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년쯤 전의 여름, 군에서 전역한 나는 동기 전우 한명과 텐트를 챙겨 속초에서 부산까지 걸어가는 도보 여행을 시작했었음. 미칠듯한 무더위와 끔찍한 태양 아래서 계속 걷던 우리는 해가 지고 적절한 개천 옆에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우며 술을 마시다 잠들었음. 둘 다 지쳐서 자고 있던 와중, 바깥에 내두었던 가방 쪽에서 부스럭 소리가 계속 나는거임 ㅇㅇ 


힘들어서 그냥 자려다 소리가 계속되자 나가보았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핸드폰으로 불을 밝히자 고양이같이 생겼는데 덩치는 엄청 큰 놈이 가방을 파헤쳐 챙겨간 식량들을 다 뜯어놓고 구워먹다 남긴 고기들을 다 엎고 지랄 염병을 떨어둔거임... 그 고양이를 쫓기 위해 다가갔는데 갑자기 금마가 확 튀어오르더니 내 팔을 좍 긁어버리고 달라붙음. 지금은 흉터가 치료를 잘 받아 옅고 작게 남았지만 그때는 피가 좀 많이 났음. 난 고양이를 오른손으로 집어 바닥에 집어 던졌고, 이 후에 발로 걷어 차버렸는데, 고양이가 캑! 하는 소리 내더니 자빠져서 그 상태로 안 일어나더라... 아마 조그마한 동물이었기에 망정이지 요새 산에 곰이네 뭐네 푼다고 하던데 그런 거였으면 죽은 쪽은 나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