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어났어?


조금 어지럽지? 괜찮아, 당황스러운 건 나도 마찬가지야.


이봐, 난동 좀 피우지 마. 여기 너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뭐... 조용히 있는다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지만 말이야...


아무튼 설명해줄 테니 잘 들어.


.....


보채지 마, 과학이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널 이해시킬려면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지 고민 중이니깐.


그래, 넌 엔트로피가 뭔 줄 알아?


들어는 봤지만 모르겠다고?


간단히 말해서, 엔트로피는 자연 물질이 변형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현상을 말해.


허...? 이렇게 쉽게 말했는데도 이해가 안 된다고?


우리들 중에 너같은 사람이 있다는게 참...


아아... 그래, 알겠으니까 흥분하지 좀 마, 멀미나니깐.


너는 경호직으로 와서 모른다는 거지?


그럼 어린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줄게.


저기에 있는 물병 보이지? 


저곳에 잉크를 떨어뜨린다면 어떻게 될것같아?


그래, 잉크가 물에 골고루 퍼지겠지.


규칙 없이 말이야.


그게 엔트로피야.


흔히 "무질서"라고도 불러.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표정이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하나였던 커다란 바위가 부서지고 침식되어 수많은 모래가 되는 것처럼.


이 세상 모든 것은 무질서해지려는 경향이 있어.


이걸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불러.


어때, 이제 엔트로피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증가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지?


....


우리는... 늘 생각해왔어.


이것을 다룰 수 있게 된다면...


만약 이 인과율을 거스르는 힘을 얻게 된다면.


퍼져있는 잉크를 한곳에 모으고


부서져서 형체도 모를 저 모래를 큰 바위로 만들고


미처 꿈을 펼치기도 전에 산화되어 사라져가는 생명들을 살릴 수 있는 이 힘을 손에 넣는다면...


우리가 저 한곳에 고여서 법칙을 위배하며 썩어가는 저것들을 모두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지. 


....


그래... 그게 바로 우리가 "엔트로피를 넘어서"라는 단체를 설립한 이유야


뭐,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어.


상승한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큼 터무니없는 것이었거든.


하지만 우리는 계속 도전했어, 법칙을 거스른다는 것을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수많은 실패와 패배 속에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걷던 우리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어.


....


너는 바닥에 조각나서 버려진 종이를 원상태로 돌리려면 어떻게 할 거야?


그래, 종이를 줍고, 그 조각난 종이를 붙여서 원상태로 만들겠지.


방금 너는 "종이"에 너의 "에너지"를 넣어서 종이를 원상태로 만든 거야.


아직 모르겠다고? 그럼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해줄게.


너는 엔트로피가 증가한 물체에, 에너지를 넣어서 그 물체의 엔트로피를 감소시킨 거야.


대신 너는 그만큼 에너지를 잃고, 너의 엔트로피는 증가하겠지.


우리는 저 방법을 찾아낸 거야.


에너지를 이용해서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방법을 말이야.


우리는 실마리를 잡자마자 미친 듯이 연구하고 제작하고, 우리의 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어.


그리고 에너지와 모든 엔트로피의 관계를 설명하는 공식을 만들어냈고


마침내 에너지를 이용해서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장치를 발명했어.


그래, 지금 네가 보고 있는 거.


물론 그 과정에서 쓰이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지, 그리고 조절하는 것도 어려웠어.


그래서 우리는 이용하기로 했어


저 하늘에 떠 있는, 마치 영원히 불타오를 것만 같은 것을 말이야.


아직 조절조차 하지 못하는데도 말이야...


우리는 눈앞에 있는 성과에 눈이 멀었고


그리고... 첫 번째 실험을 시작했어.


그렇게... 엔트로피를 거슬러서


....


조절하지 못하는 저 커다란 법칙에 의해


우리는 수많은 모래 알갱이에서


하나가 된 거야.


....


아.. 언제까지..?


저 태양이 사그라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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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대회는 첨인데 이렇게 하는게 맞겠지..?

저 엔트로피 감소기게는 SCP로 하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