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변 건물 창문에서 잡동사니들이 쏟아졌다. 병사들이 오가며 대로에 잡동사니로 가벽을 쌓아올리고 있었다. 하나같이 피로에 찌든 얼굴이었지만 멈춰서는 사람은 없었다.


굉음이 울리며 성벽 위에 먼지가 피어올랐다. 가벽 위에 반쯤 박살난 의자를 내려놓다 말고 고개를 든 코린은 꽥 소리질렀다.


'머리 조심해라!'


무너진 성탑에서 쏟아진 돌덩이와 나무, 흙먼지가 가벽 일부를 덮쳤다. 대부분은 경고를 듣고 가까스로 잔해를 피했지만 그닥 운이 좋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으적 하는 소리에 뒤이어 선뜩한 비명 소리가 전투의 소음을 찢어발겼다. 


가벽을 쌓아올리던 병사들은 대부분 아무 집에나 뛰어들어 목숨을 건졌다. 빠르게 머릿수를 세어보니 2명이 비었다. 다리가 뭉개진 채 비명을 질러대는 한 명까지 세면 다른 하나는 저 돌무더기 아래에 있는 게 뻔했다. 코린은 한숨부터 푹 내쉬었다.


'잔해 치우고 쓸만한 건 가벽 높이는 데 쓴다. 트뤼도, 넌 아무나 한 명 골라잡고 저놈 끄집어내서 진료소로 데려가, 가는 동안 조용히 좀 시키고.'


트뤼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옆에 있던 병사와 함께 다리가 뭉개진 불행한 놈을 잔해에서 빼내 들고 갔다. 남은 이들은 가벽을 덮친 돌무더기를 들어내기 시작했다. 반쯤 피곤죽이 된 시신이 튀어나왔을 때는 놀랍게도 아무도 토하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시신을 들어 방해되지 않는 곳에 치워둘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