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왕조가 평균 70년 주기로 바꼈고
우리나라는 왕조의 수명이 평균 500년으로 꽤 긴 편이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왕조가 망하고 들어서는 과정을 거침
그러면서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내려진 결론 뭐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 천명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라는 것이었음
그러다보니 우리나라는 목자득국이나 정감록 같은 이야기만 봐도 왕권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했던 거지

그런데 일본은 사정이 다르다
2000년간 왕조가 이어지면서 단 한 번도 왕조가 바뀐 적이 없었으니 '왕통 = 신의 혈통'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힌 거고 2000년간 이어온 인식이 현대에 들어온다고 하루아침에 바뀔 수가 없음

9세기에 일어난 겐페이합전 이후로 천황대신 득세했던 수많은 쇼군들조차 백성들의 이러한 인식때문에 천황을 이용하면 이용했지 감히 자신이 왕위를 찬탈했다가는 백성들의 반응이 어떻게 돌아올지 알 수 없었음

태평양전쟁 때조차 '다른 나라들은 왕조가 수없이 명멸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다른 나라의 왕들은 그들도 그저 인간일 뿐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일본의 천황폐하는 그 자체로 신이시니 아무도 신의 자리를 넘볼 수 없던 것이다. 그러니 신이 통치하는 우리 일본제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가 통합되어야 세계의 평화가 이루어진다.' 뭐 대충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던 놈들임

그런데다 패전 후에도 왕조가 유지되고 있으니 왕조가 바뀐다는 상상을 할 수조차 없게 된 거지 그냥 일본인들한테는 지금 황실의 존재가 당연한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