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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다가 한 아저씨랑 친구먹고 심심할 때 가끔 수다 떨었었는데, 그 아저씨가 예전에 수상 구조대원 자격증을 딴 적이 있었다는 거임.

워낙 골때리는 발언을 많이 하던 아저씨라 뭐 건질만한 거 있나 궁금해하던 참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수상 구조대원 경험 도중에 기억에 남는 게 3가지 있었다면서 장황한 썰풀이를 시작했음.



1. 익수자 구조(물리)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자격증을 따는 데에 당연히 실기시험은 봐야 했고, 그 중 하나가 물에 들어가서는 계속 물 안으로 끌어당기는 베테랑 구조요원 두 명을 떼어내고 올라오는 거였음.

아무리 구조대원 피지컬이 좋아봤자, 살고 싶어서 눈에 보이는 건 아무거나 끌어당기는 익수자를 피지컬로 제압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이걸 어떻게든 떼어낼 수 있어야 구조를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거지.

참고로 익수자에게 붙잡혔을 때 매뉴얼은 본디 물 속으로 눌러서 '내가 이 새끼 잡고 버티면 ㅈ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해서 손을 놓게 하고 나서, 뒤에서 구조하든지 아니면 탈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임. 물론 애초에 작정하고 끌어당기는 익수자 '대역'한테는 안 통하겠지만. 솔직히 합격자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근데 여기서 그 자리의 전원이 간과한 게 있었으니, 그 아저씨는 말만 골때리는 게 아니었던 거.

"이러다간 탈락이다" 싶었는지 그 아저씨는 일단 하나를 필사적으로 떼어내서 물에 처박았고, 떼어내진 사람이 후속 공격을 위해 숨을 들이마시려고 고개를 내미는 순간

얼굴에다 냅다 죽빵을 갈겨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 자리의 모두가 벙쪄 있는 틈을 타 그 아저씨는 남은 하나도 후속 펀치로 제압했고, 주변에서 야유가 들려오자 당당하게

"뭐 어쩌라고! 난 패서 구할 거야!" 라고 선언해버림.



2. 진정한 공포

'핵펀치 구조법의 선구자'로서의 명성을 떨친 당일, 그날따라 유독 긴장한 듯해 보이는 동기 하나가 물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마자 쥐가 나버림. 하나같이 "뭐냐 저 병신은..." 이러고 있는데 갑작스레 팀장이 닦달하니까 아저씨는 '시발 지가 구하든가' 라고 속으로 욕하면서 입수함. 당연히 아저씨가 입수하자마자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빵 터졌고, 아저씨가 동기에게 다가가서 주먹을 꽉 쥐자마자 그 동기는

"시발 형!! 때리지 마요!! 아 잠깐만!!! 내가 나갈게요 내가!!!"

필사적으로 빌면서 팔로만 수영하는 진기명기를 선보이며 물 밖으로 마이클 펠프스마냥 존나 빠르게 도망감. 당연히 그 동기는 그날 하루종일 비웃음거리.



3.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

아무튼 핵펀치 구조법의 실용성까지 인증되자 아저씨는 정식으로 구조요원이 되었고, 한 워터파크에 동기 몇 명과 배치됨.

워터슬라이드 근처에서 근무하고 있던 아저씨는 문득 존나 심심했는지, 동기랑 교대하고 슬라이드 위로 올라가서는

워터슬라이드를 일자로 서서 타는 미친 짓을 선보임. 시발 나도 안 믿김.

당연히 주변 사람들의 폭발적인 환호성이 들려왔고, 안정적으로 도착한 아저씨는 V자 까지 선보이면서 세리머니까지 선보여주심.

문제는 그 다음. 웬 고등학생 애새끼 하나가 그걸 보고 근자감에 빠져서는 따라하다가 3초도 못 버티고 튕겨나가 공중제비를 돌면서 추락한 거임. 그리고 그 고딩 부모는 '구조요원이 왜 그런 위험한 짓을 앞장서서 하냐'며 아저씨한테 항의했고, 한 성깔 하던 아저씨는 '내가 따라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지가 허세 떨다가 다친 게 내 탓이냐'면서 싸움을 벌임.

일 커지는 게 싫은 팀장이 그 자리에서 뜯어말려서 결국 아저씨가 사과하는 엔딩으로 끝났지만, 회상하는 순간마저도 아저씨는 "아니 꼬우면 지가 자식 교육을 잘 시키던가..." 라는 마무리까지 덧붙이며 억울하다는 티를 내셨음.



그 게임 접었는데 지금 어떻게 지내시려나


* 내가 정보 잘못 서술한 게 있어서 수정함.

탈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최후의 수단이고, 맨몸 구조 시 전문가들은 보통 뒤에서 팔만 내밀어서 구조한다고 함. 팔 붙잡히는 거 정도는 전문가라면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함.


물론 베스트는 그냥 튜브나 하다못해 존나 큰 페트병이나 하나 던져주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