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카운터에 앉아있는데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랑 똑닮은 아저씨가 오셨더라

60대 초반의 우리 할아버지랑 진짜 너무 닮은 거야

USB를 놓고 갔는데 혹시 분실물 들어온 거 있냐구 하시더라

내가 그 분 얼굴을 보고 한 10초 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만 봤다


근데 우리 할아버지는 좀체 잘 웃지를 않던 분이었는데

그 분은 그 얼굴로 너무 생글생글 잘 웃으시는 거야

나이도 드신 분이 한참 어린 나한테 너무 예의 있게 말씀하시더라고

보통 PC방 오는 아재들은 반말 틱틱하고 싸가지가 없거든

나도 그래서 울컥하면서도 최대한 친절히 응대해드림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잠깐 다녀가셨다고 믿고 싶더라

당신 손자가 잘 지내는지, 얼마나 컸는지 보고 싶어서 오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