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꼴이 엉망이죠? 생각해보면 이런 망국 풍조가 처음은 아닙니다. 차라리 노무현이... 차라리 이명박이... 차라리 박근혜가... 이런 푸념이 나온 게 어디 하루이틀입니까? 586 집권세력의 엉터리거나 어설픈 지식에서 나온 편견이 곧 신념이고 비전이나 되는 양 내세우면 영혼 없는 지지자들이 근거를 조작해서라도 밀어붙인 게 지금 나라꼴의 실체입니다. 


한국의 정치 풍토에서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군, 전 행정부처를 휘하에 두고 국회와 법원까지 장악한 대통령은 왕이나 다름없죠. 대깨문도 그래요. 유교적 인습에 젖은 국민들이 대통령을 마치 왕처럼 떠받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좌파든 우파든 '대통령감'으로 일컬어지는 정치인들은 대통령 재목으로 길러진 사람이 아니라 우연히 시운을 만나 대통령이 될까 말까 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대통령이 마치 민주주의의 화신 그 자체처럼 떠받들어지는 것이 우습죠. 문재인이 마지막이 아니면 더 한 사람들이 속속 등장할 것입니다.


야당은요? 야당에 좋은 대통령감이 있으며 그들이 사회의 진취성과 합리성을 장려하나요? 단언컨대, 그런 사람들은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정권이 망하기만을 고대하는데, 나라가 망하기만을 고대하는 정권을 무너뜨릴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도 없고, 정권은 이런 야당을 죽이기 위해 모든 권력을 동원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5년 내내 싸우는 것이 이 나라 여야 관계의 본질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어요. 정치가 이럴진대 기업과 사회가 참여하는 초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 논의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더 큰 문제는 막장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켜 서로를 적대시하게 만드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많은 국민은 사실을 찾고 전하는 정통 주류언론이 아니라 사실 여부를 도외시한 유튜브에서 정치적 ‘쾌감’을 얻고 있고, 양쪽 국민은 마치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들 같습니다. 


그나마 뒤로 밀려 있던 지역감정, 세대차이, 남녀갈등에 도로 불을 붙인 건 곧 정치라고 봅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정도를 넘어서 마치 자신이 망하고 흥하는 것처럼 노심초사하는 결코 정상이 아닌 현상을 이용하고 심지어 조장하는 망조 그 자체입니다.


어느 쪽 지지자가 잘못했다는 문제를 떠나서 서로 만나면 대화조차 불가능할, 이런 상황에서 5년마다 '왕 뽑기 전쟁'을 계속한다면 나라는 사실상 분단 상태로 가겠죠. 문재인을 마지막으로 적대적 양당제를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지금은 생각하기도 어려운, ‘차라리 문재인이 나았다’는 개탄이 머지않아 나올 게 분명합니다. 문재인이 마지막이 아니면 더 한 사람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니까요.


이건 시간이 흘러 사회 리더십이 교체되거나, 아니면 파편화된 정치, 저출산ㆍ저성장의 암울한 전망에 질려버린 국민들이 절감하지 않으면 해결될 가능성이 제로라고 봅니다.


제발 문재인을 마지막으로...


코로나 걸리니 이딴 뻘소리나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