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마이너갤러리에 썼던 소재 재탕함.

SCP-3004가 뭔지는 다들 잘 알 거다. 웬 매미-신이 기독교 신앙체계에 완전히 뿌리박아서 그놈을 격리하기 위해 기독교라는 관념 자체를 말소하는 거라고.

SCP-3004 본문에는 이러한 대목이 있다.

SCP-3004는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가톨릭교회, 성공회, 미국 성공회 공동체 내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변칙적 사건들을 말한다.

(http://ko.scp-wiki.net/scp-3004)


여기서 잘 보면, 우리가 흔히 개신교라고 말하는 장로회, 침례회, 루터교회, 오순절교회 등의 교단은 언급이 안 됨. 큰 틀에서는 성공회도 개신교로 보기는 하지만. 그냥 저자가 아무 기독교 교단이나 랜덤으로 고르다 보니 개신교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나는 저자가 의도적으로 서술한 것이라고 생각함.

SCP-3004는 기독교 신앙체계에 파고들어서, 기독교인들의 정신을 조종해 그들의 종교 행위를 어떤 끔찍한 식인 의례로 조작함. 그리고 로마 가톨릭교회는 실제로 매일 살과 피를 먹는 의식을 함. 가톨릭교인들이 일주일에 한번하는 성체성사는, 그들의 세계관에서는 그냥 말로만 이것은 주님의 피와 살이요. 하는 것이 아님. 화체설, 혹은 가톨릭교인들이 말하는 표현으로는 성변화설이라고. 사제가 선포하는 순간 아무리 빵과 포도주처럼 생겼고, 빵과 포도주처럼 맛이 나지만 실제로 그것은 예수의 살과 피로 변했다는 것임. 반면 개신교 계통은 성만찬을 거룩한 의례로 여기고 가급적이면 자주 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자신들이 실제로 예수의 살과 피를 먹는다고 믿지는 않음. 그들의 해석에 따르면 성만찬은 단지 '최후의 만찬을 기념' 하는 것이거나 '예수가 영적으로 그 현장에 임재함'으로 해석함. 개신교 교단이 하도 많고 제각기 신학적 관점이 다르지만 이 정도의 범주를 벗어나진 않으며, 주류 개신교 교파 중에 성변화설을 주장하는 교단은 없을 거임. 성공회의 경우에는, 일단 나무위키를 참고하기는 했지만 '성변화설이라고 믿어도 좋고 그렇지 않다고 믿어도 좋다' 라고 하더라.

나는 이 관점에서 SCP-3004에서 언급된 교단들이 정해졌다고 생각함. '실제로 예수의 살과 피를 먹는다고 믿는 교파'의 인식에 기생했다는 것이지. 반면 개신교는 그러한 관점이 없어서 언급이 안 된것이고.

다만 이 해석의 결점이 있다면 정교회가 언급이 안된다는 것임. 정교회도 성변화설을 주장한다고 알고 있음(동방 가톨릭은 정교회가 아님). 하지만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