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적에 이야기에는 무당이 귀신을 이기거나 물리치는 이야기가 주류였어.


요즘 유튜브나 영화에도 무당은 선역의 편에 서서 결국에는 승리하는 그런 포지션이지.


근데 내가 봤던 건,


항상 그들이 이기는건 아니였다는 거지.


히어로가 항상 모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 모든 건 완벽하지 않으니까











늦은 8월의 밤이였어


우리는 그날 술에 취해 과거의 부끄러운 짓거리들을 이야기하며 청춘을 새기고 있었지.

나와 두 친구는 그때 왜그랬을까 하면서 서로를 비웃으며 밤을 보내는 도중, 한 친구가 우리에게 제안을 했어.



"니들 그거 아냐? 우리 동네 뒷산 거기에 예전에 당이 하나 있었던거?"


처음 듣는 소리였어. 우리는 그 뒷산의 지배자라고 동네에서 불렸을 정도로 매일 같이 산에서 놀았거든.

어느정도냐하면, 나무열매가 열리는 장소부터 사슴벌레가 어디서 나오는지도 알고 있었어.

심지어는 밤에 별 보러가자고 나와 가던 곳이였거든. 그러다 부모님께 들켜서 혼났지만.


무튼간 나와 다른 친구는 전혀 몰랐다는 듯이 녀석에 이야기를 들었지.


"구라치치마 새꺄. 니가 거기서 오줌 싼 위치까지 아는데 그런게 있었음 진작 알았겠지."


"야 진짜라니까? 나도 최근에 알게 된거야. 노인정에서 담배 피고 있다가 알게된거라 정확한 건 아니지만"


나는 받아치듯이 말했지.


"할아버지들이 하는 이야기가 다 그렇지. 그런거 다 애들 겁주려하는 이야기잖아."


솔직히 다들 그런거 들었잖아? 요즘은 엘리베이터 귀신이니 군대 귀신이니 하면서 애들 겁주는거. (솔직히 엘리베이터 귀신은 사촌 동생이 알려준거라 그냥 미디어 트랜드라 생각하고 있긴 해)

난 당연히 그런거라 생각했어. 근데 다음에 나오는 말을 듣고 나와 친구는 정색하며 말을 계속 듣게 되었지.




"우리 그 산에 정상 주변에 가시나무로 둘러싸였던 거기 기억나냐? 세계수라고 농담삼아서 이야기하던 거기. 생각해보면 그 주변에서만 놀았지 그 안쪽은 한번도 안들어가봤잖아? 안그래?"



맞아. 그랬지. 이상할 정도로 높게 자란 가시나무들이 바리케이드 마냥 둘러쌓여있어 게임 속에 세계수를 닮아서 그렇게 불렀지.

그런 압도적 분위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았었어. 생각해보면 그냥 나무들 이였을텐데 왜 안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



"야 그럼 낼 갈래? 오늘은 술먹어서 지금 갔다가는 바지 젖을꺼 같은데?"



"그럴까? 핸드폰 배터리도 없어서 손전등 기능도 못쓸거 같아. 그리고 지금 안들어가면 아부지 한테 두드려 맞을지도 모르고"



"그럼 내일 가자 그냥. 낼 1시 즈음에 여기서 보자. 차 가지고 올게."



"내 의견은?"


그렇게 내 의견은 가볍게 무시하고 우리는 다음날 산에 가게되었어. 차 타면서 가는 길에 어제 내의견은 왜 안들었냐고 물어보니까 짜피 그냥 간다고 할꺼아니냐? 쌔바닥만 길면 남자가 아니지라고 하면서 운전하더라고

나를 너무 잘 아는 친구라 뭐라 못하겠드라








산 입구에 들어서자 그립기보단 스산한 분위기였어. 오랜만에 온 집에 아무도 없는 느낌이랄까? 우리 세 명은 모두 차에서 내리고 난뒤 아무 말도 없이 가시나무 둥지로 가기 시작했지.



"근데 다들 뭐가지고 왔어? 난 손도끼랑 기역자 랜턴 가지고 왔는데?"



운전하던 애가 말을 먼저 꺼냈어. 중턱까지 올라올 동안 말이 없어서 그랬을까 분위기를 돌리고 싶었나 보지.

아님 그냥 진짜 몰라서 그랬거나



"나는 그냥 폰만 가지고 왔는데?"



난 퉁명스럽게 대답했어 기역자 랜턴가지고 온 녀석도 대단하지만, 폰만 가지고 간 나도 대단했던거 같네.

손도끼는 왜가지고 왔었을까 걔는.



"난 그냥 헤드라이트랑 물 끝"



"준비성 하나도 없네. 나만 이거 가지고 왔어?"




"애초에 도끼를 왜가지고 와 멍청아. 그냥 아무도 안사는 당집인데."





다들 묶여있던 주둥이 터지듯이 이야기가 나오니까 술술나오더라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올라가니 가시나무둥지에 도착했지.

가시나무는 우리 어렸을때와 같이 높고 빽빽하게 자라있었지만 뿌리 쪽은 너무 오랜 시간에 영향이였던 걸까

아랫쪽에는 잎파리도 가지도 아무것도 없었어. 하지만 우린 너무 많이 커졌기에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했지.

다들 눈을 마주하고 눈치를 주면서 누가 먼저 들어갈래 라고 싸우고있었지



물론 내가 먼저 들어갔지만 겁쟁이들




그게 내 실수였어. 




둥지에 너머에는



하늘에 빛이 하니도 들어오지 않았어. 칠흑이 나에게 속삭이며 눈과 코에 감각을 가져가니 귀에 모든 신경이 집중됐지.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고, 빛도 냄새도 아무것도 나지 않았어.

그것도 잠시


약하지만 화사한 햇빛이 보이는 그곳에 작고 낡은


나무로 만들어진 새집같은게 있었어 


묘사를 하자면 한국과 일본풍이 섞여있었고 주변에는 돌 같은 것으로 제단이 만들어져있었지.



제단의 위에는 썩어있는 사과와 배 그리고 가득 차있는 술잔, 부패한지 오래된 고기덩어리가 자리하고 있었지.



난 그대로 멈춰섰어. 뒤에 다른 두 친구도 들어오면서 우리는 손전등과 헤드라이트 불에 의지하며 주변을 관찰히기 시작했지.

하지만 이상할정도로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나갈만한 곳도 없었지. 우리가 지나온 곳을 제외하고는 말이야.


막상 들어오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못하고 아무 행동도 못하고 있었어.


독기를 가진 뱀이 가운데 똬리를 틀고 자고있는 느낌이였달가? 오직 고요하고 치명적인 침묵이 우리를 압박해 올때






누군가 낙엽을 밟는 소리가 들렸어



우리가 지나온 곳 너머에서



사박





사박 하고








천천히 하지만 목표를 알 수 있는 발소리가 천천히 우리 쪽으로 오고있었지





우리는 침묵 속을 깨트린 소리에 대해 논할 시간도 없이 육중한 몸을 가시나무 아래에 숨어드려했어

그렇게 모두가 다가오는 소리에 대한 공포에 떨며 몸을 숨겼을 때

우리의 유일한 출구 쪽에서 젊은 여자 한 명이 들어오는 걸 보게 되었어


무당인 걸까? 하지만 오색 한복을 입지는 않고 하얀 소복따위를 입지도 않았어

그냥 평소에 보던 한복 있잖아? 그런 류의 한복을 입었었지.


여자는 눈알을 굴리면서 주변에 이상을 확인 하는듯 했어 소름돋을 정도로 그 자리에 서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오직 눈알 만으로 주변 상황을 확인 하는듯 했어


잠시 뒤 여자는 당집을 향해 다가가 제물들을 바라보더니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어


아무런 것도 없던 얼굴에는 분노와 걱정, 의문 그리고 공포가 종합된 표정이였지



왜 그러는걸까 싶으며 제물 쪽을 바라봤더니 아뿔싸

우리 셋 중 누군가가 급하게 숨으면서 제물을 발로 차버린건지 제물들이 바닥에 엎질러진채 나 뒹굴고 있었어

여자는 급하게 제물을 치우려 하다 






당집에 눈을 맞추더니








당집에 손을 가져가 대더니 무언가를 여는 시늉을 하더니



그대로 아무런 소리 없이




푹하고 쓰러졌어 정말로 아무런 행동 없이



푹 하고 





우리는 당황해서 상황을 살피려 하지 않은채 그대로 쓰러진 여자에게 다가갔지



의식은 없었지만 맥은 잡혔어


몰래 당집을 보려왔던 목적은 잊어버린채 일단은 사람을 살려야 하는게 맞다라고 다들 생각한건지

그 좁은 통로를 통해 다시 나와 산아래 차까지 쓰러진 여자를 데려간 뒤

여자를 병원까지 데려갔지



근데 여자는 병원에 갈때까지 차 안에서 마치 죽은 듯이 힘이 빠진 시체마냥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

운전 하던 친구는 깨워보라고 소리쳤지만 난 패닉에 빠져 아무런 행동도 못했고

조수석에 앉아있던 애는 병원에 전화하며 상황을 대처하려 했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앞에는 이동식 병상? 그런게 준비되있었고 여자는 그대로 실려갔지

우리는 임시보호자 신분으로 의사를 따라가 상황을 말해야했자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떨떠름 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어



몇 분 뒤에 5명 정도 되는 장정을 이끌고 할아버지 두 분이 우리에게 달려왔어

얼굴을 놀란 표정인걸 보아 가족이겠구나 했지


"너희들이 우리 딸을 데려왔구나? 그렇지?"


한 할아버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어


"저희가 데려온 거는 맞는데 누군지는 잘몰라요"


"괜찮아 괜찮아 쓰러진 사람을 구했다는게 더 중요하지.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아마 병동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한 우리는 간호사를 부르기로 하고 일단 말을 듣기로 했어

두 분은 각각 동쪽과 서쪽에서 당집을 모시는 무당이고

다섯 명에 장정을 그분들이 고용한 일종에 경호원이였어


여자는 이들에 신딸?이라고 하더라고 일종에 기독교에서 말하는 형제자매 그런건가 봐

말을 듣기로는 우리가 말했던 뒷산에 당집을 확인하러 간다고 말했다 하더라고

제사를 차린지 오래되서 당집 주인에게 사과할겸 간 것도 있다고 했는데


당집주인? 귀신을 말하는 건가라고 생각할때즈음 간호사가 와서 여자의 입원실을 알려주더라고

우리는 그대로 다같이 따라가려 했어

근데 그 할아버지가 이제는 자신에게 맞기고 그대로 집에가면 된다고 하면서

장정들과 함께 달려가셨지


우리는 뭐 더 할짓 없잖아? 안그래도 뒤숭숭한 기분을 뒤로 한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몇일 뒤 같이 갔던 친구 중 한명에게 연락이 왔어


그 뒤에 자기가 양심에 찔렸는지 병문안을 갔다 하더라고


근데 병실에는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와 장정 중 한 명이 사과를 깎고 있었데


정정은 친구를 보더니 


"그때 그 청년 중 한 명이구나. 마침 잘왔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한거지?"


이렇게 말하더니 이야기를 해주데. 친구도 아예 아닌건 아니여서 그대로 조용히 듣기로 했지



우리가 갔던 가시나무둥지 속 당집은


아주 먼 옛날에 한 장수의 묘였는데, 이 장수가 전장에서 이기는 족족 자기가 죽인 사람의 귀를 씹어먹는 버릇이 있었데

그래서 상당히 악명이 높았는데 결국에는 적군에게 잡혀 참수를 당했다는 모양이야.

근데 죽기 전에 장수가 말하길


"내 살아서는 죽은 이에 귀를 씹어먹었지만, 죽어선 보이는 모든 것을 먹겠다!" 라고 소리침과 동시에 목이 잘렸다고 그대로

그 장소에 묻히게 됐데. 그 이후로 그 장소에 지나가는 사람, 사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몸이 아프거나 죽기 시작했고,


우리와 만났던 무당할아버지의 조상이 땅의 기운을 한 곳에 모아 장수의 혼을 짖누른 뒤에 무덤을 땅 속 깊이 옮기고

만약을 위해 가시나무를 주변에 심어서 사람들에 눈에 안 띄게 했고,


그리고 동과 서에 각각 자신의 혈육을 두어 언제든 장수의 혼이 빠져나왔다고 생각될 때, 언제든 올 수 있도록 했다는 거야.


근데 시간이 흐르자 혈육들이 이 이야기에 대해 소홀해질때 즈음 이 여자가 이 당집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보수를 하러 왔다가 

일이 벌어진거지





당집 이란거는 원래 신을 모시기 위해 있는건데



우리가 봤던 당집은



장수의 혼을 막기위한 누름쇠였던건데



시간이 지나면서 장수의 혼이 땅 속엥서 나와 당집에 들어간채 가둬진 채로 있던 거 같데



그리고 그 여자가 당집 문을 연건지 만건지 모르겠지만 (당집을 열었다는 건 우리가 말하지 않았어... 무서워서...)



장수의 혼이 뛰쳐나와 여자를 덮쳐 쓰러졌다는 거지










그럼 굿 지내서 쫓아내면 되는거 아니에요? 오랜 시간이 지났으면 귀신도 약해지는 거 아니냐라고 친구가 물어보니





원래는 그게 맞는데






자기들이 병실에 올라왔을때 무당 할아버지가 병실문을 열자마자 기절 해버렸는데





말을 듣기로는







장수 의혼이 어떤 영향을 받은건지 몰라도 걸귀가 되어서








신 딸의 영혼과  그녀가 모시는 신을 게걸스럽게 뜯어먹고있었고








그 신은 소리를 치면서 제발 살려달라고 빌고있었다는거야







그러면서 병실에 들어선 할아버지를 보더니 달려들어서 할아버지의 신을 먹으려 했는데

장정들에 기로 눌러서 못오게 하려니까

할아버지 무당 속으로 쑥하고 들어가버렸다는거야









그럼 지금은 어떤 상황이냐고 하니까

아마도 지금즈음 할아버지 무당의 신은 장수의 혼



아니 이젠 걸귀지




걸귀에게 뜯어먹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동쪽의 신이 무너졌으니 아마 이제 구천을 떠돌면서 자신이 살아있던 시절에 했던 말처럼


자신을 죽인 자를 시작으로 날뛰기 시작할 것 같다고 말하더래


여자는 영혼과 신을 먹혔으니 앞으로도 깨어나지 못할 것이고


우리는 걸귀를 쫓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더라고



친구의 말을 들은 난 어마무시한 죄악감에 짓눌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동시에 안심했어



역겹지 그와중에 내가 그 당집을 건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니















나와 친구들도 더이상 엮이고 싶지않아서 굿을 받으려 했지만

녀석은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으니 괜찮다 하더라고

녀석은 자신을 가둔 무당의 혈육과 자신을 죽인 적들의 후예를 찾고있으니 아마 영향이 없을꺼래




말을 듣고 안심했어 3명 다




동시에 두려웠어


귀신을 잡는 무당의 신이


귀신에게 먹혔다 그것도 게걸스럽게 산채로 고통스럽게



마지막으로 들은 이야기로는 장정 중 세 명은 이미 여자와 같은 상태라 하더라고




어쩌면 말이야





내가 귀신을 무서워하게 된 이유는 내 친구와 나의 잘못이였을지도 몰라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