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요즘 들어 계속해서 "완충지대 확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에 대한 반발", "소련의 구 영토 확보" 등등 많은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데


물론 그것들도 모두 일리있고 맞는 말이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절대 전쟁의 이유를 이것만으로 찾을 수는 없으며,


"이것 역시 전쟁의 무수한 이유들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아시다시피 현재 불곰의 두목은 뿌짜르다


푸틴은 1952년생으로, 2022년 현재 기준 무려 69세다


피부관리 잘해서 잘 티가 안나는거지 얘 곧 칠순잔치 해야된다


근데 대통령들의 얼굴을 보면


(마버오락바)


보시다시피 국가의 수장이라는 것은 막대한 책임과 권한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업무와 스케줄은 빡세다


게다가 푸틴은 독재자다. 민주정치의 대통령은 많은 관료들과 공무원들에게 효과적인 업무배치를 행한 뒤 자기 일만 하지만


독재자는 정권유지와 권력 독점을 위해서 모든 분야를 감시해야 하고


따라서 자신의 업무 분야도 모든 일에 문어발처럼 뻗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푸틴의 장기 독재는 역설적으로 푸틴 스스로의 건강에 엄청난 부담이 걸리는 일이라는 것인데


얜 우리나라 대통령이 김대중일 때부터 권력을 쥐고 있었다(물론 중간중간 2인자로 빠지기도 했지만)


거의 20년 가까이 집권중이라는 거고, 러시아의 모든 의학기술이 집약된 의료를 받고 있겠지만 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한마디로 푸틴은 이제 슬슬 갈 준비를 할 때가 됐다


푸틴 사후 러시아의 1인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다


푸틴의 오른팔이자 러시아 3대 대통령(바지사장)을 해 본 인물이기도 하다


문제는 현재 푸틴이 자신의 후계자를 확정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메드베데프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큰 권력을 휘두르는 집단은 이른바 실로비키라고 불리는 집단인데


이들은 군산복합체의 우두머리들, 전직 KGB, 즉 다시 말해서 소련 공산당 권력자 출신들이다


여기서 뿌짜르의 악수를 받고 있는 새끼들이다


얘들의 전신은 올리가르히라고 해서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폴란드 등에서도 활개를 쳤던 바 있다



그래서 만약 내일 갑자기 푸틴이 번개맞고 죽는다면


이 실로비키들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경쟁이 유혈사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높고


심하면 러시아의 해체(잊으면 안 되는 게 러시아는 연방이다)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


정황상 푸틴은 중도파이자 자유주의에 가까우며 자신에게도 종종 대드는(메드베데프는 여러 차례 푸틴의 의견에 반감을 표한 바 있다)


메드베데프가 앞으로의 러시아를 제대로 이끌어 나갈 것 같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


(영리한 독재자의 특징이, 자기한테 논리적으로 반발하는 놈을 좋아한다는 거다. 히틀러나 이토 히로부미가 그랬다)



문제는 메드베데프 계열이 상대적으로 중도파이다 보니 하나의 이해관계로 뭉치지를 못해서


"소련 공산당의 부활"이라는 하나의 이해관계를 갖고 움직일 수 있는 실로비키처럼 단결이 안 된다는 거다


어느 정도냐면 중도파 정치인 안에는 명확한 메드베데프 벌파가 거의 없을 정도


근데 러시아 내각을 살펴보면 "명백한 메드베데프 라인"이라고 부를 만한 인간이 딱 한 명 있다


바로 현 러시아 국방장관이자 튀르크 계 인물인 세르게이 쇼이구이다


이 인물은 현재 러시아 정치인 중 푸틴 다음가는 지지율(28%)을 받고 있으며


군사적으로 매우 뛰어난 능력과 수완을 보여주는 인간임


푸틴이 우려를 표하는데도 메드베데프는 밀어붙여 쇼이구를 국방장관으로 앉혀줬고 


소련 붕괴 후 병신신세로 떨어졌던 러시아군을 세계 2위의 강군으로 다시 끌어올렸다


그 덕분에 현재 군 안에는 쇼이구를 추종하며 메드베데프를 지지하는 군인들이 다수 양성되었다


IS 진압 당시 러시아군이 보여준 활약 대부분은 이 인간의 구상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그는 별다른 정치기반도 없는데 차세대 리더로까지 각광받고 있다


즉 메드베데프가 수월하게 집권하려면 메드베데프 라인인 쇼이구가 크게 떠야 한다는 건데


말했듯이 얘는 국방장관이고, 능력도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


슬슬 감이 오지 않나?



쇼이구 정도의 수완이면 우크라이나 따위한테 지지는 않을 것이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 압도적인 지지율이 메드베데프 계파에 몰릴 것이며


이는 메드베데프가 실로비키를 누르고 러시아의 권력승계를 수월하게 진행하는 데 강력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의 최종 권력 승계를 위해 짜여진 거대한 정치의 장이라는 것이다


대충 저 파란색 지역이 러시아인 다수 거주 지역이다


아마 전면전이 아니라 국지전 수준으로 끝나고, 나머지는 러시아가 우월한 위치에 선 상태로 협상을 통해 뜯어내지 않을까 싶다


드네프르 강 건너까지 먹어버리는 건 러시아 입장에서 너무 부담이 크다




세 줄 요약


1. 푸짜르 뒤질 때 됐고 후임으로는 메드베데프를 보고 있음


2. 근데 반대세력 겸 구태인 실로비키가 하도 강해서 메드베데프를 밀어주기 힘든 상태


3. 메드베데프 라인에 국방부 장관 세르게이가 있어서 전쟁으로 전공을 세우게 하면 지지율 올릴 각 잡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