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돼지 아니지'

'이 정도는 길거리에 널렸는데'

이런 생각보다는

경험상 나 자신을 포기하게 되는 심리가 강해지는 것 같다.

'난 뚱뚱한 만큼 냄새나고 못생겼어.'

'난 살 빼봤자 어차피 안 될 텐데,'

'그냥 다 때려치고 침대에 누워서 게임이나 하고 싶다'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거울 볼 일은 고사하고 꺼진 핸드폰 화면에 얼굴 비치는 것도

좆같아서 부숴버리고 싶었다.

나는 못 느꼈지만 분명히 니네가 뚱뚱한 사람한테서 난다는

냄새가 났을 거고

내 몸무게가 85키로라는 둥 95키로라는 둥

그런 걸 모둠 활동의 모둠명으로 쓰는 애들은

절대 익숙해지지 않고 끊임없이 멘탈 데미지만 줬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다른 요소들도 있었겠지만

살이 쪘다는 사실 하나도 스스로를 비참하게 여기게 되고

자포자기하는 데 크게 일조한다고 본다.


그런 생각이 들어도 그냥 몸을 움직여 보자.

한 달만 운동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이 세상 모든 비만인은 복권이라고 본다,

다만 그 당첨액에 차이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