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블로그에서 이런 글을 올리더라? 근데 복붙하면 가독성이 안좋아지네...


10년 보다도 이전에 박근혜 후보의 지지를 둘러싸고 계급 운동가와 여성 운동가가 씨네 21에서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나는 당연히 계급 운동가의 편을 들었고, 나의 와잎과 누나는 여성 운동가의 편을 들었다. 


여성 운동가는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노동운동가 전(?)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얘기하면서 여성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었고, 그 후보가 바로 박근혜였다. 노동운동가는 그 글을 읽고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박근혜를 지지하냐며 계급의식이 부족한 여성 운동가를 비판했던 걸로 기억한다. 


계급의식이 부족했던 건, 그 여성 운동가가 아니라 여성 운동가의 남편이 아니었을까? 남편의 계급이 노동자다. 만일 부인이 일하는 여성이라면 그녀 또한 노동자다. 전업주부라고 해도 그녀의 계급은 노동자다. 프롤레타리아의 배우자가 부르주아일리는 없으니 말이다. 당연히 남편은 부인을 노동자 동지로 대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남편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자신이 밖에서 받는 착취를 집에서 고스란히 여성 운동가 부인에게 돌려주었던 것 같다. 


내 노동이 착취 받아서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의 부인, 나의 자녀, 나의 부모의 노동도 착취받아선 안 된다. 가사 노동은 분담되어야 하고, 자식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나 노동을 강요해선 안된다. 늙은 부모의 자기 희생적인 노동을 당연한 것처럼 인식하고 받아서도 안 된다. 우리는 모두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20대 남자들은 여성들 때문에 역차별을 받는다고 한다. 과연 20대 남성이 남성이라서 받는 차별과 노동자 계급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 중 어떤 차별이 더 강할까? 오늘 아침 뉴스에 편의점을 이용한 학생들이 탁자에 소스로 '고생해라 편돌아'라는 글을 써서 편의점 직원을 조롱했다는 기사를 봤다. 과연 그가 '편돌이'라서 그런 대접을 받았을까? 만일 편의점 직원이 '편순이'었다면 그 학생들은 그 조롱을 포기했을까? 누군가 그럴 수 있다. 네가 남자라 학생들이 많은 시간에 배치되서 그런 수모를 당했으니 결국은 여성 때문이라고...우리는 이 말에 과연 동의할 수 있을까?



문제는 계급이다. 우리가 받는 차별이 있다면 그건 계급 때문이지, 성별 때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성별의 문제로 취급하고, 환원해서 몰아가는 정치인들이 있고,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20대 남성들이 있다. 군대에서 200만원 월급을 받고, 여가부가 없어진다고 20~30대 남성의 삶이 갑자기 좋아질까? 현실이 삶이 팍팍한 건 그들이 남성이 아니라 노동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