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우리집은 작은 산골 동네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했음.

우리 아버지는 5살이였던 나를 데리고 슈퍼에서 일하다가 개그콘서트를 재밌게 보고 나서

내가 잠든걸 확인하고 친구랑 술을 마시러 나감(위의 안쪽방에서 잠)


그런데, 하필 그날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하였고

요란한 천둥소리에 내가 새벽에 눈을 떠버림


5살이였던 그 때, 밖에 비는 엄청나게 오고

천둥소리는 요란하게 들리고, 옆에 아빠는 없고...

엄청나게 무서웠음


결국 아빠가 어디갔나 하고 슈퍼마켓을 돌아보다가

밖에 손님들이 가끔 앉아서 먹을 수 있게 발코니 같은 공간을 해 놓았는데

그 쪽으로 나가게됨


(발그림 미안)


근데 그쪽에 진짜 기묘한 사람이 서있었음

갈색 삿갓을 쓰고 있었고,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진짜 도인같은, 그런 사람? 이 떡하니 서있더라


와.. 진짜 그 5살때여서 잘 기억은 안났는데,

진짜 뭔가 그 분위기 자체가 무서웠음.


그러고 나를 쳐다보더니

"너는 여기 있으면 안돼" "여기 있으면 안된다고"

하고 뭐라고 했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안남


와.. 그래서 그날 진짜 무서워서 그 비오는 날에 맨발로 뛰쳐나가서

슈퍼마켓 아래에 진짜 처음보는 집까지 뛰어가서 문 두드림


그 아랫집 문을 막 두드리는데, 아주머니 한명이 나오셔서

들어오라고 해 주셨고, 엄마아빠 전화번호 알고 있냐고, 이름이 뭐냐고 막 물어봐주셨음.


아빠 전화번호를 알고있어서 아줌마한테 말해줬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아빠가 술마시던 도중에 내 생각이 나서 돌아오려 했지만

차가 그 동네에 못들어갈 정도로 많이 와서 '좆됐다.. 좆됐다..' 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물론 이 일이 있고나서 엄마랑 아빠랑 이혼 얘기 나올정도로 싸움


그 이후에 이게 너무 머리속에 각인되어있어서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한테 이 사건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그 비가 막 오던 그날

그 이상한 아저씨가 있었던 그 곳에

빨간 구두가 남겨져 있었다고 하더라


그냥 정신나간 사람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그 사람의 얼굴과 모습은 25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함

뭐하는 사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