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고등학생일 때 였고, 한참 개구리중사 케로로빵이 유행하던 시기였어.

 

다들 알다시피 케로로빵을 먹으면 띠부띠부씰이 들어있잖아? 나도 유행따라 띠부띠부씰을 모으려고 하루에 한개씩은 꼭 사먹었어. 


본론으로 들어가서 사건이 있었던 날 밤, 늦게까지 내 방에서 컴퓨터를 하다보니 가족들은 다 잠이 들었고 


나도 슬슬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컴퓨터를 끄는데, 그 날 뽑았던 쿠루루 띠부띠부씰이 보이는거야. 


그래서 그걸 컴퓨터 모니터(베젤이 두꺼운 옛날 모니터)에 붙이고 거실로 나와서 누웠지. 

(당시엔 여름이었고, 방보다 거실에서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자는게 시원해서 여름엔 거실에서 잤어.)

 

누워서 눈을 감고 잠시 뒤척이는데 내 방 문이 끼이이익 하고 열리는 거야. 


나올 때 문을 꽉 닫지도 않았었고 바람때문에 열리는건가? 생각한 것도 잠시, 아무도 없는 내방에서 무언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더라.

 

가족들은 다 각자의 방에서 자고있고 내 방에도 분명 아무도 없을거고, 


그리고 내가 나와서 누울 때까지 내 방엔 아무도 안들어갔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순간.. 


그 인기척이 내 방 밖으로 걸어 나오는게 느껴졌어. 


다들 눈을 감고 있어도 내 근처에 누군가 걸어다니면 인기척을 느낄 수 있잖아? 


그 때 나도 눈을 감고있었지만 그것이 내 방 밖으로 나와서 거실에 내가 누워있는 쪽까지 한걸음 한걸음 걸어오는게 느껴지더라고? 


그러고는 내가 누워있는 곳까지 걸어와서 내 머리맡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는거야. 


나는 겁이 나서 본능적으로 눈을 뜨면 안되겠다고 느끼고 쿵쿵 뛰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자는 척 했어. 


그러는 동안에도 그것이 내 머리맡에 서서 계속 나를 내려다 보는 느낌이 계속 들더라. 


그렇게 눈을 감고 계속 뒤척이다보니 진짜 잠이 들어버렸고 부엌에서 아침을 차리는 소리에 눈을 뜨게 됐어. 


순간 어제 그 일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 그것이 서 있던 내 머리맡을 봤는데 


내가 모니터에 붙여놨던 쿠루루 띠부띠부씰이 그것이 서있다고 느껴졌던 그 위치 바닥에 붙어있더라... 


뭔가 찝찝해서 그 띠부띠부씰은 바로 불태웠어..


케로로? 띠부띠부씰? 이러면서 좀 웃기게 들릴 수도 있는데, 그 날 시선이 느껴지던 그 느낌은 너무 무서워서 잊지 못 함....