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그리스에서는 수많은 도시국가(폴리스)들이 난립했고 제각각 주변 지역의 패권을 잡기 위해 싸워대고 있었음


그리고 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것은 단연 스파르타였음


생산활동은 전부 노예들에게 맡긴 뒤 밥 먹고 하는 게 전투훈련밖에 없는 이 전투민족들은 펠로폰네소스 반도 남부를 장악한 뒤 반도 북쪽도 마저 장악하려 점차 마수를 뻗치고 있었음




그런 스파르타를 가로막은 폴리스가 있었으니 바로 아르고스였음


펠로폰네소스 동북부에 위치한 이 고집센 양반들은 북쪽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스파르타를 거의 항상 열세에 놓였음에도 사사건건 가로막아댔고, 어느 순간부턴가 스파르타를 견제하는 2인자 폴리스가 되었음




기원전 546년 무렵 스파르타는 아르고스를 제압하기 위해 티레아라는 곳을 공략하기로 함


널찍한 평원이 있어 식량 생산이 용이했고 널찍한 항구까지 있어 무역도 편리했던 티레아는 스파르타와 아르고스 사이에서 아르고스가 알박기를 해버린 땅이었기에 심히 거슬렸고 이 때문에 스파르타가 이곳을 뺏기로 한 것


스파르타가 군대를 출발시켰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아르고스도 맞대응으로 티레아를 방어할 군대를 출동시키고, 이윽고 양군은 티레아 바로 남쪽에서 대치하게 됨


하지만 서로 포진한 모습을 본 양측 지휘관들은 제대로 맞붙으면 서로 피해만 크고 얻는 게 없을 것 같다는 걸 직감했고, 그 결과 양군은 합의하에 결투로 승부를 보기로 함


스파르타에서 호플리테스 300명, 아르고스에서 호플리테스 300명을 선발해서 300 vs 300 난투전을 벌여 이긴 쪽이 티레아의 지배권을 갖기로 한 거


공정한 결투를 위해 흥분한 전사들이 동료를 구하러 난입하는 일을 막으려 저 600명과 시신을 수습할 짐꾼 노예들을 제외한 모두가 전장에서 물러나 집으로 감


그렇게 상남자 600명의 팬티레슬링이 시작됐고 이겨야 우리 땅 된다는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 전사들은 장장 반나절간 그야말로 피튀기는 혈투를 벌임




해질녘이 되어 전투가 끝났을 때, 전장에 서있는 것은 아르고스인 2명뿐이었고, 이들은 승리를 만끽하며 아르고스로 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함


하지만 이들이 몰랐던 사실이 있었으니...이들이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쓰러져있던 스파르타인들 중 한 명이 정신을 차린 것


치명상을 입었지만 확실히 살아있긴 했던 오트리아디스라는 이름의 이 스파르타인은 시신을 수습하던 노예들에게서 두 명의 아르고스인이 돌아갔음을 전해들은 뒤 '그럼 내가 전장에 마지막으로 남은 거니까 내가 이겼네?'라는 말을 남기고는 자결함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는 몰랐지만 스파르타는 일단 라스트 맨 스탠딩의 룰대로 '오트리아디스가 아르고스인에게 죽지 않고 마지막으로 전장에 남아있었으니 우리가 이긴 거'라고 우겼고


아르고스인들은 '시발 그런 어거지 룰해석이 어딨냐'라고 반발하며 스파르타의 주장을 묵살함


그리고 스파르타는 결투의 전?리품인 티레아의 지배권을 챙기러, 아르고스는 그걸 막으려 서로 다시 군대를 파견했고 2차전은 전면전으로 붙음


그리고 이번엔 스파르타가 이김



???: 그럴 거면 결투같은 거 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