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교의 신화 속에는 그들의 신들이 만들어진 과정이 나와 있다. 그런데 출애굽기에는 모세가 처음 야훼를 만났을 때, 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묻는 장면이 있다. 이에 대해, 야훼는 자신을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이다.'라는 말로 설명했다.


자신을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고 설명한 까닭은 자신은 누군가의 자식이거나 혹은 어떤 초월자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말한 것이다.


인간이 섬기는 대다수의 신들이나 초월자들은 대부분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있다. 즉, 그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싶어서 존재한 신이 아니라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태어나거나 만들어진 신이다.


반면 야훼는 자신은 스스로의 의지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함으로서 다른 신들과 구별되는 초월적인 존재임을 부각한 것이다.[54] 물론 다른 종교에도 이와 비슷한 창조주나 조물주라는 개념은 있지만 이런 신들은 우주의 법칙을 관장하지 인간사에 관여하는 신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섬기지는 않았다. 창조신이면서도 인간사에 깊게 관여하는 야훼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 즉, "창조신을 섬기는 근본주의"임을 주장한 것인데… 이것도 좀 사연이 있는 편이다.


사실 중근동의 종교는 지역 실세에 따른 종교의 문제가 있어서, 도시국가 1이 지역의 패권을 잡으면 그 도시국가의 종교가 킹왕짱이 되는 습성이 있었기 때문에 "주신의 위치는 언제나 변동성"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 이런 창조신 놀이는 그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주신이 부족신들 위에 서기 적당한 형평성"을 주장하기 위한 일종의 설정놀이라고 할 수 있겠고, 달리 말해서 "그 다른 신들(후대의 천사)"위에 서는 당위성은 그 신들의 "애비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고려되는 것과도 같은 논리다.


후대 유대교의 해석 개념에서는 이것이 태초로부터 스스로 존재하기로 규정된 것, 즉 태초의 무한으로부터 처음 존재하게 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실제로 이 개념은 카오스로부터 태어난 우라누스와 가이아 등과 비슷한 견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것이 나중에 "다신교의 신들보다도 우위에 있는 근본적인 신의 존재"를 부각하기 위해 공식화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