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601 - [편집됨]의 기록들

https://scpko.wikidot.com/scp-1601

작: Dr Blank, 역: Salamander724


요약: 일본 훗카이도에 위치한 석등. 내부에 다양한 물건들이 맞물려있어 일종의 기계장치로 추정됨. 주기적으로 백색 환경광을 방출하는데, 이때 등을 덮는 반구의 표면에 변칙존재(-A)관한 서술이 나타남. 여기 수록된 존재 석등 5km 이내로 들어오면 대규모의 전파를 방출해 인근에 경고함.


일종의 고대 변칙 경고 시스템인 듯. 557이랑 약간 겹친다는 느낌이 있음. 물론 변칙성만 놓고보면 꽤 차이가 있지만, 고대의 변칙 대응 시스템이라는 컨셉이 겹친다고 느꼈음. 557이 좋았던 이유가 이 컨셉의 신선함인데, 1601은 아무래도 그 이후에 만들어졌다보니 그리 좋다고 느끼지는 못했음.


원문 토론란에는 목록 마지막의 -A-153을 보고 맹인만 인식해야 한다는 점과 겸손하다는 서술에서 096을 연상하는 의견이 꽤 있음.


SCP-1603 - █████ ███████ 살인사건 

https://scpko.wikidot.com/scp-1603

작: Tanhony, 역: MGPedersen


요약: 뉴욕의 사업가 █████ ███████가 살해된 사건과 연관된 현상. 이 사건의 발생을 알게된 사람은 자신이 이 사람을 살인했다고 믿게 됨. 이 과정에서 거짓 기억이 만들어지며, 사실과 다른 것을 인지하면 기억이 수정됨. 살해가 불가능한 인물의 경우 기억은 가지지 못하나 죄책감을 가지게 됨.


간단하고 나름 흥미로운 효과를 가진 변칙성이라 생각함. 가볍게 읽기 좋았음.


SCP-1604 - 철구 족쇄

https://scpko.wikidot.com/scp-1604

작: Dr Sketch, 역: Salamander724


요약: 그린란드에 붙박혀있는 사슬로 땅과 하늘 양쪽으로 측정할 수 없는 정도까지 뻗어있음. 사슬은 산화된 철로 구성되어 있으나 변형력에 강한 저항을 가지며, 정체불명의 고밀도 물질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임. 정기적으로 짧은 시간동안 느슨해지는데, 이 기간동안 사슬이 수 킬로미터 연장됨.


전반적으로 144와 약간 유사하다고 느꼈음. 그렇지만 두 SCP가 암시하고 의문을 품게 만드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함. 144는 약간 종교적 내용을 암시한다는 느낌이었다면 1604는 좀 더 기계적이고 우주와 관련된 뭔가라는 느낌이었음. 


작품 자체로만 보면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음. 약간 변칙성의 개념이 단단하지 않다고 해야되나, 정확히 이 개체가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 느낌이었음. 그래서 '재단이 이걸 어떻게 숨기고있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좀 찝찝했음.


SCP-1608 - 우강(禺强) 

https://scpko.wikidot.com/scp-1608

작: RJB_R, 역: Salamander724


요약: 상공을 떠다니는 대왕고래. 대기를 표류하며 먹이가 있는 쪽으로 움직이려 시도함. 이때 1608은 물리적으로 사라지며, 30분 간격으로 16~20초간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짐. 사냥은 자신의 무형의 위장이 위치한 곳에 먹이를 두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으로 이루어짐.  몸속으로 돌아간 소화불가능한 물질은 지속적으로 배출됨.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래. 변칙성이 참신한 건 아니지만, 낭만이 있어서 나름 살아남은 듯함. 이전의 사진과 지금 사진의 분위기가 다른데, 이전의 사진은 아마 나타나는 중의 희미한 단계를 표현한 것으로 보임. 지금 사진은 그냥 멋진 사진임.


별칭이 우강이라고 번역되었는데, 원문 별칭도 "Yu-Kiang"임. 검색해보니 대충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신인 것 같음. 고래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음.


예산 부족으로 격리를 유예한 고래라는 내용을 보고 1730이 떠올라서 보러 갔는데, 크게 관련이 있는 것 아닌 듯함.


SCP-1609 - 의자의 잔해

https://scpko.wikidot.com/scp-1609

작: Rioghail, 역: Dr Devan


요약: 원래는 의자였으나, 현재는 가구의 잔해 더미 정도로 존재함. 공간이동이 가능해 몸의 전체 혹은 일부를 다른 지점으로 옮길 수 있음. 지각이 있으며, 자기를 보호 본능이 있고 활용되고 있는 상황을 선호함. 특정 자극(대체로 GOC와 관련되어 있음)에 노출될 경우 난폭하게 반응하며, 그 결과 자신의 잔해를 근처 인원의 폐 내부에 이동시켜 해당 인원을 죽게 만듦. GOC가 톱밥 제조기로 이 개체를 파괴하려다 실패했음.


“잠 못드게 하는 것들로부터 인류를 보호해 온 지 80년인데,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기억하는 건 그 씨발놈의 의자뿐이란 거지.” 위더스 박사는 애석해졌다. - 길 떠나기 전 한 잔

재단이 파괴를 하지 않는 이유이자, 그러므로 GOC가 까이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 특히 부록을 통해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냄. GOC측 기록은 피직스 분과 위협존재 데이터베이스 초본의 KTE-0937-면벨벳에서 볼 수 있음. 부록에서 1609의 부록이 패러디되는 게 재미있음.


처음 봤을 때는 재단이 왜 SCP를 파괴하지 않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음. '재단은 이념상 파괴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원론적인 설명보다는 그냥 이 SCP를 보여주는 게 더 간단하고 잘 와닿으니까.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한다는 점은 지금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임. 


그리고 GOC의 파괴 행위를 통해 SCP가 적대적임을 더 개연적이고 설득력있게 묘사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함. 단순히 "그냥" 인간을 싫어해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서사를 통해 인간의 싫어하는 이유가 만들어짐. 이러한 두 가지 점 덕분에 +1061이라는 높은 평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함.


첫 번째는 고전적 GOC다. 이 놈은 "파괴 파괴 파괴" 라고 알려져 있는, 재단의 대안적 존재다. 그들은 도덕이고 개뿔이고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으며, 그저 초상적인 모든 것의 마지막 흔적까지 모조리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다. (중략)

두 번째는 작가들이 마침내 GOC가 UN 산하 기구였음을 기억하고는 “어쩌면 UN 산하 단체가 이렇게 일상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건 말이 안 될지도 몰라”라고 깨달아서 생겨난 조류다.
-GOI 도감

다만 마냥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만 있지는 않음. 앞서 말했듯 부록의 메시지가 너무 노골적이라 재단용 프로파간다처럼 느껴짐. 그리고 위에 인용한 내용에 비춰볼 때 이건 고전적 GOC를 묘사하고 있는데, 이건 GOC가 UN 산하 기구고, 당연히 어느정도 생각은 하고 파괴할 거라는 점을 무시한다는 것임.


이 2가지 점 때문에 이 SCP는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것처럼 느껴짐. "이게 우리가 옳고 GOC가 틀린 이유"라는 부록의 메시지는 너무 성급해보이고,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SCP가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짐. 그리고 GOC가 무조건 파괴한다고 묘사하는 건 위에서 말한대로 UN 산하 기관이라는 이미지와 맞지 않아 세계관 몰입을 조금 깨뜨리기도 함.


여하튼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SCP임. 나는 아무래도 예전 작품이고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감상하는 사람 나름대로 받아들일 일이겠지.




SCP 정주행 169일차 (1610, 1611, 1612, 1616, 1617)


정주행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