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대표 페이스북>

문재인 정권은 좌경 민족주의적 성향을 갖는 정권을 자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공산주의 진영이 전통적인 국제주의 상표를 떼내고 민족주의와 결탁하는 특이한 현상은, 실은 20세기에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후진국 사회주의는 필연적으로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필연적 경향도 드러난다.


문재인 정권이 중국에 친화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목도하는 그대로다. 그들은 8억인과의 대화 따위를 읽고 자라난 세대이며 노무현 전대통령 본인이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위인은 바로 모택동이라고 강조하기까지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연초에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중국인들에게 새해인사를 건네는 괴이쩍은 의례까지 보여주었다.


어제 밤 베이징 시내의 삼성과 현대차 광고판이 모조리 사라져 버린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충분히 중국적인 풍경이며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은 웬만해선 선택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정치적 법적 리스크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확고한 전례다. 공산당 1당에 의해 통치되는 사호가 어떤 반법치적 반민주적 사회인지를 지금 중국은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한국은 그 중국을 그 무슨 정당한 법치국가라도 되는듯이 정치외교적 거래를 해왔고 속국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부에 가까운 친밀감을 과시하면서 사드문제같은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심각하게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것이 문재인 정권과 집권 민주당의 정향이 숨길 수 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그들 두뇌 속에 자리잡고 있는 국가별 위계의 진정한 면목이다.


일본이 불화수소를 비롯한 3개 IT소재부품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하려고 한다는 뉴스는 일본의 더는 한국과 정상적인 근린관계를 갖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일본은 이미 위안부, 징용공, 초계기, 수산물 수입 등에서 다시는 되돌아 건너올 수 없는 관념속 다리를 건너버린 것처럼 보이는 그런 행동을 선택했다.


한국인은 그리고 문재인 정권은 일본에 대해서는 말그대로 생래적인 적개심 혹은 피해자 인식을 기본으로 하는 본능적 행동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식민지배 컴플렉스의 틀 속에서 한국인의 근대적 정체성을 오로지 일본을 상대로만 형성된 것으로 인식하는 폐쇄적 자아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조공 내지는 복속 국가로서의 자기인식을, 일본에 대해서는 대등한 독립국가로서의 자아가 아니라 식민지배라는 피해자 인식을 근거로만 자아를 인식하는 그런 이중의 퇴행적 세계를 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자아는 더는 세계인이라는 보편성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 통일이라는 미완의 목표를 아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모멸적 인식 때문일까. 민족에서 종족으로 퇴행하고, 세계의 넓은 바다에서 동북아의 뒷골목으로 물러서는 한국인들의 자기 정체성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