제가 다가가서 인사를 하니까 친절히도 받아 주셨어요. 이 아저씨들은 졸리지 않으신가 봐요.


아저씨들은 제가 여기서 지내기는 힘들 거라고 하시면서 같이 가자고 하셨어요.


저는 좋았어요. 오늘은 다들 잠만 자고 있어서 심심했거든요.


하지만 엄마가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랬는데...


아저씨한테 엄마가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하니까 아저씨들이 그럼 부모님한테 가서 허락을 받고 가자고 하셨어요.


저는 신나서 집까지 아저씨들을 안내했어요.


집에 들어가 보니 엄마랑 아빠는 아직도 자고 있었어요. 손님이 오셨는데도 말이에요!


아저씨들이 엄마 아빠를 보더니 잠깐 저보고 나가 있으라고 하셨어요.


조금 있다가 아저씨들이 나오더니 엄마 아빠 허락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엄마 아빠를 어떻게 깨우신 걸까요? 제가 했을 땐 아무리 불러도 안 깨어나셨거든요.


저는 아저씨들을 따라서 검은 차에 올라탔어요. 차 옆면에는 이상한 영어가 적혀 있었어요. 첫 번째는 모르겠고, 그 뒤로 CP라고 적혀 있었어요. 저게 뭘까요?  


아저씨들은 제 옆에 앉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하고 있어요.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요, 현실조정자가 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