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딱새 수컷 한 마리를 발견했다.




별안간 벌레 한 마리를 물어오더니 착지와 동시에 바닥에 내리꽂았다.
연녹색 물줄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나는 공포에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그는 기절한 애벌레 앞에서 승리를 자축하듯 낮고 짧게 울부짖었다.


작은 벌레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승리에 취해버린 맹수.
불쌍한 애벌레는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나는 공포에 질려 그 작은 생명이 굶주린 딱새 수컷에게 무참히 잡아먹히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포식 전 의식을 잃게 하는 것은
약자에게 최대한 고통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한
생태계 최강자의 눈부신 배려이리라.


눈 앞에 딱새 수컷 한 마리가 나타났다.
왜인지 굶주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